마니피캇(Magnificat) 248

행복한 꿈은, 꿈이라서가 아니라 행복하기에 실현된다(헬렌 슈크만)

행복한 꿈은, 꿈이라서가 아니라 행복하기에 실현된다(헬렌 슈크만) - Happy dreams come true, not because they are dreams, but only because they are happy. [연 중 제 25일 (다 해) 2022. 9. 18. Luc. 16,1-13 ] 1. 한용운, 「꿈이라면」 & 황인숙, 「꿈」 한용운의 「꿈이라면」을 다시 읽어본다. 사랑의 속박이 꿈이라면,/출세의 해탈(解脫)도 꿈입니다./웃음과 눈물이 꿈이라면,/무심(無心)의 광명도 꿈입니다./일체만법(一切萬法)이 꿈이라면,/사랑의 꿈에서 불멸(不滅)을 얻겠습니다 한용운의 「꿈이라면」은 사랑의 속박, 출세의 해탈, 웃음과 눈물, 무심의 광명이 한바탕 꿈이었다면? 사람은 실재하지도 않는 꿈을 쫒아 한..

끌어당김의 법칙, 마주침의 우연성과 펼쳐짐의 필연성

끌어당김의 법칙, 마주침의 우연성과 펼쳐짐의 필연성 -The Law of Attraction, the Coincidence of encountered and the Inevitability of Spread [연 중 제 24일 (다 해) 2022. 9. 11. Luc. 15,1-32 ] 1. 이상의 「거울」과 이성복의 「거울」 이상의 「거울」을 읽어본다.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내악수(握手)를받을줄모르는─ 악수(握手)를모르는왼손잡이오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거울이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만이라도했겠소/나는지금(至今)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잘은모르지만외..

사랑하라, 그리고 그대 하고 싶은 대로 하라!(성 아우구스티노)

사랑하라, 그리고 그대 하고 싶은 대로 하라!(성 아우구스띠노) -무엇으로부터의 자유에서, 무엇을 위한 자유로 [연 중 제 23일 (다 해) 2022. 9. 4. Luc. 14,25-33] 1. 사랑한다는 것과 완전히 무너진다는 것이 같은 말이었을 때(심보선) 심보선의 「청춘」을 읽어본다. 거울 속 제 얼굴에 위악의 침을 뱉고서 크게 웃었을 때 / 자랑처럼 산발을 하고 그녀를 앞질러 뛰어갔을 때 / 분노에 북받쳐 아버지 멱살을 잡았다가 공포에 떨며 바로 놓았을 때 / 강 건너 모르는 사람들 뚫어지게 노려보며 숱한 결심들을 남발했을 때 /한 귀로 듣고 흘리는 것을 즐겨 제발 욕해달라고 친구에게 빌었을 때/ 가장 자신 있는 정신의 일부를 떼어내어 완벽한 몸을 빚으려 했을 때/ 매일 밤 치욕을 우유처럼 벌컥벌..

바다로 곧장 떨어지는 빗방울은 소금이 되지 못한다(이향지)

바다로 곧장 떨어지는 빗방울은 소금이 되지 못한다(이향지) Raindrops falling straight into the sea do not become salt (the migratory land) [연 중 제 22주 일 (다 해) 2022. 8. 28. Luc. 14,1.7-14] 1. 이향지, 「소금의 행로」 이향지, 「소금의 행로」를 읽어본다. 바다로 곧장 떨어지는 빗방울은/소금이 되지 못한다 //고기의 내장을 들락거리지 않는 물은/거름이 되지 못한다 //어제도 나는 산을 노래했다/산은 나를 노래하지 않았다 //먼 것이 먼 것을 가리는 날/혓바닥에 얹히는 소금 이향지 시인의 「소금의 행로」는 소금에도, 거름에도 길이 있다고 말한다. 한 톨의 소금은 어떻게 바다와 염전과 저잣거리를 거쳐 내 식탁으..

시간의 ‘크로스’(cross)와 공간의 ‘아토포스’(atopos)’, 집으로 가는 길

시간의 ‘크로스’(cross)와 공간의 ‘아토포스’(atopos)’, 집으로 가는 길 -The Cross of Time, the Atopos of Space, and the Way to the Eternal Home [연 중 제 21 주 일 (다 해) 2022. 8. 21. Luc. 13,22-30] 1.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허수경) 허수경의 「혼자 가는 먼 집」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닥, 은행의 두 갈래 그리고 합침 저 개망초의 시름, 밟힌 풀의 흙으로 돌아감 당신……, 킥킥..

'무한화서(無限花序)'라 쓰고, '무한화서(無限火書)'라고 읽는다.

'무한화서(無限花序)'라 쓰고, '무한화서(無限火書)'라고 읽는다. -It is an introduction of infinite flowers, and it is an introduction of infinite fire. [연 중 제 20 주 일(다 해) 2022. 8. 14. Luc. 12, 49-53] 1. 나는 왜 비에 젖은 석류 꽃잎에 대해 아무 말도 못 했는가(이성복) 이성복 시인의 「그 여름의 끝」을 읽어본다. ①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 한차례 폭풍에도 그 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②그 여름 나는 폭풍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그 여름 나의 절망은 장난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지만 여러 차례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③넘어지면 매..

기다림의 미학, ‘지복직관에’의 자연적 열망(desiderium naturale in visionnem beatificam)

기다림의 미학, ‘지복직관에’의 자연적 열망(desiderium naturale in visionnem beatificam) [연중 제 19 주 일 (다 해) 2022. 8. 7. Luc. 12,32-48] 1.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 혹은 바람‘은’ 분다, 살아봐야겠다 오규원의 「순례의 서(序)」 & 「고요」를 읽어본다. ①종일 바람에 귀를 갈고 있는 풀잎/ 길은 늘 두려운 이마를 열고/우리들을 멈춘 자리에 다시 멈추게 한다//②막막하고 어지럽지만 그러나/그들이 기르는 한 사내의/편애와 죽음을 지나//③먼 길의 귀속으로 한 사람씩/ 떨며 들어가는/영원히 집이 없는 사람들//먼 길의 귀속으로 한 사람씩/ 떨며 들어가는 영원히 집이 없는 사람들//④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 바람이 분다, 살아..

질문하는 인간 호모 퀘스천즈(Q)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에서 ‘본질과 존재의 변증법’으로

질문하는 인간 호모 퀘스천즈(Q)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에서 ‘본질과 존재의 변증법’으로 - The questioning human homo queschons 'the dialectic of master and slave' to 'the dialectic of essence and existence' [연 중 제 18 주 일 (다 해) 2022. 7. 31. Luc. 12,13-21] 1. 누가 계속 초읽기 하듯 심장을 뛰어내리고 있는가(박용하) 박용하, 「견자見者」를 읽어본다. 누가 자꾸 삶을 뛰어내리는가/누가 자꾸 초읽기 하듯 심장을 뛰어내리고 있는가//그렇다면 네 영혼은?/네 손목은? 네 발목은?//누가 자꾸 지구를 뛰어내리는가/누가 자꾸 햇빛과 달빛을 뛰어내리는가/눈물도 심장에서 뛰어내린다//그..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를 듣는 시간, ‘모든 날들이 좋았다’라고 쓴다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를 듣는 시간, ‘모든 날들이 좋았다’라고 쓴다 [연 중 제 17 주 일 (다 해) 2022. 7. 24.Luc. 11,1-13.] 1. 황인찬, 「구관조 씻기기」 & 박정대, 「아무르 강가에서」 황인찬의 「구관조 씻기기」를 읽어본다. 이 책은 새를 사랑하는 사람이/ 어떻게 새를 다뤄야 하는가에 대해 다루고 있다//비현실적으로 쾌청한 창밖의 풍경에서 뻗어 /나온 빛이 삽화로 들어간 문조 한 쌍을 비춘다 //도서관은 너무 조용해서 책장을 넘기는 것마저 /실례가 되는 것 같다 /나는 어린 새처럼 책을 다룬다 /"새는 냄새가 거의 나지 않습니다./ 새는 스스로 목욕하므로 일부러 씻길 필요가 없습니다." // 나도 모르게 소리 내어 읽었다 새를 /키우지도 않는 내가 이 책을 집어 든 것..

면형(麵形)의 길, 내가 J에게 가는 길, J가 내게 오는 길!

면형(麵形)의 길, 내가 J에게 가는 길, J가 내게 오는 길! - The way of the Eucharist, the way I go to you, the way you come to me. [연 중 제 16 주 일 (다 해). 2022. 7. 17. Luc. 10,38-42] 1. 그리고 따듯한 달걀을 거두어들이는 일 프랑시스 잠의 『새벽의 삼종에서 저녁의 삼종까지』(1898)에 실려 있는 「위대한 것은 인간의 일들이니」를 읽어 본다. 위대한 것은 인간의 일들이니/나무병에 우유를 담는 일,/살갗을 찌르는 꼿꼿한 밀 이삭을 따는 일,/암소들을 신선한 오리나무 옆에서 떠나지 않게 하는 일,/숲의 자작나무를 베는 일,/경쾌하게 흘러가는 시내 옆에서 버들가지를 꼬는 일,/어두운 벽난로와, 옴 오른 늙은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