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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숨결 그리고 숨을 쉬는 한 희망하라!(Dum Spiro Spero)

숨, 숨결 그리고 숨을 쉬는 한 희망하라!(Dum Spiro Spero)- 성령강림대축일,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성령을 받아라.”를 중심으로         1. 베르 톨트 브레히트, 「아침저녁으로 읽기 위하여」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당신이 필요해요”//그래서 나는 정신을 차리고 길을 걷는다 / 빗방울까지도 두려워하면서 / 그에 맞아 살해되어서는 안되겠기에   베드톨트 브레히트의 「아침저녁으로 읽기 위하여」는 우리의 존재 이유에 대해 이보다 더 분명한 정의는 없을 듯하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시다.  “당신이 필요해요”라는 육성은 브레히트 개인의 체험을 넘어 모든 존재하는 것들의 체험이기도 하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 살 수 있는가? 그것은 바로 ..

부재의 현존이라는 메타포, 어디에도 없는 님, 어디에나 있는 님!

부재의 현존이라는 메타포, 어디에도 없는 님, 어디에나 있는 님!-주님승천대축일,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를 중심으로     1. 한용운, 「알 수 없어요」   ①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②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③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④근원을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부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입니까.⑤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날을 곱게 단..

네 겹의 충족이유율을 넘어, 존재의 충만(מָלֵא/fill)으로(2)

네 겹의 충족이유율을 넘어, 존재의 충만(מָלֵא/fill)으로(2) -부활6주,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를 중심으로       1. 나태주, 「오월」      아름다운 너/ 네가 살고 있어 / 그곳이 아름답다 //아름다운 너/ 네가 웃고 있어/ 그곳이 웃고 있다/ 아름다운 너/ 네가 지구에 살아 /지구가 푸르다 나태주 시인의 「오월」은 지구가 푸른 이유를 아름다운 너의 존재 때문이라고 말한다. 오월이 오월일 수 있는 이유를 사람에게 찾는 나태주 시인의 이 서정이야말로 나태주현상을 낳은 원천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밖에서 찾은 것은 결국 자기 안에 있는 것이 표출된 것이라는 점에서 네가 있기에 지구가 푸르다고 할 수 있는 것은 나는 푸르다는 고백이기도 하다. 이를  자기충족이유율이..

오월은 성모 성월

성모성월의 유래: 어떻게 해서 교회가 5월을 성모성월로 지내게 됐을까요?   가톨릭교회는 해마다 5월을 정해 모든 신자들이 하느님의 어머니인 동정 마리아를 각별히 공경하면서 마리아의 도움을 청하며 아울러 마리아의 모범을 본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각 본당에서는 성모성월 한 달 동안 공동 묵주기도를 바치고  특별히 하루를 정해 '성모의 밤' 행사를 갖기도 합니다. 성모성월의 유래와 역사에 대해 알아봅니다.   #1. 아기를 낳을 것이라는 천사의 말에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하고 응답한 마리아는 얼마 후 친척 엘리사벳을 방문합니다. 그리고 엘리사벳에게서 인사를 받습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

백서(帛書) 2024.04.28

5월의 시 / 이해인

5월의 시  - 이해인​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초록의 서정시를 쓰는 5월하늘이 잘 보이는 숲으로 가서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오​피곤하고 산문적인 일상의 짐을 벗고당신의 샘가에서 눈을 씻게 하십시오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우리네 가슴속에 퍼 올리게 하십시오​말을 아낀 지혜 속에 접어둔 기도가한 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5월호수에 잠긴 달처럼 고요히 앉아불신했던 날들을 뉘우치게 하십시오​은총을 향해 깨어 있는 지고한 믿음과어머니의 생애처럼 겸허한 기도가우리네 가슴속에 물 흐르게 하십시오​구김살 없는 햇빛이아낌없는 축복을 쏟아내는 5월​어머니 우리가 빛을 보게 하십시오욕심 때문에 잃었던 시력을 찾아빛을 향해 눈뜨는 빛의 자녀 되게 하십시오

시(詩)와 詩魂 2024.04.28

오월의 별 / 진은영

오월의 별​​​ 진은영​​​​늙은 여자들이 회색 두건의 성모처럼 달려와서언덕 위 쓰러지는 집을 품 안에 눕힌다​라일락, 네가 달콤하고 하얀 외투로 달려와바람에 무너져 가는 저녁 담을 둘러싼다​면식 있는 소매치기가 다가와그의 슬픔을 내 가방과 바꿔치기해 간다, 번번이​죽은 사람이 걸어 다닌다 꽃이 진다 바람 분다 여름이파란 얼음처럼 마음속으로 미끄러진다​하늘의 물방울이 빛난다내가 사랑했던 이가 밤새 마셨던​굳어 가는 피의 거울 속에서사람들이 제 얼굴을 들여다본다, 어제 속눈썹의 흰 별자리가 떨리던 것을​​

시(詩)와 詩魂 2024.04.28

푸른 오월 / 노천명

푸른 오월 -노천명푸른빛 하늘이육모정 위에 그린 듯이 아름답고,연못의 창포 잎 사이로물고기들이 뛰놀고 있어라.나의 젊은 꿈은나비처럼 앉은 정오인데,왜 이리도 외롭고 무색할까?지난날의 그림자는옛 추억처럼 선명하여라.산책을 하며 회상에 젖을 때풀 냄새가 코를 스친다.옛 집 길가의 청머루 순은길고 길게 뻗어 있었고,꿩은 울음소리로 들길을 알려주었네.오월 하늘, 노래를 부르자.그리움과 서러움을 떨쳐 버리고,보리밭에 피어난 종달새처럼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희망을 노래하자.

시(詩)와 詩魂 2024.04.28

오월의 노래 / 괴테

오월의 노래 / 괴테오오 눈부시다자연의 빛해는 빛나고들은 웃는다.나뭇가지마다 꽃은 피어나고떨기 속에서는새의 지저귐넘쳐 터진는이 가슴의 기쁨.대지여 태양이여 행복이여 환희여!사랑이여 사랑이여!저 산과 산에 걸린아침 구름과 같은 금빛 아름다움.그 크나큰 은혜는신선한 들에꽃 위에 그리고한가로운 땅에 넘친다소녀여 소녀여..나는 너를 사랑한다오오 반짝이는 네 눈동자나는 너를 사랑한다.종달새가 노래와산들바람을 사랑하고아침에 핀 꽃이향긋한 공기를 사랑하듯이뜨거운 피 가슴치나니나는 너를 사랑한다.너는 내게 청춘과기쁨과 용기를 부어라.새로운 노래로 그리고 춤으로나를 몰고 가나니그대여 영원히 행복하여라나를 향한 사랑과 더불어..

시(詩)와 詩魂 2024.04.28

오월 청산 / 김용택

오월 청산 / 김용택 저 들저 보리밭에 보리 패면오월 들녘 사람들은캄캄한 깜부기로 패어캄캄한 세상,온 세상을 눈 찾아 헤매네.아이들아아이들아해맑은 남녘땅아이들아나를 뽑아늴리리야 늴리리보리피리를 불어다오이 산 저 산오월이 청산이 다 개이도록흘러가는 저 강물에늴리리야 늴리리보리피리를 불어다오

시(詩)와 詩魂 2024.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