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思惟) 975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기 전에

니체의 산문시 혹은 잠언시라 불리는 는 1883~85년에 간행되었다. 차라투스트라(고대 페르시아의 배화교[拜火敎] 교조 자라투스투라의 독일식 이름)가 '신은 죽었다'고 선언하고 산을 내려와 여행하면서 가르침을 전하는 모습을 뛰어난 문장으로 기술했다. 이 작품에는 니체의 중심사상인 '권력(힘)에의 의지', '초인(超人)', '영겁회귀(永劫回歸)' 등이 비유와 상징 및 시적인 문장으로 전개되어 있다. 기존의 그리스도교적 질서를 파괴하고 현대인의 중심문제를 예언한 이 책은 뒤에 오는 철학자·시인·작가 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신은 죽었다"는 선언은 그리스도가 전하는 진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교적 카테고리, 즉 그리스도를 앞세운 기득권적 질서(기독교 안의 반그리스도적 ..

사유(思惟) 2008.11.27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을 읽기 전에

'당신은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 헤라클레이토스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는 평이 붙는 『백년 동안 의 고독』은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모든 것이 결집되어 그 절정을 이룬 작품이다. 이 작품은 신화적 요소를 도입하여, 우르술란과 호세 아르까디오의 마꼰도라는 도시의 건설을 그리고 있다. 이 둘은 서로 사촌간으로 둘 사이의 근친 상간으로 인해 돼지꼬리가 달린 자식이 태어날 것 이라는 예언에 따라, 아무도 닿지 않는 곳에 새로운 도시를 세우기 위해 고향을 떠난다. 초기의 외부와의 접촉은, 멜키아데스를 중심으로 한 집시들의 방문이었고, 이들은 신기한 의부 문물을 마을 주민들에게 소개하게 된다. 이 신기한 의부 문물은 호세 아르까디오에게 외부 세계의 과학적인 지식을 받아들이도록 자극하는 기제가 된다. 마꼰..

사유(思惟) 2008.11.26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영혼아! 육신도 아직 인생행로에서 인내하고 있는데 네가 굴복하다니 창피한 줄을 알아라." - 아우렐리우수의 '명상록' 중에서 명성을 지나치게 탐내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활동을 "당신 눈앞에 펼쳐지는 사물에 대해 굳이 어떤 의견을 가지고 판단을 내릴 필요는 없으며,그 때문에 마음이 흔들릴 이유도 없다.왜냐하면, 사물자체는 당신의 의견을 강요하지도 않으며, 그런 능력을 형성시키는 자연적 힘이 없기 때문이다." 저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121~180)는 로마 제국의 16대 황제이자 5형제의 마지막 황제로서 스토아 철학자였다. 로마 제국의 황금기가 저물어갈 무렵 황제가 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전선에서 여러 해를 보내며 격무에 시달리게 되는데 그 와중에 틈틈이『명상록』을 집필했다. 인생과 우주의 본성과 ..

사유(思惟) 2008.11.23

고흐의 의자, 고갱의 의자

내게 친구란 내가 만나는 사람이자,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는 사람이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마틴 게이포드(김민아 옮김 )가 쓴 에는 고흐와 고갱의 미술적 경향보다는 미술사에 획을 그은 그들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흐와 고갱의 아를의 시간에 대한 마틴 게이프트의 시선은 시선에 관한 시선인 셈이다. 글 속에 고갱이 고흐를 회상하는 장면이 모두 노란색으로 묘사된다. 옮겨본다. "나의 노란 방에는 해바라기들이 노란색을 배경으로 서 있었다. 해바라기들은 노란 테이블 위의 노란 화분에 심어져 있었다. 그림의 한 귀퉁이에는 화가의 서명인 '빈센트'가 쓰여 있었다. 그리고 내 방의 노란색 커튼을 통해 들어왔던 노란 해는 방을 황금색으로 가득 채웠다. 아침에 침대에서 깰 때면 나는 이 모든 것에서 정말 좋은..

사유(思惟) 2008.11.21

찰스 C 길리스피의 <객관성의 칼날>을 읽기 전에

찰스 C 길리스피 을 읽기전에 "과학이 더 이상 순수한 지적 추구가 아니라는 점 - 과학이 순수하게 지적으로 추구된 적이 있었다는 말은 신화일 뿐이다 - 을 부인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또한 과학의 영향을 교육, 경제, 정치, 외교, 전쟁 등에 기여한 면에서만 한정시켜 보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다. 나는 과학의 역할은 전문적인 관심사와 공적인 관심사의 교차점 위에서, 또는 내적인 요소와 외적인 요소의 교차점 위에서 연구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과학 지식의 골간이 정치나 사회 구조로 인해 나타나는 것이라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과학이 얼마간 정치적·사회적 산물로서의 모습을 띠는 것은 과학의 본성에 본질적인 측면이라기보다는 부차적인 측면이다. " 우리는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과학기술상의 발견과 발..

사유(思惟) 2008.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