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 20

칸트의 자기의식에서 하이데거의 현존재로:

칸트의 자기의식에서 하이데거의 현존재로:*칸트의 『순수이성비판』에 대한 하이데거의 해석과 관련해서김 정 주**** 호남신학대 교수【주제분류】존재론, 인식론【주 요 어】자기의식, 현존재, 형이상학, 초월, 주관성, 시간, 구상력, 자기촉발【요 약 문】칸트의 자기의식(통각)은 논리적 판단형식들과 존재론적 범주들의 궁극적 근거이며 인식의 근원적 원칙이다. 그것은 주어진 표상들에 대한 동반 의식으로서, 언제나 경험적 객관들의 객관성에 대한 구성적 의식에 있어서 자기 자신에 관계할 수 있는 유한한 사유의 능력이다. 이것은 칸트가 주관과 객관의 분리를 원칙적으로 전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초기 하이데거는 새로운 주관성 이론을 전개하여 그 자신 세계-내-존재로서 칸트에게는 자기의식이라 불린 현존재의 존재와 세..

사유(思惟) 2024.12.31

칸트와 초기 피히테에 있어서 구상력의 문제

칸트와 초기 피히테에 있어서 구상력의 문제 배 우 순* 이 소론이 시도하는 바는 칸트와 초기 피히테의 구상력의 개념을 그들이 각기 갖고 있는 인식론적인 체계, 즉 [순수 이성 비판]과 [인식론](Wissenschaftslehre, 1794/95)을 배경으로 서로 비교하는 관점에서 논의하는 것이다. 칸트에 있어서 구상력 개념의 특징은 그의 선험 철학 - 경험의 조건 가능성을 묻는 - 의 기초 위에 있다는 점이다. 이런 체계 위에서 이 개념은 먼저 개별적으로 이해되는데, 구상력이란 주관이 대상을 인식하는 세 능력 - 감각, 구상력과 통각 - 중에 하나인 바, 대상 인식의 한 원천이 된다. 이 경우 구상력의 의미는 '대상의 현존함이 없이 그것을 표상으로 떠올리는' 능력이다. 그런데, 동시에 다른 한편에서는 ..

사유(思惟) 2024.12.31

칸트와 스트로슨의 행위의미론에 대한 리쾨르의 고찰

행위에서 행위주체로 : 칸트와 스트로슨의 행위의미론에 대한 리쾨르의 고찰김선하(경북대 )1. 스트로슨의 행위의미론과 행위주체?타자로서 자기자신?에서 리쾨르는 주체의 복원을 기획한다. 근대적 주체인 코기토의 위상은 니체의 공격으로 이미 실추된 지 오래이다. 현대 니체의 그림자를 밟고 있는 학자들에 의해서도 그 사실은 계속 다짐되어왔다. 우리는 해석학의 관점에서 과거의 코기토의 복원이 아닌 그러면서도 언어의 파편 속에서 해체되지 않는 겸허한 주체의 복원을 기획하는 리쾨르의 대안에 주목하고자 한다.리쾨르가 주체를 다시 이야기하기 위해 처음 단계로 삼은 것은 스트로슨의 행위의미론에서 논의되는 주체에 대한 분석이다. 의미가 사용이라는 비트겐슈타인의 표어에 따라 스트로슨에게 있어서도 의미는 언어를 사용하면서 발생한..

사유(思惟) 2024.12.31

칸트의 '사이성'의 철학과 주체

칸트의 '사이성'의 철학과 주체 김 석 수(경북대)1. 들어가는 말오늘의 시대는 주체의 수난 시대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주체의 권력 구조에 대해 전면적인 비판이 가해지고 있다. 이렇게 주체가 비판을 받는다는 것은 주체와 힘의 결탁이 빚어내는 부당한 지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부당한 지배를 벗어나기 위해서 주체의 탄생 역사를 되돌아보지도 않고 서둘러 주체를 사형 선고한다면, 그것은 또 하나의 부당한 주체를 탄생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선고를 내리는 판결자는 피고의 운명에 대해서 좀 더 거리를 두고 신중하게 임하는 태도가 요구된다. 힘을 가진 주체가 등장하였을 때는 그만한 사연이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이 사연을 주체라는 개념의 어원적 고찰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원래 주체라는 개념은 그리스어 ..

사유(思惟) 2024.12.31

칸트의 선험적 시간개념의 상대성이론적 정합성

칸트의 선험적 시간개념의 상대성이론적 정합성 -동시성 개념을 중심으로- 호서대 철학 교수 김 국태 1. 들어가는 말 2. 보편시간의 문제 3. 동시점의 경험적 불확정성 3.1 동시점의 규약적 정의 4. 물리학적 불확정성의 선험적 근거 4.1. 시간의 선험적 보편성 4.2. 시간의 선험적 개별성 4.3. 동시점의 선험적 불확정성 4.4. 칸트의 인식론적 중립 5. 물리학적 시간론과 선험적 시간론 1.들어가는 말 현대물리학이 미시적, 거시적 현상영역에서 달성한 이론적 결론들은 자연에 대한 고전물리학적 이해를 극복하는, 또 하나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를 재현시킨 것 처럼 보이며, 철학으로 하여금 과학에 대한 새로운 (인식론적, 존재론적) 정초의 필요성을 의식시켜 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반적으로 (뉴톤적)고전..

사유(思惟) 2024.12.31

총론總論은 알아도 각론各論은 알 수 없는 은둔隱遁과 개방開放의 동시성synchronicity同時性

유년시절의 달콤함, 크렘 브륄레Crème brûlée    총론總論은 알아도 각론各論은 알 수 없는 은둔隱遁과 개방開放의 동시성synchronicity同時性-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부모는 율법교사들 가운데 있는 예수님을 찾아냈다‘를 중심으로           1. 이병률, 「스미다」   새벽이 되어 지도를 들추다가/울진이라는 지명에 울컥하여 차를 몬다/울진에 도착하니 밥냄새와 나란히 해가 뜨고/나무가 울창하여 울진이 됐다는 어부의 말에/참 이름도 잘 지었구나 싶어 또 울컥/해변 식당에서 아침밥을 시켜먹으며/찌개냄비에서 생선뼈를 건져내다 또 다시/왈칵 눈물이 솟는 것은 무슨 설움 때문일까?/ 탕이 매워서 그래요? 식당 주인이 묻지만/ 눈가에 휴지를 대고 후룩후룩 국물을 떠먹다/ 대답..

칼 라너, 그리스도 강생의 신비의 신학적 소고

희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성문 여는 프란치스코 교황  희년은 2024년 12월 24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성년 문을 여는 것으로 시작을 알린다. 이어 12월 29일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 2025년 1월 1일 성모 대성전, 1월 5일 성 바오로 대성전의 성년 문이 열리며 본격적인 희망의 여정에 나서게 된다. 각 지역 교회 역시 2024년 12월 29일 주일에 모든 주교좌·공동 주교좌 대성당에서 장엄 개막미사를 봉헌하며 다 함께 ‘희망의 여정’의 출발을 알린다. 이어 약 1년간 이어지는 희년은 2026년 1월 6일 주님 공현 대축일에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문을 닫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각 지역 교회의 여정은 이보다 앞선 2025년 12월 28일 주일에 끝난다. 교황은 칙서에서 “성년 동안 ..

백서(帛書) 2024.12.25

우리 없이 우리를 창조하신 분께서는 우리 없이 우리를 구원하시기를 원하지 않으셨습니다(S. Agostino)

by 우두망찰  우리 없이 우리를 창조하신 분께서는 우리 없이 우리를 구원하시기를 원하지 않으셨습니다(S. Agostino)-대림4주, “내 주님의 어머님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를 중심으로         1.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가난한 내가 /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나타샤를 사랑은 하고/눈은 푹푹 날리고/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燒酒)를 마신다/소주(燒酒)를 마시며 생각한다/나타샤와 나는/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눈은 푹푹 나리고/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나타샤가 아니올 리 없다/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야기한다/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

기쁨(Gaudete), 실존적인 질문의 단초, 두 겹의 의지를 넘어 현존으로

기쁨 (Gaudete) , 실존적인 질문의 단초, 두 겹의 의지를 넘어 현존으로금을 쌓아두는 것보다 자선을 베푸는 것이 더 낫다(토빗12,6)-대림3주, “저희는 또 어떻게 해야 합니까?”를 중심으로     1. 서정주의 「동천」   내 마음 속 우리 님의 고운 눈썹을/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놨더니/동지 섣달 나는 매서운 새가/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서정주의 「동천」은 님의 고운 눈썹과 동지 섣달 초승달 주위를 날아가는 매서운 새와 화자의 관계를 고도의 유미주의로 표현한 시로 평가한다.  서정주의 「동천」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그 해석이 사뭇 달라진다.   겨울 하늘에 떠 있는 초승달과 그 결을 지나가는 겨울새, ..

자기 자신에로의 완전한 귀환(Reditio completa in se ipsum)

자기 자신에로의 완전한 귀환(Reditio completa in se ipsum, 토마스 아퀴나스)-대림2주, “모든 사람들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를 중심으로       1. 서정주, 「꽃밭의 독백- 사소(娑蘇) 단장(斷章)」     노래가 낫기는 그 중 나아도/구름까지 갔다간 되돌아오고,/네 발굽을 쳐 달려간 말은/바닷가에 가 멎어 버렸다./활로 잡은 산돼지, 매로 잡은 산새들에도/이제는 벌써 입맛을 잃었다./꽃아, 아침마다 개벽하는 꽃아./네가 좋기는 제일 좋아도,/물낯바닥에 얼굴이나 비취는/헤엄도 모르는 아이와 같이/나는 네 닫힌 문에 기대섰을 뿐이다/ 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벼락과 해일만이 길일지라도/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   서정주의 「꽃밭의 독백- 사소(娑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