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책감 퀼트대회/유형진
마트료시카 시침핀 연구회 3 /유형진. ㅡ 죄책감 퀼트대회 이번 가을, ‘마트료시카 시침핀 연구회’ 주최로 죄를 모르는 자들의 죄편(罪片)을 잘라 이어붙이는 가 열렸습니다. #마름질 어디로부터 왔는지 알 수 없는 귀뚜라미 두 마리가 있습니다. 한 마리는 두더지를 닮아서 두더지귀뚜라미, 다른 한 마리는 박쥐를 닮아서 박쥐귀뚜라미로 불립니다. 두더지귀뚜라미는 손을 쓰고, 박쥐귀뚜라미는 발을 써서 웁니다. 이들은 한때 거짓말을 잘하는 피노키오들의 양심 역할을 했었는데, 요즘 피노키오들에겐 양심이 붙은 채 생산되기 때문에 수공을 들여 하나씩 뽑히는 귀뚜라미들은 이 시스템에선 더 이상 쓸모가 없어졌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대량으로 생산되는 양심들 중엔 불량도 많아 ‘죄책감’을 모르는 피노키오들이 적지 않게 거리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