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와 詩魂 749

안녕 내 사랑 Bella Ciao: Partisan version

안녕 내 사랑 Bella Ciao: Partisan version 어느 날 아침 일어나 오, 안녕 내 사랑, 안녕 내 사랑 bella ciao… 어느 아침 일어나 나는 침략자들을 발견했지. 오 파르티잔이여, 나를 데려가 주오. 안녕 내 사랑, 안녕 내 사랑 bella ciao… 파르티잔이여, 나를 데려가 주오. 나는 죽음이 다가옴을 느끼고 있어. 내가 파르티잔으로 죽으면 안녕 내 사랑, 안녕 내 사랑 bella ciao… 내가 파르티잔으로 죽으면 그대 나를 묻어주오. 나를 저 산에 묻어주오. 안녕 내 사랑, 안녕 내 사랑 bella ciao… 나를 산에 묻어주오. 아름다운 꽃그늘 아래 사람들이 그곳을 지나가며 안녕 내 사랑, 안녕 내 사랑 bella ciao… 사람들이 그곳을 지나가며 “아름다운 꽃”이라..

시(詩)와 詩魂 2022.04.17

나는 잊고자/한용운

나는 잊고자 한용운 남들은 님을 생각한다지만 나는 님을 잊고자 하여요. 잊고자 할수록 생각하기로 행여 잊으까하고 생각하여 보았습니다. 잊으려면 생각하고 생각하면 잊히지 아니하니, 잊지도 말고 생각도 말아 볼까요. 잊든지 생각하든지 내버려 두어 볼까요. 그러나 그리도 아니 되고 끊임없는 생각생각에 님뿐인데 어찌하여요. 구태여 잊으려면 잊을 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잠시 죽음뿐이기로 님 두고는 못하여요. 아아, 잊히지 않는 생각보다 잊고자 하는 그것이 더욱 괴롭습니다.

시(詩)와 詩魂 2022.04.17

사랑법/강은교

사랑법 강은교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그대 살 속의 오래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강물과 누워 있는 구름 결코 잠 깨지 않는 별들 쉽게 꿈꾸지 말고 쉽게 흐르지 말고 쉽게 꽃피우지 말고 그러므로 실 눈으로 볼 것 떠나고 싶은 자 홀로 떠나는 모습을 잠 들고 싶은 자 홀로 잠드는 모습을 가장 큰하늘은 언제나 그의 등 뒤에 있다.

시(詩)와 詩魂 2022.04.17

사랑의 말/김남조

사랑의 말 ​ ​ ​ 김남조 ​ ​ ​ 1 사랑은 말 하지 않는 말 아침해 단잠을 깨우듯 눈부셔 못 견딘 사랑 하나 입술 없는 영혼 안에 집을 지어 대문 중문 다 지나는 맨 뒷방 병풍 너메 숨어 사네 ​ 옛 동양의 조각달과 금빛 수실 두르는 별들처럼 생각만이 깊고 말하지 않는 말 사랑 하나 ​ ​ 2 사랑을 말한 탓에 천지간 불붙어버리고 그 벌이 시키는 대로 세상 양끝에 나뉘었었네 한평생 다 저물어 하직삼아 만났더니 아아 천만 번 쏟아붓고도 진홍인 노을 ​ 사랑은 말해버린 잘못조차 아름답구나 ​

시(詩)와 詩魂 2022.04.17

사랑하면/조병화

사랑하면 ​ ​ ​ 조병화 ​ ​ ​ 우리가 어쩌다가 이렇게 서로 알게 된 것은 우연이라 할 수 없는 한 인연이려니 그러다가 이별이 오면 그만큼 서운해지려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슬픔이 되려니 ​ 우리가 어쩌다가 이렇게 알게 되어 서로 사랑하게 되면 그것도 어쩔 수 없는 한 운명이라 여겨지려니 이러다가 이별이 오면 그만큼 슬퍼지려니 이거 어쩔 수 없는 아픔이 되려니 ​ 우리가 어쩌다가 사랑하게 되어 서로 더욱 못견디게 그리워지면, 그것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숙명으로 여겨지려니 이러다가 이별이 오면 그만큼 뜨거운 눈물이려니 ​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흐느낌이 되려니 아, 사랑하게 되면 사랑하게 될수록 이별이 그만큼 더욱더 애절하게 되려니 그리워지면 그리워질수록, 그만큼 이별이 더욱더 참혹하게 되려니 ​ ​

시(詩)와 詩魂 2022.04.17

사랑의 비밀/윌리엄 블레이크

사랑의 비밀 ​ ​ ​ - 윌리엄 블레이크 ​ ​ 사랑을 말하지 말아요, 그대 사랑은 말할 수 없는 것 어디서 불어오는지 모르는 보이지 않는 바람 같은 것 ​ 나 한때 사랑을 고백한 적 있었지 두려움에 몸을 떨며 내 마음 전부 보여주었지 그러나 그녀는 떠나고 말았네 ​ 한 나그네 나타나 알지 못할 어디론가 한숨 지으며 그녀를 데려가버렸네 ​ ​

시(詩)와 詩魂 2022.04.17

시인이란 누구인가 / 타데우시 루제비치

시인이란 누구인가 / 타데우시 루제비치 시인이란 시를 쓰는 사람이고 동시에 시를 쓰지 않는 사람이다 시인이란 매듭을 끊는 사람이고 스스로 매듭을 연결하는 사람이다 시인이란 믿음을 가진 사람이고 아무것도 믿지 못하는 사람이다 시인이란 거짓을 말하는 사람이고 거짓에 속아 넘어가는 사람이다 넘어지는 사람이고 다시 일어나는 사람이다 시인이란 떠나가는 사람이고 결코 떠나지 못하는 사람이다

시(詩)와 詩魂 2022.04.07

아픈 손가락을 보이지 마라/ 발타사르 그라시안

아픈 손가락을 보이지 마라 - 발타사르 그라시안 아픈 손가락을 보이지 마라. 그러면 모두가 그것을 찌를 것이다. 아픈 것을 하소연 하지마라. 악은 늘 약점이 있는 곳을 노리니까. 그대가 분노하면 타인의 기분만 돋워 줄 뿐 아무 쓸모가 없다. 나쁜 뜻을 품은 자는 늘 주위를 맴돌며 아픈 곳을 찾을 때까지 수 천 번 시도할 것이다. 그러니 신중한자는 결코 자기가 상처 입을 것을 말하지 않고 개인적인 불행을 드러내지 않는다. 때로는 운명조차도 그대의 가장 아픈 곳을 찌르기를 좋아한다. 그러니 아픈 것도 기쁜 것도 드러내지 마라. 아픔은 끝나고 즐거움은 계속되도록

시(詩)와 詩魂 2022.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