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추리와 능소화의 힘으로 신달자 무릎이 아픈데도 조금은 절룩거리면서 50분을 걸었다 무슨 힘으로? 추억의 힘으로 원추리가 아침 노을을 이야기하고 능소화가 여름 이야기를 줄줄이 타고 오르며 저녁 노을의 극점에서 숨을 몰아쉬는 원추리 한 송이 손에 쥐었는데 가슴에서 피어나고 능소화 주황빛 손길은 덮은 생의 그늘을 찬란하게 살아 나르게 하고 빛으로 솟구쳐 오르게 하고 마흔 속으로 젊은 혈기 속으로 나른하게 완결의 미소를 날리며 걷고 있네 딱 50분이 아니라 그 이상 추억이라는 한 사람이 하늘의 힘으로 뜨겁게 손 잡아 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