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치아 엘리아데의『성과 속(Das Heilige und das Profane)』
종교적 인간에게는 공간이 동일하지 않다. 종교적 인간은 성스러운 공간과 그 밖의 다른 공간,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넓은 공간 사이의 대립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비종교적 인간에게 공간은 동일하다. 성스러운 공간은 인간에게 세계를 발견하게 하고, 진정한 의미에서 삶을 획득하게 한다. 이에 반해 속된 경험의 공간에는 단지 흩어진 우주의 단편들만이 있을 뿐이다. 성스러운 공간의 체험은 '세계의 창건'을 가능케 했다. 성스러운 것이 출현하는 공간에서, 실재가 그 모습을 나타내고 세계가 출현한다. 성스러운 것의 출현은 지상과 천상 사이를 교류하게 하고, 하나의 존재 양식에서 다른 존재 양식으로의 이행을 가능하게 한다. 속된 공간에 이 같은 단절이 생김으로써 하나의 중심이 창조되고, 그것을 통하여 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