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 25

테리 이글턴의 포스트모더니즘론

테리 이글턴의 포스트모더니즘론  -이향미1.현 세기의 대표적인 영미 좌파 지식인인 테리 이글턴은 최근의 저서인 『포스트모더니즘의 환상』(The Illusions of Postmodernism,1996)에서 포스트모더니즘으로 통칭되는 현대의 대표적 사상조류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총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그는 이 저서에서 수많은 이질적인 사상들의 조합인 포스트모더니즘이 유독 맑스주의에 대해서 공통적으로 소리높여 비판하는 항목만을 선택하여 “넓은 의미의 사회주의적 시각에서”(ⅳ) 조목조목 이에 대한 반론을 편다.이러한 과정 중에 그는 밀려드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조류 속에서 그 조류에 휩쓸리지도 않고 또 거슬러 퇴행하지도 않으면서 맑스주의란 배를 운항하는 능숙한 키잡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포스트모더니스트들에 대..

사유(思惟) 2024.11.26

운명처럼 반드시 '나'와 대면케 될지니, 하여 '나'란 나의 생명이란

남마리안나 수녀님께서 감사합니다!   운명처럼 반드시 '나'와 대면케 될지니, 하여 '나'란 나의 생명이란(유치환)-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내가 임금이라고 네가 말하고 있다.”를 중심으로         1. 유치환의 「생명의 서」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懷疑)를 구(救)하지 못하고 / 내 또한 삶의 애증(愛憎)을 다 짐지지 못하여/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으로 나는 가자.//거기는 한 번 뜬 백일(白日)이 불사신같이 작열(灼熱)하고/일체가 모래 속에 사멸한 영겁(永劫)의 허적(虛寂)에 / 오직 알라의 신(神)만이 / 밤마다 고민하고 방황하는 열사(熱沙)의 끝.//그 열렬한 고독(孤獨) 가운데/ 옷자락을 나부끼고 호올로 서면 /..

오 너는 아직 고운 심장을 지녔거니,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라(로마서4,18)

남마리안나 수녀님께서, 감사합니다!    오 너는 아직 고운 심장을 지녔거니(신석정),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라(로마서4,18) -연중33주, “사람의 아들은 자기가 선택한 이들을 사방에서 모을 것이다.”를 중심으로       1. 신석정, 「고운 심장」     별도 / 하늘도 / 밤도 치웁다.// 얼어붙은 심장 밑으로 흐르던/한 줄기 가는 어느 난류(暖流)가 멈추고./ 지치도록 고요한 하늘에 별도 얼어붙어 // 하늘이 무너지고/ 지구가 정지하고/푸른 별이 모조리 떨어질지라도/그래도 서러울 리 없다는 너는 / 오 너는 아직 고운 심장을 지녔거니 / 밤이 이대로 억만 년이야 갈리라구.....   신석정의 「고운 심장」 은 “하늘이 무너지고 지구가 정지하고 푸른 별이 모조리 떨어질지라도” 그럼에도 불구..

나르시시즘과 멜랑콜리아를 넘어 창조의 아침으로

용담호, 한국관광공사 김지영 나르시시즘과 멜랑콜리아를 넘어 창조의 아침으로연중32주, “저 가난한 과부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를 중심으로      1. 박정대, 「어떤 저항의 멜랑콜리」  ​참 무모한 꿈을 꾸었구나 / 그러나 아름다웠던 꿈/꿈에서 깨어나 물 한 잔 마시고/고요히 담배를 피우는 새벽에는 홀로 생각한다/ 참 무섭도록 아름다운 꿈을 꾸었구나/꿈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으나/꿈의 바깥도 늘 스산한 바람이 불고/날씨는 엉망이었으나/가져가야 할, 내가 꾸려가야 할/생의 낱낱의 조각들 속에서/그래도 끝까지 챙길 것은 그대의 이름/ 참 무모해서 무섭도록 아름다운 꿈을 꾸었구나/꿈에서 깨어나 다시 먼 꿈을 바라보나니/생은 급류에 휩쓸려와/세월의 강변에 버려진 작은 돌멩이 하나/단단하고 외로웠..

“있다”라는 존재의 거룩한 질량, 마음, 목숨, 정신, 힘을 다하여, 나 자신처럼!

“있다”라는 존재의 거룩한 질량, 마음, 목숨, 정신, 힘을 다하여, 나 자신처럼!-연중31주일,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를 중심으로       1. 도연명의 『귀거래사』   돌아가자!/전원이 잡초가 무성해지려고 하니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이미 스스로 마음은 몸이 시키는 일을 하고 있으니/ 어찌 실심하여 홀로 슬퍼하기만 하겠는가/ 이미 지나간 낳은 따질 수 없음을 깨닫고/앞으로 올날은 바른 길로 따를 수 있음을 알았노라/ 진실로 길을 잃었으나 멀리 가지 않았으니/ 지금이 옳고 어제는 잘못이었음을 알았노라/배는 한들한들 가벼이 떠 가고/바람은 살랑살랑 옷자락에 불도다/ 길가는 나그네에게 앞 길을 물으니/세벽빛이 희미함이 한스럽도다/ 마침내 조그마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