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 4

보편자와 개별자의 만남,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

보편자와 개별자의 만남,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Alexander G. Bell) - 연중30주일,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를 중심으로           1. 김현승의 「견고한 고독」 , 「절대 고독」    껍질을 더 벗길 수도 없이/단단하게 마른/흰 얼굴. //그늘에 빚지지 않고/어느 햇볕에도 기대지 않는/단 하나의 손발. //모든 신들의 거대한 정의 앞엔/ 이 가느다란 창끝으로 거슬리고,//생각하던 사람들 굶주려 돌아오면/이 마른 떡을 하룻밤/네 살과 같이 떼어 주며 //결정(結晶)된 빛의 눈물,/그 이슬과 사랑에도 녹슬지 않는/견고한 칼날 - 발 딛지 않는 피와 살. //뜨거운 햇빛 오랜 시간의 회유에도/더 휘지 않는/마를 대로 마른 목관악기의 가을/그 ..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이사야52,7)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이사야52,7)-연중 29주일, 를 중심으로         1. 힌용훈의 「정천한해(情天恨海)」     가을 하늘이 높다기로/정(情) 하늘을 따를쏘냐./봄 바다가 깊다기로/한(恨) 바다만 못 하리라.//높고 높은 정(情) 하늘이/싫은 것만 아니지만/손이 낮아서/오르지 못하고,/깊고 깊은 한(恨) 바다가/병될 것은 없지마는/다리가 짧아서/건너지 못한다.//손이 자라서 오를 수만 있으면/정(情) 하늘은 높을수록 아름답고/다리가 길어서 건널 수만 있으면/한(恨) 바다는 깊을수록 묘하니라.//만일 정(情) 하늘이 무너지고 한(恨) 바다가 마른다면/차라리 정천(情天)에 떨어지고 한해(恨海)에 빠지리라.//아아, 정(情) 하늘이 높은 줄만 알았더니/님의..

재물이 주는 네겹의 충족이유율을 넘어 존재의 충만으로

사진작가 분이가 탱큐! 재물이 주는 네 겹의 충족이유율을 넘어 존재의 충만으로(4)-연중28주일, ​“가진 것을 팔고 나를 따라라.”를 중심으로        1. 김남조, 「가난한 이름에게」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도 / 고독한 남자를 만나지 못해 /나 쓸모없이 살다 갑니다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도 / 고독한 여인을 만나지 못해 /당신도 쓸모없이 살다 갑니까 //검은 벽에 검은 꽃 그림자 같은 /어두운 향료 /고독 때문에 노상 술을 마시는/고독한 남자들과 이가 시린 한 /겨울밤 /고독 때문에 한껏 사랑을 생각하는 /고독한 여인네와 /이렇게들 사는 / 멋진 세상에서 얼굴을 가리고 /고독이 아쉬운 내가 돌아갑니다 //불신과 가난 그 중 특별하기론/고독 때문에 어딘지를 서성이는 /고독..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보다(서정주)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보다(서정주)- 연중27주일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를 중심으로          1. 서정주의 「국화옆에서」     한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세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한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천둥은 먹구름 속에서/또 그렇게 울었나보다// 그리고 아쉬움에 가슴조이던 / 머언 먼 젊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보다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는 거의 국민애송시라고 할 수 있다. 국화꽃이 필 무렵이 되면 누구나 한번쯤 암송해보는 이유가 무엇일까?   서정주의 「국화옆에서」에는 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