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들의 존재론 ― 장이엽의 시세계 장석주(시인·문학평론가) 뒷모습을 바라보며 밥을 먹을 때도 맨 뒷줄 끝에 붙어 단체사진을 찍을 때에도 다만 외로울 뿐 사라지거나 죽는 건 아니더군 ― 「생략」 부분 단체사진 속에서 눈을 감는다는 것은 깜박이는 눈동자에서 힘을 빼는 일 대열에서 걸어 나와 기웃거려 보는 일 사소한 움직임도 놓치지 않으려는 카메라와 나의 즐거운 한 판 ― 「단체사진 속에서 눈을 감는다는 것」 부분 두 편의 시에 나오는 구절을 시인의 경험적 사실이라고 그대로 믿는다면, 시인은 단체사진을 찍을 때 맨 뒷줄 끝에 서기를 좋아하고, 또 눈을 감은 적이 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시인이 남들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순간을 포착하는 카메라의 움직임과 어긋나는 실수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