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 24

오! 작은 고을 베들레헴아, 너 잠들었느냐?(Lewis H. Render)

오! 작은 고을 베들레헴아, 너 잠들었느냐?(Lewis H. Render) - 인간이 은총 없이 무엇을 할 수 있으며, 은총과 함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1. 루카 1,26-38 2. 요한1,1-18(2023년) 3. 요한1,1-18(2022년) 1. 루카 1,26-38 성탄의 기쁨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글을 시작한다. 우리가 누리는 기쁨이 기뻐야한다는 당위에서 비롯된 기쁨 욕구인가? 아님 실존의 질을 결정하는 실체적인 기쁨인가? 루카복음 사가는 가브리엘천사의 인사를 통해 은총이 가득한 것 때문에 기뻐하라고 전한다. 요한복음 사가는 은총과 진리가 그분의 충만함에서 우리 모두 은총에 은총을 받았다.라고 기쁨의 실체를 전한다. 구약의 예언들 역시 이구동성으로 환호하라!는 실체의 중심에 우리를 구원할 ..

기쁨의 ‘성채’(城砦), ‘모른다’는 해자(垓字)와 ‘안다’라는 커룹(Cherub)

호수, 계곡, 강이라는 세겹의 해자를 갖고 있는, 독일의 노이슈반슈타인 성(Schloss Neuschwanstein) _https://www.neuschwanstein.de/ 기쁨의 ‘성채’(城砦), ‘모른다’는 해자(垓字)와 ‘안다’라는 커룹(Cherub) -대림3주, 를 중심으로 1. 정지상의 「신설(新雪)」과 고흐의 「아몬드 나무」 정지상의 「신설(新雪)」 昨夜紛紛瑞雪新작야분분서설신:어제 밤에 펄펄 상서로운 눈이 내더니, 曉來鵷鷺賀中宸효래원로하중신:새벽엔 뜨락의 원추 새가 신년하례를 드리네, 輕風不起陰雲捲경풍불기음운권:바람도 일지 않고 구름도 산뜻 걷혀, 白玉花開萬樹春백옥화개만수춘:나무마다 백옥 같은 꽃이 피어 새봄이로세. 고려조 정지상(鄭知常)이 읊은 「신설(新雪)」과 고흐가 그린 「아몬드 나무」..

설렘의 아르케(arche), 사건의 현상 이면에 있는 존재에의 열림

설렘의 아르케(arche), 사건의 현상 이면에 있는 존재에의 열림 - 대림2주,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를 중심으로 1. 로버트 프로스트, 「질문」 하나의 음성이 말하길/지상의 인간들아,/별들 속에서 나를 보며/진심으로 말해보라/모든 영혼과 육체의 상처들은/태어남의 대가로는/ 너무 비싸지 않은지. 로버트 프로스트의 「질문」이라는 시는 정서에 호소하는 시가 아니라, 삶의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해 지불해야 하는 대가가 만만치 않다는 것에 문득 ‘멈춘’ 시다. 이 시가 아름다운 것은 이 시의 화자는 적어도 자신의 상처가 어디에 새겨져 있는가를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상처는 그가 세계와 충돌하지 않으면 만들어 지지 않은 생존증명서 같은 것이다. 그가 자신을 세계에 부단히 열려고 하지 않았다면 좀..

몰입의 아름다움, 거울을 보고 외로움과 두려움을 리셋(reset)하라!

몰입의 아름다움, 거울을 보고 외로움과 두려움을 리셋(reset)하라! - 대림1주, “집주인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 깨어 있어라”를 중심으로 1. 유치환, 「생명의 서(書)」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懷疑)를 구(救)하지 못하여/내 또한 삶의 애증(愛憎)을 다 짐지지 못하여/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沙漠)으로 나는 가자//거기는 한 번 뜬 백일(白日)이 불사신같이 작열(灼熱)하고/일체가 모래 속에 사멸(死滅)한 영겁(永劫)의 허적(虛寂)에/오직 알라의 신(神)만이/밤마다 고민하고 방황하는 열사(熱沙)의 끝//그 열렬한 고독(孤獨) 가운데/옷자락을 나부끼고 호올로 서면/운명처럼 반드시 ‘나’와 대면(對面)케 될지니/하여 ‘나’란 나의 생명이란/그 원시의 본연한 자태를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