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와 토마스 베른하르트 I 조 현 천 (부산대) Ⅰ. 들어가는 말 21세기 예술작품 내지는 예술이론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철학자 중의 하나가 바로 쇼펜하우어(1788-1860)이다. 흔히들 세기말이라고 하는 19세기 말은 “방향감각을 상실한 세계 (혹은 방향감각 상실 현상을 피하고자 노력하는 세계)”1)였다. 방향상실은 한편으론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희망이 되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론 절망감이 팽배하기 마련이다. 방향상실감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으로서 데카당스와 몰락의 분위기가 지배하던 19세기말에 유럽의 지성인들 사이에서는 쇼펜하우어의 철학이 유행처럼 퍼져나갔다. 이 시기에 청년시절을 보낸 토마스 만(1875-1955) 역시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Die Welt a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