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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절대적 타자여, 사랑하기 위해서만 고개를 숙여라!

‘나’라는 절대적 타자여, 사랑하기 위해서만 고개를 숙여라!Abaisser la tête seulement pour aimer(르네 샤르)- 연중 11주, “어떤 씨앗보다도 작으나 어떤 풀보다도 커진다”를 중심으로   1. 서정주, 「바다」  귀기우려도 있는 것은 역시 바다와 나뿐. / 밀려왔다 밀려가는 무수한 물결우에 무수한 밤이 왕래하나 / 길은 항시 어데나 있고, 길은 결국 아무데도 없다.// 아- 반딪/반딧불만한 등불 하나도 없이/울음에 젖은 얼굴을 온전한 어둠속에 숨기어가지고……너는,/무언의 海深에 홀로 타오르는/한낱 꽃 같은 심장으로 침몰하라.//아- 스스로히 푸르른 정열에 넘처/둥그란 하늘을 이고 웅얼거리는 바다,/바다의 깊이 우에/네구멍 뚤린 피리를 불고…… 청년아./애비를 잊어버려/에미를..

무슨 꽃으로 문지르는 가슴이기에 나는 이리도 살고 싶은가(2)

"무슨 꽃으로 문지르는 가슴이기에 나는 이리도 살고 싶은가"(2)연중10주일,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를 중심으로        1. 「무슨 꽃으로 문지르는 가슴이기에 나는 이리도 살고 싶은가」(서정주)       이렇게 아름다운 시의 제목은 어떻게 탄생할까?     ①아조 할 수 없이 되면 고향을 생각한다./이제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옛날의 모습들, 안개와 같이 스러진 것들의 형상을 불러일으킨다. 귓가에 와서 아스라이 속삭이고는, 스쳐가는 소리들, 머언 유명에서처럼 소리는 들려오는 것이나 한 마디도 그 뜻을 알 수는 없다. 다만 느끼는 건 너희들의 숨소리. 소녀여, 어디에서들 안재하는지. 너희들의 호흡의 훈김으로써 다시금 돌아오는 내 청춘을 느낄 따름인 것이다. 소녀여 뭐라고 내게 말하..

면형무아(麵形無我), 하나(oneness)라는 영원의 예형론(豫型論.typology)(2)

두물머리, BY 石蘭 면형무아(麵形無我), 하나(oneness)라는 영원의 예형론(豫型論.typology)(2)- 성체성혈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를 중심으로               1. 이수정, 「달이 뜨고 진다고」       달이 뜨고 진다고 너는 말했다. 수천 개의 달이 뜨고 질 것이다. 네게서 뜬 달이 차고 맑은 호수로 져서 은빛 지느러미의 물고기가 될 것이다. 수면에 어른거리는 달 지느러미들 일제히 물을 차고 올라 잘게 부서질 것이다. 이 지느러미의 분수가 공중에서 반짝일 때 지구 반대쪽에서 손을 놓고 떠난 바다가 내게로 밀려오고 있을 것이다.       사랑의 담론으로 ‘태양’에 대한 것보다 압도적으로 ‘달’이나 ‘별’에 대한 글이 많은 이유가 무엇인가? 달은, 부재하는..

6월은 예수 성심 성월

예수 성심, Paradigm of Pascha에제 34,11-16; 로마 5.5-11; 루카 15,3-7예수 성심 대축일; 2022.6.24.; - 이기우 사도 요한 신부 1. 예수 성심은 부활 신앙의 출발점 오늘, 교회는 예수 성심 대축일을 지냅니다. 이것이 예수 부활 대축일로부터 시작하여, 예수 승천 대축일, 성령 강림 대축일, 삼위일체 대축일, 성체와 성혈 대축일로 이어진 일곱 대축일 시리즈의 대단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성찬례를 제정하시면서, 십자가에 달리실 당신의 몸을 빵에 일치시키시고는 “받아먹어라.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줄 내 몸이다.” 하고 말씀하셨고,  당신의 몸에서 흘리실 당신의 피를 포도주에 일치시키시고는 “받아마셔라, 이는 너희를 위하여 흘릴 내 피다.” 하고 말씀하셨으며, 이 두 ..

백서(帛書) 2024.05.26

비트겐슈타인의 私的 言語와 意味

비트켄슈타인의 私的 言語와 意味강 진 호 서울대 철학1. 머리말비트겐슈타인은 {철학적 탐구} #243에서 사적언어(private language)의 문제를 다음과 같이 제기하고 있다.어떤 사람이 자신의 내적인 체험들 - 자신의 느낌, 기분, 등등- 을 사적인 사용을 위해 기입하거나 발언할수 있을 언어를 생각할수도 있을까? - 글쎄, 우리는 우리의 일상언어에서 그렇게 할 수 있지 않은가? - 그러나 내가 의미하는 것은 그러한 것이 아니다. 이 언어의 단어들은 오직 말하는 사람만이 알수 있는 것을 지시하여야 한다; 즉 자신의 직접적인 사적 감각들을. 그러므로 다른 사람들은 이 언어를 이해할수 없다.곧이어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전개해나아가면서, 그는 그러한 사적언어가 가능하지 않음을 주장하였다. 이러한 그의..

사유(思惟) 2024.05.26

비트겐슈타인에 있어서 규칙 따르기의 역설에 대한 고찰

비트겐슈타인에 있어서 규칙 따르기의 역설에 대한 고찰김 학 근(목포대학교 교수)Ⅰ. 머리말비트겐슈타인은 「철학적 탐구」 201에서 다음과 같이 하나의 역설을 언급한다.“우리의 역설은 이것이었다: 하나의 규칙이 어떤 행위 방식도 확정할 수 없으리라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각각의 행위 방식이 그 규칙과 일치되게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대답은, 모든 행위 방식이 규칙과 일치하게 만들어질 수 있다면, 또한 모순되게도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여기에는 모순도 일치도 존재하지 않으리라는 것이었다.”(「탐구」 201)우리는 여기에 언급된 역설을 흔히 규칙 따르기의 역설이라 부른다. 이 역설이 의미하는 바는 규칙을 따르는 행위 즉 언어의 사용에 있어서 어떠한 언어의 사용이 올바른지를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유(思惟) 2024.05.26

비트겐슈타인과 로티의 철학관

비트겐슈타인과 로티의 철학관엄 정 식서강대I. 머리말잘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현대 철학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하게 정체성의 위기를 맞고 있다. 물론 철학의 개념을 규정하는 것 자체가 항상 철학의 과제로 취급되어 온 것이 사실이지만 그것이 오늘날처럼 중요한 쟁점이 되어 있던 시대도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 중에서도 현대가 낳은 가장 위대한 철학자로 평가되어 온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in)은 이 문제에 관하여 매우 심각하고 진지하게 고심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하여 그는 플라톤적 존재론에서 데카르트적 인식론으로 전환되어 있던 서양 철학의 패러다임을 다시 의미론으로 변모시킨 장본인이 되었던 것이다. 이제 철학은 존재의 세계에 대한 확실한 인식의 문제가 아니라 진리의 탐구에 전제..

사유(思惟) 2024.05.26

비트겐슈타인과 비엔나 써클의 물리주의

비트겐슈타인과 비엔나 써클의 물리주의 1. 중기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적 문제                                                 부산외대   박병철    비트겐슈타인의 중기 저작에서 특이할만한 점은 그가 갑자기 현상학(phenome nology) 또는 현상학적 언어(phenomenological language)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비트겐슈타인은 그의 현상학을 물리학(physics)과 또 현상학적 언어를 물리적 언어(physicalistic language)와 대비해서 사용하고 있다.1) 그는 ‘현상학적 언어’ 또는 ‘물리적 언어’의 대비 외에 ‘제 1 체계’(the first system )와 ‘제 2 체계’(the second system),..

사유(思惟) 2024.05.26

비트겐슈타인의 인간지각작용 이해

L.비트겐슈타인의 인간지각작용 이해-『On Certainty(확실성에 관하여)』를 중심으로-정 윤 승 (충남대)한글요약비트겐슈타인은 초기에 언어와 실재가 일치한다는 그림이론을 전개하면서 지금까지의 철학적 문제는 그릇된 언어사용에서 시작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그러한 철학적 문제가, 개념적으로 분명하고 확실한 단어 사용에 의해 해소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즉 지금까지 어떤 한 사실에 대해 여러 가지 학설과 이론이 난무했고 그들간의 의사교환 혹은 종합이 불가능했던 이유는, 각각의 이론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어 온 단어가 그 의미와 개념에 있어서는 다르게 사용되어왔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결국 비트겐슈타인은 한 단어는 한 사물에 대응되어야 하기에 철학에서의 개념 역시 한가지 의미만을 가져야 한다고 보면서 완전한 ..

사유(思惟) 2024.05.26

비트겐슈타인의 '가족유사성'의 의미와 그 배경

비트겐슈타인의 '가족유사성'의 의미와 그 배경 신 상 형(안동대)  [한글 요약] 본 논문은 후기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적 탐구}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가족유사성'을그 개념이 성립한 배경을 중심으로 살펴 이해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씌어졌다. 필자는 이논문에서, 가족유사성의 출발 배경을 살피고, 잘못된 접근들을 제시하고, 또 이 개념의 올바른 이해의 방식을 제공하는 순서를 밟아, 비트겐슈타인이 제시하고자 했던 이 개념의의미를 보여주려는 시도를 하고자 한다.첫째, 비트겐슈타인은 아우구스티누스, 프레게, 러셀 및 초기 비트겐슈타인이 제시한의미의 '계산 모델'을 배척한다. 즉 한 단어의 의미는 늘 동일하고도 공통된 의미를 갖고있다는 이들의 계산은 우리의 실제 삶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계산이다. 다시 말해서 단어란..

사유(思惟) 2024.05.26

비트겐슈타인과 철학의 미래

비트겐슈타인과 철학의 미래    노양진 (전남대・철학)1 머리말철학사는 비트겐슈타인(L. Wittgenstein)과 함께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다. 그것은 철학사라는 커다란 흐름에서 하나의 ‘단절’을 의미한다. 이러한 단절은 비트겐슈타인의 전․후기 사상을 관통해서 드러나는 ‘철학의 기능과 역할’에 관한 독특한 철학 개념에서 비롯된다. 비트겐슈타인은 철학이 ‘이론화’라는 목표를 포기해야 하며, 대신에 우리의 그릇된 사고 방식에 대한 자기 비판으로서 전통적인 철학적 방법의 허구성을 드러내는 하나의 ‘활동’(activity)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철학적 이론들에 의한 혼동이 마치 질병처럼 과거의 철학자들을 사로잡고 있었으며, 이제 새로운 철학자는 마치 의사처럼 언어에 의해 발생한 그 질병을 치유해..

사유(思惟) 2024.05.26

비트겐슈타인의 ‘의미와 무관한 명제(nonsensical proposition)’와 칸트의 분석판단

비트겐슈타인의 ‘의미와 무관한 명제(nonsensical proposition)’와 칸트의 분석판단*박 우 현Ⅰ. 판단의 상충 ― 문제제기비트겐슈타인은 그의 후기 저작 ?탐구?에서 다음과 같이 묻는다. “‘이 물체는 연장을 갖는다’에 대한 대답은 ‘의미와 무관하다(nonsense)’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물론’이라고 말하려 하는가?”(?탐구?, 252절). 이 질문은 철학을 전공한 사람들에게는 혼란을 야기하는 질문이다. 왜냐하면, 주지하다시피, “물체는 연장을 갖는다”라는 명제는 칸트가 ‘분석판단’의 예로써 제시한 저 유명한 명제이기 때문이다.비트겐슈타인은 이 질문에 대해 즉각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그 물음에 대한 대답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혼란스..

사유(思惟) 2024.05.26

비트겐슈타인의 상대주의

비트겐슈타인의 상대주의*노양진 (전남대․철학)1 머리말비트겐슈타인(L. Wittgenstein)의 상대주의라는 주제는 그 출발부터 복합적인 논의를 예고한다. 먼저 ‘상대주의’의 이론적 본성을 드러내는 일이 쉽지 않다. 상대주의에 관한 논의는 지성사의 모퉁이마다 망령처럼 되살아나지만 자신의 견해를 적극적인 의미에서의 상대주의라고 정형화하는 철학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말하자면 상대주의에 관한 대부분의 논의는 상대주의에 대한 비판자들의 입을 통해서만 유포되고 있는 것이다. 둘째, 비트겐슈타인이 자신의 저술을 통해 상대주의를 직접적인 논의 주제로 삼고 있지 않다. 따라서 우리는 비트겐슈타인의 저작들을 통해서 드러나는 철학적 태도를 상대주의라는 문제를 따라 다시 추적해야만 한다.이러한 난점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후..

사유(思惟) 2024.05.26

인식론적 문제에 대한 비트겐슈타인의 입장

지식과 확실성: 인식론적 문제에 대한 비트겐슈타인의 입장1) 박 병 철  1. 들어가는 말 비트겐슈타인의 마지막 저작물인 ꡔ확실성에 관하여ꡕ2)는 ꡔ철학적 탐구ꡕ3)와 더불어 후기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을 이해하는데 무척 중요한 자료이다. 철학사에서 보기 드물게 ꡔ확실성ꡕ은 마치 일기처럼 내용을 작성한 날짜들이 적혀있으며, 마지막으로 표시된 날짜는 비트겐슈타인이 세상을 떠나기 이틀 전으로 되어있다. 이는 비트겐슈타인의 후기 사상이 ꡔ탐구ꡕ 이래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해 나갔는가를 가감 없이 보여줄 뿐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그가 고민한 철학적 주제를 통해 그의 가장 성숙한 철학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연구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지식과 확실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이 저작에 대한 연구는 좁게는..

사유(思惟) 2024.05.26

비트겐슈타인의 '말놀이' 이전의 반례들

비트겐슈타인의 '말놀이' 이전의 반례들*1)신 상 형[한글 요약]'고유명이란 무엇인가?'라는 현대 언어철학의 물음을 비트겐슈타인은 의 기제로 설명하고 있다. 의 체계가 그러나 이런 물음을 받자마자 직관적으로 나온 비트겐슈타인의 경귀적 시어들의 이론의 결과가 아니라, 선행하는 그리고 자신과 반대되는 이론들에 대한 노작의 열매이다. 본 논문은 이런 선행하는 반대 견해들을 추적하여 그 한계를 살펴보는 것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본 논문에서 살피는 반증사례들은 비트겐슈타인 자신이 직접 표적으로 삼는 아우구스티누스, 프레게, 러셀 및 전기 비트겐슈타인들로서, 크게 보아 아우구스티누스의 입장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다. 이들이 후기 비트겐슈타인과 비교되는 점이라면, 낱말의 의미가 고정불변하는 것이고, 한 가지이며, 그..

사유(思惟) 2024.05.26

비트겐슈타인의 수리철학의 연구

규칙 따르기 개념을 중심으로비트겐슈타인의 수리철학의 연구*-(규칙 따르기 개념을 중심으로)  이종권(중앙대교수)   법칙, 규칙과 규범   비트겐슈타인에게 있어 철학적 탐구의 대상이 시종일관 언어였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는 언어를 어떻게 말하고 사용할 때 참인 진술을 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와 어떻게 의미 있는 진술을 할 수 있는가의 문제를 구분했으며, 후자의 문제만이 진정으로 철학의 영역에 속한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어떻게 해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 하는 물음은 그 물음에 대해 어떤 답변이 주어지는가에 따라 다른 많은 철학적 문제의 해결의 방향이 좌우된다는 점에서 우선적이다. 진리를 얻기 위해서는 아무렇게나 생각해서는 안 된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의미하려는 것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사유(思惟) 2024.05.26

비트겐슈타인의 대상 개념

비트겐슈타인의 대상 개념박 병 철 부산외대 교수목차1. 들어가는 말 4. 대상에 대한 실재론적 해석 II2. 대상에 대한 반실재론적 해석 5. 경험의 대상으로서의 ?논고?의3. 대상에 대한 실재론적 해석 I 대상6. 맺는 말1. 들어가는 말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 논고?에서 가장 해석하기 어려운 주제중의 하나가 대상(object) 개념이다. 물론 비트겐슈타인은 대상에 대해서 여러 곳에서 언급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대상에 대한 어렴풋한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이를테면 대상은 단순하며(2.02), 세계의 실체를 형성할뿐 아니라(2.021), 대상들의 배열을 통해서 사태가 형성되는 것이다(2.0272). 대략 대상은 세계를 구성하는 실체로서의 단순자인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대상은 그냥 단순 대상이 아니..

사유(思惟) 2024.05.26

논리,철학 논고에 나타난 비트겐슈타인의 논리

ꡔ논리,철학 논고ꡕ에 나타난 비트겐슈타인의 논리                                                                   박 병 철  (1) 머리말        ꡔ논리,철학 논고ꡕ1)는 출판된지 70여년이 흘렀으나 그 해석에는 아직 정설(定說)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고 단지 유력한 해석들만 몇가지가 난립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현상은 ꡔ논고ꡕ 자체의 단순하면서도 축약적인 경구적 표현양식에 그 첫째 원인을 돌릴 수도 있겠으나, 가장 직접적인 원인 중의 하나는 논고가 쓰여진 철학적 배경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부족한 때문이기도 하다. 1970년대에 몇몇 비트겐슈타인 연구가들이 비트겐슈타인이 비엔나 출신이라는 점에 주목, 19세기말 비엔나라는 문화적, 사상적 중심지..

사유(思惟) 2024.05.26

너보다 더 네 것이 무엇이며, 너보다 덜 네 것이 무엇이냐?

너보다 더 네 것이 무엇이며, 너보다 덜 네 것이 무엇이냐?(Quid tam tuun quam tu, quid tam non tuum quam tu-아우구스티누스)- 삼위일체대측일,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가졌다” 를 중심으로       1. 피천득, 「5월은」   ​오월은 /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 하얀 손가락에 끼여 있는 / 비취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오월은 모란의 달이다./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신록의 달이다./전나무의 바늘잎도/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신록을 바라다보면/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참으로 즐겁다./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나는 5월 속에 있다.//연한 녹색은 나날이/번져가고 있다./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

숨, 숨결 그리고 숨을 쉬는 한 희망하라!(Dum Spiro Spero)

숨, 숨결 그리고 숨을 쉬는 한 희망하라!(Dum Spiro Spero)- 성령강림대축일,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성령을 받아라.”를 중심으로         1. 베르 톨트 브레히트, 「아침저녁으로 읽기 위하여」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당신이 필요해요”//그래서 나는 정신을 차리고 길을 걷는다 / 빗방울까지도 두려워하면서 / 그에 맞아 살해되어서는 안되겠기에   베드톨트 브레히트의 「아침저녁으로 읽기 위하여」는 우리의 존재 이유에 대해 이보다 더 분명한 정의는 없을 듯하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시다.  “당신이 필요해요”라는 육성은 브레히트 개인의 체험을 넘어 모든 존재하는 것들의 체험이기도 하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 살 수 있는가? 그것은 바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