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思惟) 975

베르크손의 시간관과 생명의 드라마

베르크손의 시간관과 생명의 드라마 차건희 서울시립대 철학 교수 머리말 앙리 베르크손(Henri Bergson, 1859-1941)이 철학적 사유를 시작함에 있어서 맨 처음 대면하였던 대상은 바로 시간 개념이다. 수학 경시 대회에서 그 재능을 인정받을 정도로 과학적 연구에 소질을 보인 청년 베르크손이 철학을 공부하기 위해 빠리 고등 사범학교에 입학한 것은 그의 담임 교사를 실망시키기에 충분하였다. 그러나 소질은 어쩔 수 없어서, 고등 사범을 졸업한 직후까지는 그가 일찌기 스펜서(Spencer, 1820-1903)에 경도된 결과 수용하게 된 기계론적 이론들을 받아들이고 있었으며 과학 철학에 관한 박사논문을 쓸 요량으로 과학의 근본적인 개념들을 검토해오고 있었다. 이 때 그는 당연히 역학이나 물리학에서의 시간..

사유(思惟) 2024.02.11

베르크손의 哲學觀 (La notion de philosophie chez Bergson)

베르크손의 哲學觀 (La notion de philosophie chez Bergson) 차건희 서울시립대 철학교수 1. 머리말 이 글은 베르크손1) (Bergson, Henri, 1859-1941)의 全 철학을 개관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여진 것이 아니고, 다만 '철학자 베르크손이 생각하는 철학은 어떤 것일까'라는 물음을 갖고 그의 전 저서를 통해 그 대답을 수집한 글일 뿐이다.2) "철학한다는 것은 단순한 행위이다" (PM 1363).3) "철학의 정수는 단순성의 정신이다" (PM 1362). 베르크손은 한 강연에서 버클리 (Berkeley)의 철학을 자세히 분석하면서 다음과 같이 분명하게 말한 적이 있다 : "진정 그 이름에 걸맞는 철학자라면 단 한 가지만을 이야기했을 뿐이지만, ... 이 세상에 그..

사유(思惟) 2024.02.11

니체와 老子의 생태학적 자연관

니체와 老子의 생태학적 자연관 양해림(강원대학교) Ⅰ.들어가는 말 21세기에 들어선 우리 현대인에게 니체와 노자의 생태학적 자연관은 어떤 화두를 지니고 있는가? 서구에서 대표적으로 디오니소스적 자연관을 언급하는 니체(Friedrich Nietzsche, 1844-1900)와 동양적 사유에서 무위자연을 말하는 노자(老子, Lao Tzu, 약 기원전 4C~?)1) 는 어떻게 서로 연결가능한가? 니체와 노자의 관계는 시기적으로 봐서 상당한 연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양자간의 관계를 다루는 것은 무리가 따르는 것은 사실이나, 우리는 현시점에서 니체가 아시아의 사상을 어떻게 이해하여 보았는가에 따라 니체의 문헌 속에서 드러난 아시아적 사유의 영향을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면 왜 우리는 니체와 아시아적 사유2..

사유(思惟) 2024.02.11

니체의 철학과 동양철학 : 초인의 동양적 조명

니체의 철학과 동양철학 : 초인의 동양적 조명 박이문 지난 이십년 이래 세계를 휩쓴 포스트모더니즘과 아울러 니체의 사상이 새롭게 조명되고, 환경과 생태계 파괴를 야기한 과학기술 문명이 위기에 직면하면서 불교와 노장사상으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동양사상에 관한 관심이 확산되어 왔다. 이러한 두 가지 현상이 우연한 것일까? 아니면 니체와 동양사상은 그것들간의 시간적 및 공간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어떤 유사성을 갖고 있으며, 다같이 사상과 문명사적 위기 극복의 어떤 지침이 될 수 있기 때문인가? 언뜻 보기에 니체의 철학만큼 비동양적, 아니 반동양적인 사유체계도 찾아보기 어렵다. 니체의 "권력에의 의지"와 "초인" 철학은 부처의 "자비"와 "보살" 사상과 노장 사상의 "도"와 "무위" 사상과 공통점은 커녕 정면으로 ..

사유(思惟) 2024.02.11

니체와 칸트, 거리의 파토스와 사이의 로고스

니체와 칸트- 거리의 파토스와 사이의 로고스 - 최 소 인 1. 들어가는 말 최후의 근대인이며 최초의 현대인 - 이는 서양 사상사에서 니체가 차지하는 위치에 대한 적절한 기술일 수 있다. 니체는 근대의 뿌리로부터 나와 현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연 사상가이다. 마치 데카르트가 마지막 중세인이며 최초의 근대인이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그러므로 근대의 사상이 데카르트의 철학에서 그 정신적 모태를 발견하는 것처럼 현대의 사상가들은 니체로부터 그들 사상의 뿌리를 찾아낸다.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니체 르네상스는 이러한 현대사상의 자기 뿌리 찾기에 힘입고 있다. 바로 이러한 지적 풍토로 인해 우리에게 니체는 언제나 현대성과의 관계 속에서만 의미있는 철학자로 부각된다. 니체철학의 현대성에 대한 열렬한 환호 때문..

사유(思惟) 2024.02.11

니체의 Übermensch에 있어서 Über와 Mensch의 의미

니체의 Übermensch에 있어서 Über와 Mensch의 의미 정 영 도 1. 서 언 니체(Friedrich Nietzsche)에 있어서 Übermensch는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두루 알려진 바와 같은 그런 인간의 이상적인 존재전형(存在典型)도 아니고 또 초감성적(超感性的)세계에서 경험할 수 있는 그런 초월적 존재도 아니고 또 현실세계에서 神의 계시를 받고 초능력을 발휘하는 超人(Superman)1)은 더욱 아니다. Übermensch는 「힘에의 의지」(der Wille zur Macht)의 구현이고 개인마다 자기의 내면에서 자기가 자기 자신을 생장(生長)시키고 향상시키고 강화시키고자 하는 활동이며 동시에 「힘에의 의지」로서 자기자신을 부단히 고양(高揚)시켜 나가는 내재적 자기초극(自己超克)이다. 그..

사유(思惟) 2024.02.11

니체의 ‘도덕 비판의 도덕’에 관한 연구

니체의 ‘도덕 비판의 도덕’에 관한 연구 박종균(한남대 전임연구원) 1. 들어가면서 니체는 도덕을 오직 비판하고 파괴하려고만 했는가? 아니면 도덕의 비판에 대한 새로운 도덕을 정립시키려 했는가? 이러한 논쟁은 지금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상당수의 권위 있는 니체 해석가들은 니체가 비록 도덕을 신랄하게 비판했지만, 이 과정에서 어떤 가치를 옹호하고 있는 바 그것을 도덕적 가치로 여길 수 있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즉 니체를 도덕 비판의 도덕가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카우프만(Walter Kaufmann)같은 학자는 “승화”(Sublimierung)의 개념을 통해 이를 논증하고자 한다. 그에 의하면 니체의 힘에의 의지, 즉 충동들간의 세력다툼이 의미하는 바는 동물적 본능의 무차별적인..

사유(思惟) 2024.02.11

니체의 언어비판과 근대인식

니체의 언어비판과 근대인식 임 홍 배 머 리 말 니체는 인류의 진보를 약속하는 근대 과학의 환상에 누구보다 미심쩍어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진보’의 크기와 의의는 그것을 위해 희생되어야 했던 모든 것의 양에 의해 측정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자신이 견지하는 “역사적 방법론의 기본 관점”이라고 밝히면서, 더구나 그런 관점이 “오늘날의 지배적인 본능과 취향에 반대되는 것이기에 더더욱 강조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1) 니체가 말하는 ‘오늘날의 지배적인 본능과 취향’이란 “모든 사건의 절대적 우연성과 기계론적 넌센스를 결합하려는” 그것이다. 말하자면 역사의 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을 ‘해석’하고 ‘평가’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인간의 역사적 행위는 어디까지나 역사적 인간의 주관적 자의에 바탕을 둔 것이면..

사유(思惟) 2024.02.11

니체의 탈현대적 언어이해-진리의 허구성과 허구의 진실성

진리의 허구성과 허구의 진실성 -니체의 탈현대적 언어이해- 이진우(계명대 철학) 목차 1. 니체의 도전과 포스트모더니즘 2. “진리의 허구성”과 해석의 의미 3. 언어의 이중성: 의식의 언어와 신체의 언어 4. 허구의 진실성: 철학에서 수사학으로 1. 니체의 도전과 포스트모더니즘 “다양한 눈들이 있다. 스핑크스도 역시 이러한 여러 눈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진리들’이 존재한다. 고로 어떤 진리도 존재하지 않는다.”1) 니체는 “실험인”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1885년의 잠언에서 그가 예언하고 있는 20세기와 21세기의 허무주의의 상태를 이렇게 서술하고 있다. 니체가 허무주의의 도래를 예언한지 이미 한 세기가 지나간 현시점에서 허무주의는 이미 현대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표출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사유(思惟) 2024.02.11

니이체와 플라톤 -서구 형이상학의 비판

니이체와 플라톤 -서구 형이상학의 비판 김희준(전북대 교수) Ⅰ.머릿말 니이체와 플라톤이즘; 두명의 철인을 사이에 둔 간격, 2000년을 우리가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는지가 주요 문제이다. 플라톤과 니이체 사이에는 하이데거도 이에 동조한 점에서 형이상학의 전역사가 개입되고 있다. 플라톤에서 시작된 형이상학은 니이체 사상에 이르러 최후의 코스를 거치면서 서양철학 전체의 과정에 그의 그늘을 내리고 있다. 니이체는 마침내 음영 아닌 대지에 나오게 되었음을 공언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끈질기게 다시 본래의 그 그늘에 서는 것을 다시 묻게 된다. 플라톤 철학은 하나의 물음 부호와도 같아서 니이체의 말처럼 너무나 검고, 너무나 괴물 같아서 그것을 기술하려는 누구에게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어떤 경계의 근접까지도 궁..

사유(思惟) 2024.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