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겐슈타인의 ‘의미와 무관한 명제(nonsensical proposition)’와 칸트의 분석판단*박 우 현Ⅰ. 판단의 상충 ― 문제제기비트겐슈타인은 그의 후기 저작 ?탐구?에서 다음과 같이 묻는다. “‘이 물체는 연장을 갖는다’에 대한 대답은 ‘의미와 무관하다(nonsense)’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물론’이라고 말하려 하는가?”(?탐구?, 252절). 이 질문은 철학을 전공한 사람들에게는 혼란을 야기하는 질문이다. 왜냐하면, 주지하다시피, “물체는 연장을 갖는다”라는 명제는 칸트가 ‘분석판단’의 예로써 제시한 저 유명한 명제이기 때문이다.비트겐슈타인은 이 질문에 대해 즉각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그 물음에 대한 대답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혼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