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주교 의정부교구장에 임명된 서울대교구 손희송 주교
프란치스코 교황은 13일 낮 12시(로마 현지시간) 천주교 서울대교구 손희송 주교(세례명 베네딕토)를 의정부교구장으로 임명했다. 이에 손 주교는 현 의정부교구장인 이기헌 주교에 이어 제3대 의정부교구장으로 착좌할 예정이다.
손희송 주교는 1957년 경기도 연천 출생으로 1986년 사제서품을 받았다. 교의신학으로 1986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1996년 가톨릭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첫 임지는 용산본당이다.
이후 1994년부터 2015년까지 20여 년간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에서 교수로 재임하며 후학을 양성했다. 또한 2012년부터는 교구 사목국장으로서 서울대교구의 사목 방향성과 기틀을 잡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2015년 7월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서울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 8월 주교로 서품됐다. 주교서품 후 2016년 6월부터 현재까지 교구 총대리 주교를 맡고 있으며, 재단법인 바보의나눔 이사장,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 이사장, 한국교회사연구소 이사장 등을 역임하고 있다.
손 주교는 그동안 꾸준한 저술 활동을 통해서도 사목에 힘써왔다. 사제서품 이후 <주님이 쓰시겠답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우리 시대의 일곱 교황>, <사계절의 신앙>, <겨자씨 자라나서 큰 나무 되듯이>를 비롯해 스무 권이 넘는 저서를 펴냈다.
임명 발표 직후 손 주교는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를 비롯한 주교·사제단과 축하 인사를 나눴다. 14일에는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을 방문해 염수정 추기경을 예방하고, 의정부교구청으로 이동해 이기헌 주교를 예방할 예정이다.
■ 손희송 주교 약력
1957년 1월 28일 | : | 경기 연천 출생 |
1972년 3월 ~ 1975년 2월 | : | 성신고등학교(소신학교) |
1975년 3월 ~ 1979년 2월 | : |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
1979년 5월 ~ 1981년 8월 | : | 군복무 |
1982년 10월 ~ 1986년 4월 | : |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대학교(교의신학 석사) |
1986년 7월 4일 | : | 사제수품 |
1986년 7월 ~ 1992년 10월 | : |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대학교(신학박사 과정 수료) |
1992년 10월 ~ 1994년 9월 | : | 용산 본당 주임 |
1993년 3월 ~ 1996년 2월 | : | 가톨릭대학교(교의신학 박사) |
1994년 9월 ~ 2015년 2월 | : |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
2012년 8월 ~ 2015년 8월 | : | 사목국장 |
2015년 7월 14일 | : |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임명 |
2015년 8월 28일 | : | 주교수품 |
2015년 9월 1일 | : | 중서울지역 및 가톨릭학교법인담당 교구장대리 |
2016년 6월 1일 | : | 겸) 총대리 |
2017년 8월 18일 | : | 면) 중서울지역 교구장대리 |
2022년 1월 1일 | : | 겸) 서서울지역담당 교구장대리 |
2024년 3월 13일 | : | 의정부교구장 임명 |
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함아름
서울대교구 손희송 주교, 의정부교구장에 임명
- 이기헌 주교에 이어 3대 교구장으로 임명
제3대 의정부교구장 손희송 주교 삶과 신앙
[앵커] 의정부교구장에 임명된 손희송 주교는 40년 가까운 사제 생활 동안 후학 양성은 물론 다양한 책 저술과 명강연 등을 통해 신자들을 만나왔습니다.
그 누구보다 신자들이 행복한 신앙인이 되기를 희망했던 손 주교의 삶과 신앙을 이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학자 주교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사제.
손희송 주교는 40년 가까운 사제 생활 동안 다양한 저술과 강연 등을 통해 신자들과 만났습니다.
미사전례를 쉽게 설명하는 안내서를 비롯해 신앙의 기초가 되는 성사와 말씀, 신앙을 생활에 적용하는 방법 등에 이르기까지 출간한 저서만 수십 권에 이릅니다.
신자들의 신앙을 성장시키는 데 없어선 안 될 자양분이 되고 있습니다.
가톨릭평화방송 TV 강연을 통해 누구나 알기 쉽게 가톨릭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명강연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손 주교가 직접 쓰고 강연한 ?우리 시대의 일곱 교황?은 교황들이야말로 하느님이 주신 귀중한 선물이란 걸 깨닫게 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손 주교는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서울대교구 사목국장에 임명됐을부터 줄곧 많은 신자들이 기쁘고 즐겁게 신앙 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습니다.
강론 시간에 늘 흥미로운 예화를 준비해 신자들의 집중력이 떨어질 때 하나씩 꺼내 웃음바다로 만들곤 했습니다.
손 주교는 특히 평신도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습니다.
자신이 사제가 된 건 '어머니의 기도 덕분'이라며 어머니를 수호천사로 여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제와 수도자는 평신도의 기도와 사랑을 먹고 사는 존재"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손 주교는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실천하는 사제였습니다.
“주님께서 영원한 생명을 주는 말씀을 지니셨는데 우리가 주님을 두고 누구를 찾아가겠느냐”(요한 6,68)는 베드로의 고백을 사제수품 성구로 택한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고민이 있고 힘겨운 시기가 닥쳐올 때면 언제나 수품성구를 되뇌며 새로운 각오를 다졌습니다.
2015년 서울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된 손 주교는 이듬해인 2016년부터 서울대교구 총대리로서 교구장을 보필하며 교구의 발전과 성장에 어머니 같은 역할을 해왔습니다.
교구 사무처를 비롯해 재무평의회와 교구전례위원회, 성직자위원회 등 주요 위원회와 기관만 30개가 넘는 곳을 담당해왔습니다.
3년 전 코로나 팬데믹으로 미사가 중단됐을 때는 사목자로서 매우 가슴아파했습니다.
손 주교는 서울평협이 팬데믹 기간 신앙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본당 대항 모바일 성경쓰기'를 마치면서 다시금 말씀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손희송 주교 / 2020년 7월 29일>
"평소에 기도와 하느님 말씀으로 자기 신앙을 다지던 사람들은 어떤 상황이 와도 꾸준하게 자기 신앙생활을 하는데 신앙의 맛을 느끼면서, 또 어려운 때일수록 하느님을 의지하면서 살아가는데 그렇지 않았던 분들은 신앙이 쉽게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
코로나로 신자들이 신앙생활에서 멀어질 것을 염려한 손 주교는 CPBC TV 매일미사를 활성화시켰고, 때로는 직접 출연했습니다.
<손희송 주교 / 2023년 1월 22일 CPBC TV 매일미사>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생명이 허락된 시간이 짧기 때문에 더 소중합니다. 하느님이 이 소중한 시간에 우리가 부지런히 사랑을 배우고 익히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야만 우리의 생명이 끝났을 때 사랑 자체이신 당신과 온전히 하나가 돼서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서에서도 밝혔듯 손 주교는 사제의 삶에 대해 "어떤 상황에서든 한결같이 단순한 마음으로
충실하게 주님을 섬겨야 한다"고 당부합니다.
주님을 향한 열정으로, 묵묵하고 우직하게 신임 의정부교구장으로서의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많은 이의 기도가 필요한 때입니다.
CPBC 이힘입니다.
손희송 주교 “새로운 임무를 맡겨주신 하느님께 온 마음으로 찬미와 감사를 드린다”
13일 서울대교구청 2층 로비.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와 구요비 주교, 이경상 주교가 모였다. 로비 양쪽 끝에는 의정부교구 사제단과 서울대교구 꾸리아(Curia) 사제단이 나란히 함께했다. 손 주교의 의정부교구장 임명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발표를 앞두고 주교와 사제단이 모인 자리에서 손 주교의 얼굴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 상기된 표정이 역력했다. 이윽고 저녁 8시. 교구 사무처장 정영진 신부가 단상에 올라 손 주교의 의정부교구장 임명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하느님의 자비로우심으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2024년 3월 13일 수요일 오후 8시, 로마시각 낮 12시에 서울대교구 손희송 베네딕토 보좌 주교를 제3대 의정부교구장으로 임명하셨습니다.”
발표와 동시에 주교단과 사제단은 우레 같은 박수로 손 주교의 제3대 의정부교구장 임명을 축하했다. 의정부교구는 새 교구장 탄생을 기뻐하며, 교구를 대표해 함께 자리한 홍보국장 이종경 신부가 손 주교에게 꽃다발을 전했다. 손 주교를 떠나보내는 서울대교구 사제단은 손 주교의 사진과 문장, 응원 문구 등이 담긴 카드를 전하며 인사를 나눴다.
정순택 대주교는 새 교구장을 맞이하게 된 의정부교구에 축하 인사를 전했다. 정 대주교는 “새 교구장 탄생은 한국 교회 전체의 기쁨이고 자랑”이라며 “손희송 주교님께서 의정부교구와 한국 교회를 위해 큰 일을 해주실 것이라 여기며 기도로서 도와드리고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 대주교는 “우리 교구로서는 또 큰 인재를 내어드려야 하는 아픔과 크나큰 손실도 느껴진다는 측면에서 오늘은 기쁘고도 슬픈 날”이라며 교구에서 함께한 손 주교를 떠나보내는 아쉬운 마음도 드러냈다.
손 주교는 “새로운 임무를 맡겨주신 하느님께 온 마음으로 찬미와 감사를 드린다”며 임명 소감을 밝혔다. 손 주교는 “오랫동안 몸담았고 정들었던 서울대교구를 떠나는 것이 섭섭하고 아쉽다"면서도 “그럼에도 기쁜 마음으로 새 임지인 의정부교구로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손 주교는 “교구 보좌 주교로 지내는 동안 다양한 임무를 맡았는데, 그 임무를 큰 탈 없이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저를 도와주시고 기도해 주신 사제, 수도자, 신자들 덕분”이라며 “여러분과 함께 일하고 지내면서 기뻐하고 고민했던 시간은 오래 아름답게 남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손 주교는 의정부교구민들에게 인사말을 전하며 “주님께서 원하시는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구원 공동체, 그래서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는 교회 공동체를 이뤄 가는 여정을 새로운 마음으로 걸어가 보자”고 당부했다.
손 주교를 지근 거리에서 지켜봤던 이들은 손 주교와의 작별을 아쉬워하며 신임 의정부교구장으로서 교구 발전에 헌신할 것을 응원했다. 손 주교가 서울대교구 보좌 주교로 임명된 후 10여 년간 함께 일한 정세라(세레나, 서울대교구 총대리 비서실)씨는 “손 주교님은 어떤 일을 하든 항상 간결하고 명확하셨던 분”이라며 “당신만의 확고한 기준과 비전을 지니신 분이기에 의정부교구의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하실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신학교에서 2년여간 손 주교의 강의를 들었다는 김영주(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수녀는 “주교님은 모든 시간에 충실하시고 매사에 성실하셨던 분이셨다”면서 “지금처럼 교구민들에게 따듯하면서도 아버지 같은 주교이자 거룩한 사제로 살아가시길 바란다”고 기도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박민규 기자 mk@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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