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와 詩魂 749

새벽의 삼종에서 저녁의 삼종까지 / 프랑시스 잠(Francis Jammes)

by bluehazyjunem on flick 위대한 것은 인간의 일들이니 / 프랑시스 잠(Francis Jammes) Ce sont les travaux. . . Ce sont les travaux de l'homme qui sont grands : celui qui met le lait dans les vases de bois, celui qui cueille les épis de blé piquants et droits, celui qui garde les vaches près des aulnes frais, celui qui fait saigner les bouleaux des forêts, celui qui tord, près des ruisseaux vifs, les osiers, celui ..

시(詩)와 詩魂 2012.10.23

김이듬, 만년청춘

만년청춘 - 김이듬 매년 이맘때면 터지는 폭죽소리 환호하는 사람들 발산하고 발작하고 발화하고 발포하고 발을 굴려요 실신할 때까지 그러고 싶으면 귀를 막아도 들리고 눈을 감아도 훤하다면 갈등도 없이 가고 있다면 축제는 돌아오고 장사는 끝날 줄 모르고 확성기는 꺼질 줄 모르고 아무리 소리 질러도 네가 그들과 같이 간다 해도 나는 떠나야 해요 세상 끝으로 끌려가기 꺼려지는 곳으로 거기도 축제라면 거기를 떠나야겠지만 어디로 갈까요 방방곡곡 축제장이니 부자고 젊고 똑똑하고 심지어 진보적이기까지 한 당신이 시를 쓴다면 콘서트를 연다면 소녀가 쓰러지고 성황이고 계단은 가파르고 초청가수는 보통 가수가 아니니까 노래를 멈추지 않겠지 노래 부르는 사람은 노래하고 음반을 사는 사람은 음반을 사고 그들은 불법음반을 사지 않을..

시(詩)와 詩魂 2012.08.29

서정주, 꽃밭의 독백(獨白)

꽃밭의 독백(獨白) -사소(娑蘇) 단장(斷章) - 서정주 노래가 낫기는 그 중 나아도 구름까지 갔다간 되돌아오고 네 발굽을 쳐 달려간 말은 바닷가에 가 멎어 버렸다 활로 잡은 산돼지 매로 잡은 산새들도 이제는 벌써 입맛을 잃었다 꽃아 아침마다 개벽(開闢)하는 꽃아 네가 좋기는 제일 좋아도 물낯 바닥에 얼굴이나 비취는 헤엄도 모르는 아이와 같이 나는 네 닫힌 문에 기대 섰을 뿐이다 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 벼락과 해일(海溢)만이 길일지라도 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 ------------

시(詩)와 詩魂 2012.08.19

포크로 접시를 긁듯이 사랑하고 싶다

소설가이자서울예술종합대 문창과 교수인 김태용 선생의 시인 변신의 궤적~~~~~~~~~~~~~~~~ 자끄 드뉘망, 김태용역, , 울리포프레스, 2012 의 작가로 알려진, 생몰연대를 알 수 없는, 자끄드뉘망은 아마도, 어쩌면, 소설가 김태용의 도플갱어일지도 모르겠다. 우리 모두에게 있는 유령처럼, 늘 우리를 따라다니며 뒤돌아보면 어느새 사라지는 우리 자신의 저 깊은 곳, 닿을래야 닿을 수 없는 그리움, 를 읽다보면 우리가 그리워하는 대상은 밖에 있지 않고 우리 자신 안에 있는 그 근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것은 차갑고 단단하지/ 납처럼 달고,/ 구름처럼 깊지/오후 속으로 사라지는 얼룩말의 빛깔/ 아, 라고 말하면/ 오, 라고 들리지/ 아니 그건 모두가 아는 진실과 무관한/여름 청어의 맛/ ..

시(詩)와 詩魂 2012.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