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드릴테니, 부디 기쁘게만 살아라, - 옮긴이 김재인 마지막 장을 읽고 고개를 드니 창밖에 노을이 찬란하다. 열락이다.너무 아름다운 것은 때론 속절없이 슬프기조차 하다. 어디선가 부모를 잃고 자지러지게 우는 아이가 있을 것이고, 어디선가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공원을 달려가는 아이가 있으리라... 매끈한 공간과 홈이 패인 공간, 유목적 공간과 정주적 공간, 전쟁 기계가 전개되는 공간과 국가 장치에 의해 설정되는 공간- 이 두 공간의 본성은 전혀 다르다. 그런데 우리는 이 두 공간을 단순하게 대립시킬 수도 있다. 지만 이보다 휠씬 더 복잡한 차이, 즉 잇달아 나타나게 될 대립항들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게 만들어보이는 차이를 학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게다가 이 두 공간은 사실상 서로 혼합된 채로만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