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소의 식물 사랑』에는 18세기 프랑스의 계몽주의 사상가이자 소설가인 루소가 들려주는 식물 이야기가 담겨 있다. 루소는 여행 도중 만난 금융업으로 크게 이름을 떨친 부유한 귀족 집안인 들르세르 부인을 만난다. 부인은 자신의 딸을 위해 식물학에 대한 가르침을 루소에게 부탁한다. 이 책에는 그 기본을 소개한 편지글이 수록되어 있다. 들르세르 가문은 금융업으로 크게 이름을 떨친 부유한 귀족 집안이었다. 들르세르 부인은 여행 도중 루소와 만나 친분을 쌓게 되는데 이때부터 루소는 장문의 편지를 통해 들르세르 부인과 그 딸에게 식물학의 기본을 전달하게 되는데 이 편지들은 훗날 따로 편집되어 식물학 입문 교재로 널리 쓰이게 된다. 현학적인 박물학이나 속된 약초학의 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고 식물에 대한 애정과 관찰을 통해 자연으로 이끄는 루소의 방법론은 당대의 많은 식물학자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자신의 주장을 스스로 실천한 것이다. 루소의 식물학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식물학이 아니라. 식물에 대한 객관적인 지식을 주는 식물학이 아니다. 여기에는 식물과 친해지기 위한 식물학을 지향하고 식물에 대한 열정을 보여준다. 루소의 식물학에 관한 편지들과 단상들은 우리들에게 진정으로 학문하는 태도가 어떠한 것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교훈을 선사한다. 현학적인 박물학이나 속된 약초학의 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고 식물에 대한 애정과 관찰을 통해 자연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낸다.
루소의 편지와 글, 식물에 대한 성찰들, 구체적 실천과 함께 하는 성찰들은 학문은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가장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것이며 자신이 탐구하는 대상과 하나가 되는 것임을 가르쳐주고, 진정으로 자연(환경)과 화합하는 것의 의미를 전해준다. 루소가 말년에 식물학에 관해 나눈 편지의 기록인 이 글들은 식물과 자연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보내는 초대이자 헌사이다
위대한 반 문명주의자 장-자크 루소는 이성의 진보와 문명의 발달을 신봉했던 계몽의 시대에 반 문명의 기치를 높이 든 선각자이자 이단아였다. 루소는 누구보다 더 예민하고 날카로운 직관력으로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역설하면서도 그 시대의 모순 또한 가장 먼저 지각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루소의 말은 단순한 문명의 거부가 아니라 자연을 때 묻지 않은 원초적인 아름다움과 감정의 원천으로 파악한 것을 의미한다. 루소의 인간은 감정을 따라가는 존재이며 이 감정의 가장 풍요로운 원천은 자연의 아름다움인 그 자체인 것이다.
루소는 말년에 이르러 자신의 여력을 식물학에 쏟아 부었다. 위대한 식물학자 린네우스에 의해 어느 정도 체계가 잡히기 시작했지만 18세기는 아직 식물학이 독자적인 위치를 차지하지 못하던 시기였다. 당시 식물학은 분류학과 약초학이 중심이었으며 대학에서 의학부의 하위 분과였던 것이다. 루소는 자연에서 가장 풍요로운 식물의 왕국이 "그 자체로" 독자적인 가치를 지니지 못하고 실용적인 목적에 의해서 연구되는 것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자연의 미를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느끼는 것이야말로 자연에 대한 탐구가 가져 오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 실린 루소의 글들은 말년의 루소가 얼마나 헌신적으로 자연의 탐구에 매달렸는지,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에게 돌아가려는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자연주의자로서의 루소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이 글들은 그 자체로 프랑스 산문문학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식물을 좋아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바치는 헌사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