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가 1959년 언어학계에 혜성 같은 등장을 알렸던『B.F. 스키너의 '언어 행동'에 대한 서평』을 비롯해 근 50년에 걸쳐 촘스키가 발표한 글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을 가려 뽑아 모은 것으로, 촘스키 사상을 포괄적으로 개관할 수 있는 첫 저작선집이다. 원서에서는 촘스키의 글 25편을 분야 구분 없이 발표된 순서대로 실었으나, 한국어판에서는 누구나 읽기 쉬운 정치평론 분야와 비교적 높은 집중력을 요구하는 언어학 분야로 나누어, 관심 가는 분야를 골라 읽을 수 있도록 편집했다.
강연문인 1부 3장 ‘언어와 자유’, 그리고 2부 4장 ‘저 너머의 광경 : 정신에 관한 연구 전망’은 논의의 초점에 따라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으나 크게 보면 둘 다 촘스키가 스스로 다다른 언어관을 서양 사상사의 맥락에서 풀이한 내용으로, 촘스키의 인식론 철학을 쉽고 자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끈다. 촘스키는 평소 자신의 언어학 연구와 정치·경제 비판은 서로 관련이 없다고 말해왔으나, 인식론의 지점에서 현대 언어학의 거두이자 인지혁명의 주역인 촘스키와 행동하는 양심적 지식인 촘스키가 결합된다고 할 수 있다.
노엄 촘스키는 현대 언어학의 방향을 정립한 언어학자이자 인지과학 혁명의 주역으로서 명성을 누리는 데 머물지 않고, 젊었을 때부터 약자의 편에 서서 사회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1967년 미국 지식인들의 양심에 날카로운 경종을 울리기 시작한 그는, 여든 살을 넘긴 오늘날까지도 자유사회주의자libertarian socialist로서,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 또 세계 민중의 한 사람으로서 다국적 거대 기업들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 세계 질서와 미국의 제국주의, 자본의 언론 장악을 신랄하게 파헤치며, 지배 권력의 선전에 세뇌되기 쉬운 사람들에게 지적인 자기방어법을 제공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안목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 미국에게 역사란 한낱 낡고, 고리타분하고, 희미한 것입니다. 누가 역사에 대해 신경을 씁니까? 영광스런 미래를 향해 행진합시다, 이런 분위기지요. 그러나 곤봉을 맞은 사람들은 역사를 기억합니다. 그들은 과거의 역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역사가 되풀이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이 책, 《촘스키, 지知의 향연》(원제 The Essential Chomsky)은 촘스키가 1959년 언어학계에 혜성 같은 등장을 알렸던〈B.F. 스키너의 《언어 행동》에 대한 서평〉을 비롯해 근 50년에 걸쳐 촘스키가 발표한 글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을 가려 뽑아 모은 것으로, 촘스키 사상을 포괄적으로 개관할 수 있는 첫 저작선집이다. 원서에서는 촘스키의 글 25편을 분야 구분 없이 발표된 순서대로 실었으나, 한국어판에서는 누구나 읽기 쉬운 정치평론 분야(1부 행동하는 지성의 광장)와 비교적 높은 집중력을 요구하는 언어학 분야(2부 촘스키 언어학의 파노라마)로 나누어, 관심 가는 분야를 골라 읽을 수 있도록 편집했다. 총 25편 중 7편이 언어 관련 논문이고 나머지 18편은 주로 미국의 국내외 정책을 다룬 정치평론이다. 1부 18편, 2부 7편의 수록 순서는 각 글의 발표 순서에 따랐다.
강연문인 1부 3장 ‘언어와 자유’, 그리고 2부 4장 ‘저 너머의 광경 : 정신에 관한 연구 전망’은 논의의 초점에 따라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으나 크게 보면 둘 다 촘스키가 스스로 다다른 언어관을 서양 사상사의 맥락에서 풀이한 내용으로, 촘스키의 인식론 철학을 쉽고 자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끈다. 촘스키는 평소 자신의 언어학 연구와 정치·경제 비판은 서로 관련이 없다고 말해왔으나, 인식론의 지점에서 현대 언어학의 거두이자 인지혁명의 주역인 촘스키와 행동하는 양심적 지식인 촘스키가 결합된다고 할 수 있다. 옮긴이 이종인은 〈옮긴이의 말〉에서 이 지점을 다음과 같이 간명하게 설명한다.
촘스키의 언어 사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사상가는 데카르트와 훔볼트다. 데카르트는 인간의 정신이 물질적 필요나 외부의 강요가 아니라 호기심과 충동에 의해 더 잘 작동하며, 이것이 창조성을 낳는다고 보았다. 훔볼트는 언어의 특징을 “유한한 수단의 무한한 활용”으로 규정하면서, 언어 생성 과정은 인간 정신에 내재하는 본성에 뿌리를 두고서, 그 본성이 제약하는 범위 안에서 자유로운 발전을 지향한다고 했다. 유전적으로 결정되어 있는 인간의 본성이란, 이를테면 인간에게는 어깻죽지 아래에 날개가 아니라 팔이 자라나도록 정해져 있고, 적절한 조건이 주어졌을 때 꿀벌 같은 비행 신호가 아니라 ‘말’을 하도록 정해져 있는 것을...
이 책, 《촘스키, 지知의 향연》(원제 The Essential Chomsky)은 촘스키가 1959년 언어학계에 혜성 같은 등장을 알렸던〈B.F. 스키너의 《언어 행동》에 대한 서평〉을 비롯해 근 50년에 걸쳐 촘스키가 발표한 글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을 가려 뽑아 모은 것으로, 촘스키 사상을 포괄적으로 개관할 수 있는 첫 저작선집이다. 원서에서는 촘스키의 글 25편을 분야 구분 없이 발표된 순서대로 실었으나, 한국어판에서는 누구나 읽기 쉬운 정치평론 분야(1부 행동하는 지성의 광장)와 비교적 높은 집중력을 요구하는 언어학 분야(2부 촘스키 언어학의 파노라마)로 나누어, 관심 가는 분야를 골라 읽을 수 있도록 편집했다. 총 25편 중 7편이 언어 관련 논문이고 나머지 18편은 주로 미국의 국내외 정책을 다룬 정치평론이다. 1부 18편, 2부 7편의 수록 순서는 각 글의 발표 순서에 따랐다.
강연문인 1부 3장 ‘언어와 자유’, 그리고 2부 4장 ‘저 너머의 광경 : 정신에 관한 연구 전망’은 논의의 초점에 따라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으나 크게 보면 둘 다 촘스키가 스스로 다다른 언어관을 서양 사상사의 맥락에서 풀이한 내용으로, 촘스키의 인식론 철학을 쉽고 자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끈다. 촘스키는 평소 자신의 언어학 연구와 정치·경제 비판은 서로 관련이 없다고 말해왔으나, 인식론의 지점에서 현대 언어학의 거두이자 인지혁명의 주역인 촘스키와 행동하는 양심적 지식인 촘스키가 결합된다고 할 수 있다. 옮긴이 이종인은 〈옮긴이의 말〉에서 이 지점을 다음과 같이 간명하게 설명한다.
촘스키의 언어 사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사상가는 데카르트와 훔볼트다. 데카르트는 인간의 정신이 물질적 필요나 외부의 강요가 아니라 호기심과 충동에 의해 더 잘 작동하며, 이것이 창조성을 낳는다고 보았다. 훔볼트는 언어의 특징을 “유한한 수단의 무한한 활용”으로 규정하면서, 언어 생성 과정은 인간 정신에 내재하는 본성에 뿌리를 두고서, 그 본성이 제약하는 범위 안에서 자유로운 발전을 지향한다고 했다. 유전적으로 결정되어 있는 인간의 본성이란, 이를테면 인간에게는 어깻죽지 아래에 날개가 아니라 팔이 자라나도록 정해져 있고, 적절한 조건이 주어졌을 때 꿀벌 같은 비행 신호가 아니라 ‘말’을 하도록 정해져 있는 것을 말한다.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이러한 제약 조건은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공유하는 것이다. 지구상의 어느 지역, 어느 민족에게서 태어나든, 모든 어린아이는 부모나 주위 환경에서 배운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말과 문장을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데, 촘스키는 이런 인간의 언어 능력에 대한 연구가 인간 정신을 탐구하는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고, 인간 본성에 대하여 더 폭넓은 이론을 수립하게 해준다고 보았다. 촘스키는 “유한한 수단의 무한한 활용”이라는 언어의 특성으로부터, 인간이란 근본적으로 창조적이고 탐구적이며, 자기완성을 지향하는 존재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창조와 탐구는 강요가 아니라 ‘자극을 받고 마음이 내킬 때’(곧 호기심과 충동이 일 때) 이루어지며 이것은 자유의 본능에서 나온다고 한다. 다시 말해 자유는 인간의 지능, 존엄, 행복을 발전시킬 수 있는 필수조건이다.
촘스키는 지금까지의 문법은 서술 타당성에만 집중했을 뿐, 풀이 타당성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기존의 전통 문법과 사전들은 각 언어의 형식적 특성을 체계적으로 정리했을 뿐, 언어의 기본적 속성(말하는 이의 언어능력)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그 속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만약 언어학의 목표가 외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형식 문법을 가르치고, 어휘와 발음을 알게 하고, 언어들의 차이점을 알게 해주는 것이라면 그것은 언어의 바깥 현상을 밝히는 데 그치는 셈이다. 촘스키의 언어학은 그것을 넘어서서 풀이 타당성으로 나아감으로써 언어가 어떻게 생성되는지 밝혀내려 한다. 촘스키는 풀이 타당성을 위해 보편 문법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보편 문법의 체계는 개별 언어의 경험에 의해 확정되는 매개변수의 체계와 불변의 보편 원리 체계로 구성된다. 다시 말해 이 지구상에 사용되는 많은 언어들이 겉으로는 각각 다르게 보이지만, 속으로 들어가 보면 보편 문법의 몇 가지 안 되는 규칙을 바탕으로 매개변수에 따라 다른 형태를 취하는 한 가지 공통 언어(보편 언어)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라틴어에서는 격 변화가 상당히 풍부하고, 산스크리트나 핀란드어에서는 훨씬 더 풍부하지만 영어에서는 격 변화가 미미하고 중국어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더 깊이 파고들면 중국어와 영어는 라틴어와 동일한 격 체계를 가지고 있는데 단지 발음의 실현만이 다른 것이다.
촘스키의 보편 문법 사상은 사회 분석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인간의 본성에는 자유를 지향하는 본능이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사회 정의와 도덕으로 나아가려는 강렬한 열망이 있다. 문명화의 과정을 통찰하면 사회 정의와 도덕심이 발달되어온 과정이 드러난다. 사람들은 필요에 따라 여러 가지 제도를 만들어오는 한편, 문명의 발전에 따라 스스로 만들어온 여러 제도(예를 들어 노예제도, 인종 차별, 남녀 차별 등)가 인간의 본질적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제국에 대한 도전이 시작되었고 민주주의가 정립되었으며, 그것을 더 좋은 제도로 만들기 위한 운동이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이렇게 볼 때, 지금까지 알려진 유한한 지식을 가지고 무한의 이상을 열망하는 촘스키의 정치·사회관은 “유한한 수단의 무한한 활용”이라는 언어관과 일맥상통한다.
촘스키는 인간 정신에 내재하는 본성을 주장하기 때문에 관념론자로 오해받기도 한다. 그런데 2부 4장 ‘저 너머의 광경 : 정신에 관한 연구 전망’에서는 데카르트의 물체-정신 이원론이 이미 무너졌음을 지적한다. 물체-정신 이원론이 성립하려면 먼저 물체body 개념이 명확하게 규정되고, 그 물체의 범위 밖에 있는 어떤 것을 정신이라고 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대 과학의 발전에 따라 명확한 물체 개념은 이제 성립하지 않게 되었다.
우리가 이룰 수 있는, 물질세계에 관한 최고 이론은 여러 가지 힘, 덩어리가 없는 미립자, 데카르트 학파의 ‘과학적 상식’에 배치되는 갖가지 실재 등을 포괄한다. 우리는 이것들이 물체의 세계, 물리적인 세계의 속성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중략) 물질세계는 물질세계가 그러하다고 우리가 발견하는 어떤 것, 풀이를 위한 이론적인 목적으로 가정된 어떤 속성들의 묶음이다. (중략) 요컨대, 물체에 대한 명확한 개념은 없다. 물질세계만 있을 뿐이다. 그 세계의 속성은 ‘물체’로 규정되는 선험적 경계 없이, 하나하나 발견해나가야 할 대상이다. 따라서 정신-물체 문제는 명료하게 규정할 수가 없다. 문제 자체를 설명할 분명한 방법이 없기 때문에 해결이 불가능하다. 누군가 명확한 물체 개념을 제시하지 않는 한, 어떤 현상이 물체의 한계를 벗어나는지 여부를 따질 수 없다.(본문 611~612쪽)
다만 논의의 전개를 위해, 사람들이 경험적으로 “정신적 표출과 작용”이라고 여겨온 여러 가지 현상을 ‘정신’이라든가 ‘심리’라 부르는 것이 가능할 따름이다. 그리하여 우리가 “인간의 심리를 연구할 때, 어떤 인식 기능(이를테면 언어 능력)에 관한 이론을 개발하고 이 기능이 어떤 속성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한다면, 우리는 그 속성과 관련된 뇌의 메커니즘을 발견하려 애쓰고, 자연과학의 관점으로 그것들을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한다. 동시에 자연과학의 개념을 수정할 가능성을 열어둔다. 천체의 움직임을 설명하기 위해 데카르트의 접촉역학 개념을 수정한 것이나, 뉴턴 이후의 시대에 자연과학이 진화하면서 자주 이전의 이론을 수정해온 것과 마찬가지다.”(612쪽)
노엄 촘스키는 현대 언어학의 방향을 정립한 언어학자이자 인지과학 혁명의 주역으로서 명성을 누리는 데 머물지 않고, 젊었을 때부터 약자의 편에 서서 사회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1967년 《뉴욕 리뷰 오브 북스The New York Review of Books》에 〈지식인의 책무〉를 기고하면서 미국 지식인들의 양심에 날카로운 경종을 울리기 시작한 그는, 여든 살을 넘긴 오늘날까지도 자유사회주의자libertarian socialist로서,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 또 세계 민중의 한 사람으로서 다국적 거대 기업들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 세계 질서와 미국의 제국주의, 자본의 언론 장악을 신랄하게 파헤치며, 지배 권력의 선전에 세뇌되기 쉬운 사람들에게 지적인 자기방어법을 제공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안목을 제시하고 있다.
추천사
근 30년 동안 노엄 촘스키는 식을 줄 모르는 분노로, 세세한 사항까지 치밀하게 주의를 기울이며, 미국 권력층의 주요 명제(“우리는 자유를 옹호하고 저들이 침략을 한다”)를 예리하게 해부해왔다.
-《우트네 리더Utne Reader》
촘스키는 다른 논객들이 잠자리에 든 뒤에도 오랫동안 남아 우리의 고정관념에 도전한다. 그는 우리의 국가적 양심을 콕콕 찌르는 가장 날카로운 등에가 되었다.
-《뉴욕타임스》
촘스키는 오늘날 글을 쓰는 그 누구보다도 탁월하게 분노에 통찰을 가미하고, 박식함에 도덕적 열정을 결합한다. 성취하기 어려운 일이며, 사람들에게 격려가 되는 업적이다.
-《인 디즈 타임스In These Times》
평화의 대의를 위해 나선, 서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식인 중 한 사람.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
촘스키는 세계적 현상이다. 아마 대외 정책에 관한 한, 그의 글이 지구상에서 가장 널리 읽힐 것이다.
-《뉴욕타임스 북리뷰The New York Times Book 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