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와 詩魂

가을 편지 5 / 이 해인

나뭇잎숨결 2008. 9. 13. 08:41

 

 

가을 편지 5 /  이 해인

 

 


바람이 붑니다
당신을 기억하는
내 고뇌의 분량만큼
보이지 않게
보이지 않게
바람이 불고 있읍니다.

솦 속에 앉아 해를 받고
떨어지는 나뭇잎들의 기도를
들은 적이 있읍니까
한 나무에서 떨어지는
나뭇잎들의 서로 다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읍니까

이승에 뿌리내린
삶의 나무에서 지는 잎처럼
하나씩 사람들이 떨어져 나갈때
아무도 그의 혼이 태우는
마지막 기도를 들을 수 없어
안타까와해 본 적이 있읍니까

지는 잎처럼
그의 삶이 또한
잊혀져 갈 것을
당연한 슬픔으로
받아들이지 못해
괴로와 해 본 적이 있읍니까

은행잎이 지고 있어요
노란 꽃비처럼. 나비처럼
춤을 추는 무도회
이 순간을 마지막인 듯이
당신을 사랑한 나의 언어처럼
쏟아지는 빗소리

마지막으로 아껴 두 었던
이별의 인사처럼
지금은 잎이 지고 있어요
그토록 눈부시던
당신과 나의 황금빛 추억들이
울면서 웃으면서 떨어지고 있어요

아프도록 찬란햇던
당신과 나의 시간 들이
또다시 사랑으로 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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