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와 詩魂

위 처사에게 드림(贈衛八處士) / 杜甫

나뭇잎숨결 2008. 9. 24. 09:05

 

 

 贈衛八處士
증위팔처사
위 처사에게 드림

 

杜甫
두보

 

 

人生不相見 動如參與商 
인생불상견  동여삼여상 
今夕復何夕 共此燈燭光
금석복하석  공차등촉광

 

우리네 세상살이 자칫하면
서로 엇갈려 뜨는 동쪽 별 서쪽 별 같아서
한번 헤어지면 다시 서로 보기가 어려운데
다시 만나 이 등잔불을 함께 하니
오늘 저녁이 그 얼마만의 저녁이던가

 

 

少壯能幾時  髮各已蒼 
소장능기시  빈발각이창
訪舊半爲鬼 驚呼熱中腸
방구반위귀  경호열중장

 

젊어 청춘이던 때가 얼마였던가
우리 모두 어느새 귀밑머리 하얗게 세었네
옛 벗을 찾아보니 이미 반은 죽어 귀신이 되었기에
그 이름 부르다 놀라 애간장이 다 끊어지네

 

 

焉知二十載 重上君子堂 
언지이십재  중상군자당
昔別君未婚 兒女忽成行
석별군미혼  아녀홀성황

 

어찌 알았으리
이십 년 만에 다시 그대 집 찾게 될 줄을.
작별할 때 미혼이었던 그대에게도
어느새 아들 딸이 줄줄이 달렸구나

 

怡然敬父執 問我來何方 
이연경부집  문아래하방
問答未及已 驅兒羅酒漿
문답미급이  구아나주장

 

친구는 날 반갑게 맞이하며 손을 잡고서
지금 어디에서 오는 길이냐고 내게 묻는데
주고받는 안부인사도 채 끝나기 전에
아이들은 아버지의 벗이 왔다하여
술상을 차려 오는구나.

 

 

夜雨剪春  新炊間黃梁
야우전춘구  신취간한량 
主稱會面難 一擧累十觴
주칭회면란  일거누십상

 

밤비 속에서도 안주상에 올릴 부추를 베고
새로 지은 밥에는 기장을 조금 섞었는데
이 집 주인인 친구는 그간 얼굴보기 어려웠던
귀한 손님이 왔다하여
연거푸 술을 열 잔씩이나 거듭 권하는데

 

 

十觴亦不醉 感子故意長 
십상역불취  감자고의장
明日隔山岳 世事兩茫茫
명일격산악  세사량망망

 

열 잔의 술을 마셔도 전혀 취하지 않고
친구의 옛정만 오랫동안 느껴져 오네
내일이면 다시 헤어져
산이 다시 우리 사이를 가로막으리니
우리네 세상사 막막하여 헤아릴 수 없어라.

평역은 푸른글...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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