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와 詩魂

가을 편지 3 / 이 해인

나뭇잎숨결 2008. 9. 11. 08:14

            

 

가을 편지 3 /  이 해인


길을 가다
노랗게 물든 나뭇잎을 주웠읍니다
크나큰 축복의 가을을
조그만 크기로 접어
당신께 보내고 싶습니 다

당신 앞엔
늘 작은 모습으로 머무는 나를
그래도 어여삐 여기시는 당신

빛 바랜 시집 책 갈피에
숨어있던 20년 전의 단풍잎에도
내가 살아 온
가을이 빛나고 있읍니다

친구의 글씨가 추억으로 찍혀 있는
한장의 단풍잎에서
붉은 피 흐르 는 당신의 손을 봅니다
파열된 심장처럼
아프디아픈 그 사랑을 내가 읽습니다

당신을 기억할 때마다
내 마음은 불붙는 단풍숲
누구도 글수 없는 불의 숲입니다

당신이 그리울 때마다
내 마음은 열리는 가을하늘
그 누구도 닫지 못하는
푸른 하늘입니다.

 



 

 2007년에 찍은 설악의 단풍...

 

 

 

 

 

 

 

 

 

 

 

 

 



 

'시(詩)와 詩魂'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편지 5 / 이 해인   (0) 2008.09.13
가을 편지 4 / 이 해인   (0) 2008.09.12
가을 편지 2 / 이 해인  (0) 2008.09.10
가을편지 1 / 이해인  (0) 2008.09.09
가을의 기도 외  (0) 2008.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