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편지 3 / 이 해인
길을 가다
노랗게 물든 나뭇잎을 주웠읍니다
크나큰 축복의 가을을
조그만 크기로 접어
당신께 보내고 싶습니 다
당신 앞엔
늘 작은 모습으로 머무는 나를
그래도 어여삐 여기시는 당신
빛 바랜 시집 책 갈피에
숨어있던 20년 전의 단풍잎에도
내가 살아 온
가을이 빛나고 있읍니다
친구의 글씨가 추억으로 찍혀 있는
한장의 단풍잎에서
붉은 피 흐르 는 당신의 손을 봅니다
파열된 심장처럼
아프디아픈 그 사랑을 내가 읽습니다
당신을 기억할 때마다
내 마음은 불붙는 단풍숲
누구도 글수 없는 불의 숲입니다
당신이 그리울 때마다
내 마음은 열리는 가을하늘
그 누구도 닫지 못하는
푸른 하늘입니다.
2007년에 찍은 설악의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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