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 5

[11월은 위령성월]삶과 죽음을 넘는 영원한 생명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살아서 나를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아니할 것이다.” ( ‭‭요한‬ ‭11‬:‭25‬-‭26‬ ‭) [1] 위령성월 기도문 [2] 모든 성인 대축일과 위령성월(慰靈聖月) [3]정금원 스콜라스티카: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 ‘죽음을 기억하라’ [4] 위령 성월 특집-가톨릭 장례문화 [5] 연옥은 무엇이고, 연옥 영혼들을 위한 기도가 중요한 이유는 뭘까. [1] 위령성월 기도문 ○ 깊은 구렁 속에서 주님께 부르짖사오니 주님, 제 소리를 들어주소서. ● 제가 비는 소리를 귀여겨들으소서. ○ 주님께서 죄악을 헤아리신다면 주님, 감당할 자 누구리이까. ● 오히려 용서하심이 주님께 있사와 더 더욱 당신을 섬기라 하시나이다. ○ 제 영혼이..

백서(帛書) 2023.10.29

사랑받는(하는) 사람은 항상 부활의 상태에 놓여있다(2)

사랑받는(하는) 사람은 항상 부활의 상태에 놓여있다(2) -연중30주일,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너 자신처럼” 1. 가을 하늘이 높기로 정(情) 하늘을 따를쏘냐(한용운) 한용운의 「정천한해」(情天恨海)를 다시 읽어본다. 가을 하늘이 높다기로/ 정(情) 하늘을 따를쏘냐./봄 바다가 깊다기로/한(恨) 바다만 못 하리라.//높고 높은 정(情) 하늘이/싫은 것만 아니지만/손이 낮아서/오르지 못하고,/깊고 깊은 한(恨) 바다가/병될 것은 없지마는/다리가 짧아서/건너지 못한다.//손이 자라서 오를 수만 있으면/정(情) 하늘은 높을수록 아름답고/다리가 길어서 건널 수만 있으면/한(恨) 바다는 깊을수록 묘하니라.//만일 정(情) 하늘이 무너지고 한(恨) 바다가 마른다면/차라리 정천(情..

사랑은 죽음처럼 강하고, 열정은 저승처럼 억센 것!(아가8,6)

양주 나리공원에서, 사진작가 분이가, 탱큐! 사랑은 죽음처럼 강하고, 열정은 저승처럼 억센 것!(아가8,6) -연중29주 전교주일,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라”를 중심으로 1. 한용운, 「이별은 미의 창조」 & 「군말」 이별은 미의 창조입니다/ 이별의 미는 아침의 바탕(質)없는 황금과 밤의 올(絲)없는 검은 비단과 죽음 없는 영원의 생명과 시들지 않는 하늘의 푸른 꽃에도 없습니다./ 님이여 이별이 아니면 나는 눈물에서 죽었다가 웃음에서 다시 살아날 수가 없습니다. 오오 이별이여./ 미는 이별의 창조입니다 (「이별은 미의 창조」) 님만 님이 아니라 기룬 것은 다 님이다. 중생이 석가의 님이라면 철학은 칸트의 님이다. 장미화의 님이 봄비라면 마찌니의 님은 이태리다, 님은 내가 사랑할 뿐 아니..

존재의 편린(片鱗)에서, 창조질서와 은총질서가 하나가 되는 향연(饗宴)

존재의 편린(片鱗)에서, 창조질서와 은총질서가 하나가 되는 향연(饗宴) 연중28주,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를 중심으로 1. 김남조, 「가난한 이름에게」 10월10일 김남조 시인의 영면에 부쳐, 절대고독의 백미라 불리는 「가난한 이름에게」를 읽어본다. 이 넓은 세상에서/한 사람도 고독한 남자를 만나지 못해/나 쓰일모 없이 살다 갑니다/이 넓은 세상에서/한 사람도 고독한 여인을 만나지 못해/당신도 쓰일모 없이 살다 갑니까//검은 벽의/검은 꽃 그림자 같은/어두운 향로//고독 때문에/노상 술을 마시는 고독한 남자들과/이가 시린 한겨울 밤/고독 때문에/한껏 사랑을 생각하는/고독한 여인네와/이렇게들 모여 사는 멋진 세상에서/얼굴을 가리고/고독이 아쉬운 내가 돌아갑니다//불신과 ..

‘멀츠하이머mulzheimer’의 추상적 고백에 의한 '모퉁이의 머릿돌kephale gonias'

‘멀츠하이머mulzheimer’의 추상적 고백에 의한 '모퉁이의 머릿돌kephale gonias' -연중27주, “주인은 다른 소작인들에게 포도밭을 내줄 것입니다”를 중심으로 1. 라이너 마리아 릴케, 「가을날」 ①주여, 때가 왔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얹으십시오./들에다 많은 바람을 놓으십시오.//②마지막 과실들을 익게하시고/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그들을 완성시켜, 마지막 단맛이/짙은 포도주 속에 스미게 하십시오 //③지금 집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고독한 사람은 이후로도 오래 고독하게 살아/ 잠자지 않고, 읽고, 그리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바람에 불려 나뭇잎이 날릴 때, 불안스러이/ 이리저리 가로수 길을 헤멜 것입니다. 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