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 / 김명인
물러서지 않으려고 안간힘 쓰던/ 늦가을의 고집도/ 마침내 스스로를 추수하는가/ 툭, 하고 떨어질 때의 비장(悲壯)!/ 온몸에 서리를 휘감은 모과 한 알/ 땅바닥에 뒹굴고 있다/ 꼭지 빠진 모과는 시절의 경계가/ 저토록 선명하다/ 돌부리에 부딪히면서 방금 터져나온 듯/ 샛노란 울음까지/ 시리게 깨물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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