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바다로 가다 / 김명인
내 몸이 소금을 필요로 하니, 날마다 소금에 절어가며/ 먹장 모연 세월 썩는 육체를 안고 가는 여행 힘에 겹네/ 썩어서 부식토가 되는 나뭇잎이 자연을 이롭게 한다면/ 한줌 낙엽의 사유라도 길바닥에 떨구면 따뜻하리라/ 그러나 찌든 엽록의 세상 너덜토록/ 풍화시킨 쉰 살밖에 없어/ 후줄근한 퇴근길의 오늘 새삼 춥구나/ 저기, 사람이 있네, 염전에는 등만 보이고/ 모습을 볼 수 없는 소금 굽는 사람이 있네/ 짜디짠 땀방울로 온몸 적시며/ 저물도록 발틀 딛고 올라도 늘 자기 굴헝에 떨어지므로/ 꺼지지 않으려고 수차를 돌리는 사람, 저 무료한 노동/ 진종일 빈 허벅만 퍼올린 듯 소금 보이지 않네/ 하나, 구워진 소금 어느새 썩는 살마다 저며와 뿌옇게/ 흐린 눈으로 소금바다 바라보게 하네/ 그 눈물 다시 쓰린 눈금으로 뭉치려고/ 드넓은 바다로 돌아서게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