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와 詩魂

창문이 비추고 있는 것/이수명

나뭇잎숨결 2008. 2. 11. 14:36

창문이 비추고 있는 것/이수명

 

 

창을 바라본다 창문이 비추고 있는 것

 

이것이 누군가의 생각이라면 나는 그 생각이 무엇인지 모르는 채 누군가의 생각 속에 붙들려 있는 것이다.

 

내가 누군가의 생각이라면 나는 누군가의 생각을 질료화한다. 나는 그의 생각을 열고 나갈 수가 없다.

 

나는 한순간,

누군가의 꿈을 뚫고 들어선 것이다.

 

나는 그를 멈춘다.

 

커튼이 날아가버린다. 나는 내가 가까워서 놀란다. 나는 그의 생각을 돌려보려 하지만 동시에 그의 생각을 잠그고 있다. 나의 움직임 하나하나로

 

창문이 비추고 있는 것

지금 누군가의 생각이 찢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