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와 詩魂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릴케

나뭇잎숨결 2008. 2. 21. 16:01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릴케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햇빛처럼 꽃보라처럼
또는 기도처럼 왔는가.

행복이 반짝이며 하늘에서 몰려와
날개를 거두고
꽃피는 나의 가슴에 걸려온 것을......

하얀 국화가 피어있는 날
그 집의 화사함이
어쩐지 마음에 불안하였다.
그날 밤늦게, 조용히 네가
내 마음에 닿아왔다.

나는 불안하였다.
아주 상냥하게 네가 왔다.
마침 꿈 속에서 너를 생각하고 있었다.
네가 오고 은은히, 동화에서처럼
밤이 울려 퍼졌다.

밤은 은으로 빛나는 옷을 입고
한 주먹의 꿈을 뿌린다.
꿈은 속속들이 마음 속 깊이 스며들어
나는 취한다.

어린 아이드링 호도와
불빛으로 가득한 크리스마스를 보듯
나는 본다. 네가 밤 속을 걸으며
꽃송이 송이마다 입맞추어 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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