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 4

‘에우카리스테인(εὐχαριστεῖν 감사)’의 원천, 신은 디테일에 있다(미스 반 데어로에)

‘에우카리스테인(εὐχαριστεῖν 감사)’의 원천, 신은 디테일에 있다(미스 반 데어로에)-연중17주, “예수님께서는 자리를 잡은 이들에게 원하는 대로 나누어 주셨다”를 중심으로      1. 나태주, 「오늘도 너를 보았다」   ​오늘도 너를 보았다 / 여적 한 번도 보지 못한 어깨걸이 / 빨강색 가방을 메고 /걸어가는 너를 보았다 // 무슨 즐거운 일이 있는지 /친구와 웃으며 너는 걸어가고 있었다 / 너를 보았으므로 오늘 하루도 / 나에겐 뜻깊고 보람 있는 하루가 될 것이다 /오늘밤 꿈속에서 나는 또 너를 / 너도 모르게 만날 것이다.   ​나태주의 「오늘도 너를 보았다」는 ‘오늘도 나는 나를 보았다’로 바꿔 읽어도 크게 의미가 달라지지 않는다. 나태주 현상의 바탕에는 사소한 것들에 대한 감사로..

한낮의 빛이 (밤의)어둠의 깊이를 어찌 알랴(2)

한낮의 빛이 (밤의)어둠의 깊이를 어찌 알랴(2)(Wie das Licht des Mittags die Tiefe der Finsternis erfährt)   -연중16주일, 그들은 목자 없는 양들 같았다>를 중심으로         1. 정지용, 「그의 반」   내 무엇이라 이름하리 그를/ 나의 영혼 안에 고흔 불/공손한 이마에 비추는 달/나의 눈보다 값진 이/ 바다에서 솟아올라 나래 떠는 금성/쪽빛 하늘에 흰 꽃을 달은 고산식물/나의 가지에 머물지 않고/ 나의 나라에서도 멀다/ 홀로 어여삐 스사로 한가로워 항상 머언 이,/나는 사랑을 모르노라, 오로지 수그릴 뿐/ 때 없이 가슴에 두 손이 여미어지며/ 굽이굽이 돌아나간 시름의 황혼길 위/나 바다 이편에 남긴/ 그의 반임을 고이 지니고 걷노라   ..

아포스텔로ἀποστελλω사도 파견, 무엇으로부터의 자유에서 무엇에로의 자유로!

순애 데레사가, 탱큐!  아포스텔로ἀποστελλω 사도, 파견 , 무엇으로부터의 자유에서 무엇에로의 자유로!-연중15주, “예수님께서 그들을 파견하기 시작하셨다.”를 중심으로          1. 폴 엘뤼아르, 『자유』     ​나의 노트 위에 / 나의 독서대와 나무 위에 /모래 위에 눈 위에/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내가 읽은 모든 책장 위에/모든 백지위에/돌과 피와 종이 혹은 재위에 /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금빛의 이미지 위에/전쟁의 총칼 위에 제왕의 왕관 위에/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정글과 사막 위에/새 둥지 위에, 금작화 위에/내 유년의 메아리 위에/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밤의 경이로움 위에/일상의 흰 빵 위에/약혼시절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나의 쪽빛의 옷 조각 위에/..

무능함으로 표현된 사랑, 하느님은 전능하시지만, 사랑이신 하느님은 전능하지 않다!

무능함으로 표현된 사랑, 하느님은 전능하시지만, 사랑이신 하느님은 전능하지 않다!-연중14주,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1. 이육사, 「청포도」     내 고장 칠월은 청포가 익어가는 계절/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하늘빛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오면/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두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하이얀 모시수건을 마련해 두렴.(1939년)   7월에 이육사의 「청포도」를 읽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 우리는 이육사가 18번이나 옥중생활을 했고, 그렇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