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성과 인격의 형이상학적 이원론에서 일엽편주를 타고 바다 건너가기 연중12주, “도대체 이분이 누구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를 중심으로 1. 오규원, 「고요」 라일락 나무 밑에는 라일락 나무의 고요가 있다 /바람이 나무 밑에서 그림자를 흔들어도 고요는 고요하다/비비추 밑에는 비비추의 고요가 쌓여 있고/때죽나무 밑에는 개미들이 줄을 지어 때죽나무의 고요를 밟으며 가고 있다/창 앞의 장미 한송이는 위의 고요에서 아래의/고요로 지고 있다 오규원 시인의 「고요」는 우리 내면의 고요와 접촉하는 방법을 보여준 사물시에 해당한다. 고요하면 떠오르는 내적평점심이라는 관념을 지우고 오직 잠잠하고 고요한 상태란 무엇인가를 드러낸 시이다. 모든 사물은 고요하다는 명제를 던진 셈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