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네 시쯤,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헤테로토피아(Les Heterotopies) -연중2주, “무엇을 찾느냐?-라삐, 어디에 묵고 계십니까?”를 중심으로 1. 이성부,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린다」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리는 것은/살아갈수록 내가 작아져서/ 내 눈은 작은 것으로만 꽉 차기 때문이다//먼데서 보면 크높은 산줄기의 일렁거림이/나를 부르는 은근한 손짓으로 보이더니/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봉우리 제 모습을 감춘다// 오르고 또 올라서 정수리에 서는데/아니다 저어기 더 높은 산 하나/ 버티고 있다. //이렇게 오르는 길 몇 번이나 속았는지/ 작은 산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나를 가두고 / 그때마다 나는 옥죄어 눈 바로 뜨지 못한다.// 사람도 산속에서는 미물이나 다름없으므로/또 한 번 작은 산이 백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