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와 詩魂

출렁거림에 대하여 / 고재종

나뭇잎숨결 2024. 3. 31. 14:13

 

 

출렁거림에 대하여

고재종

너를 만나고 온 날은, 어쩌랴 마음에

반짝이는 물비늘 같은 것 가득 출렁거려서

바람 불어오는 강둑에 오래오래 서 있느니

잔 바람 한 자락에도 한없이 물살 치는 잎새처럼

네 숨결 한 올에 내 가슴별처럼 희게 부서지던

그 못다 한 시간들이 마냥 출렁거려서

내가 시방도 강변의 조약돌로 일렁이건 말건

내가 시방도 강둑에 패랭이꽃 총총 피우건 말건

 

 

 

'시(詩)와 詩魂'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0) 2024.04.28
침묵에 대하여  (0) 2024.03.31
봄 마당에서 한나절 / 고재종  (0) 2024.03.31
숲의 묵언 / 고재종  (0) 2024.03.31
무늬 / 고재종  (0) 2024.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