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思惟)

노벨 문학상에 佛 소설가 르클레지오

나뭇잎숨결 2008. 10. 9. 21:26

한글과 김치를 사랑한 르클레지오` [연합]

송기정 이화여대 교수, 한국과의 `인연의 끈` 소개

9일 '2008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확정된 장마리 귀스타브 르클레지오는 대표적인 지한파 작가다.

그는 이화여대 초빙교수로 지난해 가을부터 올 봄까지 '프랑스문학비평'과 '프랑스 시'를 주제로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고, 수시로 한국을 드나들 정도로 한국과의 인연의 끈을 이어갔기 때문.

2001년에 한국을 첫 방문한 후부터 교분을 맺어온 송기정 이화여대 불문과 교수는 르클레지오를 "지극히 순수하고 소년같은 마음을 가진 소설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와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르클레지오가 유년시절을 아프리카에서 보내서 그런지 항상 약자의 편에서 서구 열강의 폭력적이고 침략적인 행태를 비판했다"며 운을 뗐다.

이어 르클레지오가 맺은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도 소개했다.

송 교수에 따르면 르클레지오는 한글 자모를 읽고 쓸수 있으며 기본적인 단어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한국어' 실력을 갖췄다고 한다.

송 교수는 "르클레지오는 평소 한국어가 매우 과학적인 언어라고 높이 평가했었다"며 "본인이 독학으로 한글을 공부할 정도로 우리나라에 대해 커다란 애정을 가진 분"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그의 작품이 대부분 번역돼 출간된데다 두터운 팬층마저 조성됐다는 소식을 듣고 '겁없이' 한글을 공부하기 시작했다가 한글의 참맛에 흠뻑 빠졌다는 것.

그는 또 "르클레지오는 김치는 물론 한국 음식 전반을 즐길뿐 아니라 첨단기술과 옛스런 멋이 조화된, 양가적인 서울의 경치를 좋아했다"고 덧붙였다.

송 교수는 "워낙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에 아마 신경도 쓰지 않을 것 같다. 시골 할아버지와 같은 순박하고 따뜻한 예술가"라며 세계 최고의 작가로 우뚝선 르클레지오를 평했다.
(서울=연합뉴스)

 

노벨 문학상에 佛 소설가 르클레지오(종합)


[머니투데이 엄성원기자]


올해 노벨 문학상은 프랑스의 소설가 장-마리 구스타프 르 클레지오(68, 사진)에게 돌아갔다. 프랑스 작가에게 노벨 문학상이 돌아간 것은 1985년 이후 처음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9일 르 클레지오를 실험적인 소설과 에세이는 물론 아동문학에서도 뛰어난 업적을 남긴 작가로 평가했다. 한림원은 르 클레지오를 새로운 출발과 서정적 모험, 관능적 황홀감, 인간애 탐험 등에 몰두한 작가로 설명하기도 했다.

한림원은 문학상 선정 이유를 통해 특히 르 클레지오가 1980년 발표한 소설 '사막'을 높이 평가했다. 한림원은 르 클레지오가 '사막'을 발표하며 소설가로서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했다. 소설 '사막'은 검색하기 북아프리카 사막의 파괴된 문명을 불청객 유럽 이민자의 시선으로 묘사하고 있다.

1940년 4월13일 영국인 의사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르 클레지오는 8살 때 아버지가 일하던 아프리카 나이지리아로 건너가 2차대전 시절을 그곳에서 보냈다. 23세 때 처녀작 '조서'(Le Proces-verbal)로 르노드상을 받으면서 문단에 이름을 알린 르 클레지오는 이후 단편집 '발열'과 장편 평론 '물질적 황홀', 장편소설 '대홍수', '사랑하는 대지' 등을 잇달아 발표했다.

르 클레지오는 수차례 한국을 방문하고 한국 대학 강단에 서기도 한 지한파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2001년 한불작가교류 행사 당시
운주사를 찾아 그때의 감흥을 '운주사 가을비'라는 시로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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