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와 詩魂

춘설(春雪)/ 정지용

나뭇잎숨결 2022. 2. 22. 04:59

춘설(春雪) / 정지용

 

 

문 열자 선뜻!
먼 산이 이마에 차라.

우수절(雨水節) 들어
바로 초하루 아침.

새삼스레 눈이 덮인 멧부리와
서늘옵고 빛난 이마받이 하다.

얼음 금가고 바람 새로 따르거니
흰 옷고름 절로 향기로워라.

옹숭거리고 살아난 양이
아아 꿈 같기에 설워라.

미나리 파릇한 새순 돋고
옴짓 아니 기던 고기 입이 오물거리는,

꽃피기 전 철 아닌 눈에
핫옷 벗고 도로 춥고 싶어라.

 

 

 

'시(詩)와 詩魂'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가(雅歌) / 신달자  (0) 2022.03.05
청 혼/진은영  (0) 2022.03.05
봄 / 이성부  (0) 2022.02.22
봄 / 황인숙  (0) 2022.02.22
봄 / 정지용  (0) 2022.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