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게
유치환
바람아 나는 알겠다.
네 말을 나는 알겠다.
한사코 풀잎을 흔들고
또 나의 얼굴을 스쳐가
하늘 끝에 우는
네 말을 나는 알겠다.
눈 감고 이렇게 등성이에 누우면
나의 영혼의 깊은 데까지 닿는 너.
이 호호(浩浩)한 천지를 배경하고
나의 모나리자!
어디에 어찌 안아볼 길 없는 너.
바람아 나는 알겠다.
한오리 풀잎나마 부여잡고 흐느끼는
네 말을 나는 정녕 알겠다.
바람에게
유치환
바람아 나는 알겠다.
네 말을 나는 알겠다.
한사코 풀잎을 흔들고
또 나의 얼굴을 스쳐가
하늘 끝에 우는
네 말을 나는 알겠다.
눈 감고 이렇게 등성이에 누우면
나의 영혼의 깊은 데까지 닿는 너.
이 호호(浩浩)한 천지를 배경하고
나의 모나리자!
어디에 어찌 안아볼 길 없는 너.
바람아 나는 알겠다.
한오리 풀잎나마 부여잡고 흐느끼는
네 말을 나는 정녕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