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고, 꿈꾸듯 쳐다보고, 생각에 몰두한, 종종 의심쩍은 생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여자들은 1880년에서 1890년 사이에 피렌체 화가 비토리오 마테오 코르코스가 전문으로 그린 소재였다. 젊은 여인의 옆자리에는 그라세 출판사에서 나온 유명한 연속 출판물에 속하는 세 권의 책 더미 <캉디드>가 놓여 있다. (,,,,,,)
여름에 뒤이어 가을이 왔지만, 젊은 여자의 생각은 과연 어떤 대상의 주변을 맴돌고 있는 것일까? 말라버린 나뭇잎 사이에 붉은 꽃잎이 보인다. 꽃잎은 책 더미에 눌려 의자에 매달려 있는 장미에서 떨어진 것이다. 장미, 더구나 붉은 장미는 사랑의 상징이다. 사랑도 시들고 지나가고 사라져버린 것처럼 보인다. (,,,,,,)
막 작별한 여름은 젊은 처녀를 자의식이 강한 여인으로 만들었다. 아마도 독서가 그 일에 일정한 몫을 담당했을 것이다. 장미는 책갈피로 사용된 것처럼 보인다. 어쨌든 책 읽는 여자가 머리를 힘차게, 거의 반항적으로 치켜든 모습은 한 가지 사실만은 분명하게 보여준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순진한 상태로 되돌아가려는 동경이 아니다. 그림의 제목이 사람을 헷갈리게 만든다. 책 읽는 이 여자는 결코 꿈꾸는 사람이 아니다.
- 비토리오 마테오 코르코스의 <꿈>
‘실용적인 글쓰기 책 한 권.’ 저자들은 책머리 ‘들어가는 글’의 제목을 이렇게 달았다. 겸손한 표현이지만, 글쓰기의 본질에 대한 저자들의 솔직한 생각이 녹아있는 말이다. 저자들은 책 전반에 걸쳐 글쓰기는 ‘헤파이토스’(노동의 신)의 영역이지, ‘뮤즈’(예술의 신)의 영역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첫장의 제목을 ‘글쓰기는 노동이다’로 뽑았고, 그 밑에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 바깥에서는 어떤 배움의 길도 없다.”는 나탈리 골드버그의 말을 인용한다.
연세대 학부대학 교수로 15년동안 글쓰기를 가르쳐온 저자들은 그동안 쌓인 글쓰기 관련 원리와 방법론의 고갱이를 이 책에 쏟아놓고 있다. ‘노동’이라는 단어로 요약되는 글쓰기의 속성 또는 본질에서 시작해 독서를 내면화하는 방법, 글의 구성력을 높이는 방법, 설계도를 그리는 방법, 글의 구성력을 높이는 방법, 글의 서두와 마무리를 인상적으로 하는 방법, 우리 말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는 방법 등이 깔끔하게 정리돼 있다. 글쓰기의 A부터 Z까지를 다루고 있는 셈이다. 글쓰기 지침서의 구실을 하기 때문에 중학교 고학년 이상의 학생들이 읽기에도 무리가 없다. 곧 대학생에 들어갈 고등학생이라면 대학에서 요구하는 글쓰기의 수준을 미리 가늠해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저자 중 한명인 정희모 교수는 2004년초 글쓰기 교육 시스템을 알아보기 위해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를 방문한 경험을 책에서 공개했다. 미국 대학들에서 글쓰기 교육을 많이 시키는 것에 대해 글쓰기 프로그램을 책임진 그 대학 교수는 “대부분 리더로 성장할 학생들이며, 리더가 하는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글을 쓰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다. 최근 한국의 대학들이 앞다퉈 글쓰기 과목을 필수 교양과목으로 지정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정 교수는 글쓰기 교육을 중시하는 나라 안팎의 추세에 대해 “글쓰기가 지닌 뛰어난 사고형성 기능과 관련이 있다”고 했다. 글쓰기가 단순히 지식이나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지식을 구성하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한다는 것이다.
왜 글쓰기가 중요한가?
최근 국내 주요 국립대학과 사립대학들이 앞다투어 글쓰기 과목을 필수 교양과목으로 지정했다. 이는 곧 우리의 대학이 글쓰기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와 더불어 기업체에서도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무엇보다도 중시하여 기업에서도 대학에서 글쓰기 능력을 키워줄 것을 요구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글쓰기 교육은 왜 중요한가?
글쓰기는 바로 뛰어난 사고 형성 기능과 관련이 있으며, 생각을 만들어내고 지식을 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쓰면서 새로운 생각이 솟아난다. 그래서 글쓰기 교육은 논리적 사고, 창조적 사고를 키울 수 있는 핵심 교육이기에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금 서점가에는 글쓰기 관련 책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그 많은 글쓰기 책들의 대부분이 실제 쓰는 방법보다 글을 쓸 때 필요한 지침만 나열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과연 지침을 나열한 글쓰기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글쓰기가 향상될 수 있을까? 단연코 아니다. 글을 직접 써보지 않고는 글 솜씨가 늘 수 없다.
게다가 수많은 학교에서 글쓰기 교육 방법을 개선하려고 애를 쓰지만, 우리의 현실은 아직까지도 외국만큼 다양하고 깊이 있는 글쓰기 학습이 실현되고 있지 않다. 이는 글쓰기 교육의 역사가 짧아 그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탓이다.
따라서 대학에서 15년 동안 글쓰기 강의를 해오면서 그 누구보다도 이런 현실을 절감한 연세대학교 학부대학 정희모?이재성 교수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실용적인 글쓰기 책, ?글쓰기의 전략?을 선보이게 되었다.
글쓰기는 누구나 어려워하지만 방법은 있다!
글쓰기는 누구나 어려워한다. 뛰어난 문장가들도 글이 써지지 않아 벽에 머리를 찧고 싶을 때가 있다고 고백할 정도이니, 대다수 평범한 사람들이야 오죽하겠는가.
이 세상 어떤 책도 글쓰기의 비결을 담을 수는 없다. 글쓰기 능력은 오로지 꾸준한 독서와 쓰기를 통해 향상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아직 독서량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전략적 차원의 요령을 제시해 주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이 책은 읽기(Reading )와 쓰기(Writing)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고안되어 있다. Reading과 Writing은 언제나 함께 가는 동반자이다. 많은 책에서 상상력과 창의력이 있는 글을 쓰라고 하지만, 지식이 없으면 결코 상상력이나 창의력을 발휘할 수 없다. 그런데 지식은 글 속에, 책 속에 있다. 이 책은 모범이 될 예문의 전문을 다 수록하여 배경지식을 알려주면서, 한 편의 글이 어떠한 생각의 흐름으로, 어떤 논리적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는지를 배워 실전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이 책은 글의 구성법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글은 구성하는 방법에 따라 그 수준과 깊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설령 갖고 있는 지식이 미미하더라도 구성법을 잘 운용하면 나름대로 좋은 글이 된다.
독서는 물론 경험도 부족한 사람들이 처음부터 글을 잘 쓸 수는 없다. 이 책은 그들의 숙련 시간을 단축시켜주고 시행착오를 줄여준다. 이 책은 원리를 가르쳐주는 책이 아니라 원리를 적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목차
글의 힘
글쓰기는 노동이다
* Reading| 콜럼버스여· 달걀 값 물어내라
상식에 도전하라
지식· 구성력· 문장력
분석하며 읽는 방법
독서의 내면화 과정
원리를 적용하는 연습
뛰어난 문장가도 벽에 머리를 찧는다
* 점검 1· 2
■ 알고 보면 쉬운 우리글 / 우리글은 소리글자입니다
2. 발상 : 관습적 해석에 저항하라
글쓰기 과정의 탐색
테마를 잡는 방법
* Reading| 간디의 물레
서술 전략
테마와 주제
구성적 아이디어
아이디어를 얻는 비결
발상 단계의 주의사항들
논제 속에 테마가 들어 있는 논술 문제
* 점검 1· 2
■ 알고 보면 쉬운 우리글 / '반듯이'와 '반드시'
3. 계획 : 설계도는 구체적으로 그린다
* Reading : 아날로그(analog)와 디지털(digital)
설계도 짜기
자료가 중요하다
간략한 구성을 작성하는 단계
다양한 글감 만들기
브레인스토밍
분류 항목을 이용해 구성하라
글의 진행 방향
* 점검 1
■ 알고 보면 쉬운 우리글 : '안'과 '않'이 헷갈려요
4. 구성1 : 세밀한 연쇄고리를 만들자
* Reading : 정녕 '문명충돌'인가
세밀한 연쇄고리들
비판과 해결책
논리적 배열 과정
제 2 유형
* 점검 1· 2
■ 알고 보면 쉬운 우리글 : '되'가 맞아, '돼'가 맞아?
5. 구성2 : 구성은 흐름이다
구성은 구조가 아니라 구심력
문제 해결식 유형
현상 -> 원인 -> 해결책
* Reading : 소득격차는 갈수록 벌어지는데
해결책의 제시
유형의 다양한 적용
* 점검 1· 2
■ 알고 보면 쉬운 우리글 : 숟가락은 'ㄷ'받침인데· 젓가락은 왜 'ㅅ'받침일까요?
6. 구성3 : 화제식 유형의 다양한 응용법
화제에 의미를 부여하라
* Reading :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라면
의미 부분은 직설적으로 써라
참신한 화제를 찾아라
독서를 통해 화제를 찾는 방법
'화제 -> 의미' 유형의 응용
* 점검 1
■ 알고 보면 쉬운 우리글 : '등굣길'은 맞는 표기일까요?
7. 구성4 : 나열식 유형의 다양한 응용법
* Reading : 게놈 지도의 득과 실
나열식 구성도 매력있게 만들 수 있다
나열식 유형의 변형 1
나열식 유형의 변형 2
전체 구성과 부분 구성
* 점검 1·2
■ 알고 보면 쉬운 우리글 : 띄어쓰기가 너무 어려워요
8. 서두 : 인상적으로 써라
* Reading : 미래는 인식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마이너리티 리포트
서두의 기능
본문을 염두에 두고 서두를 작성하라
보편적인 화제를 이용한다
인용구의 활용
과제 제시형 서두쓰기
주제에 관한 개념을 서술하라
서두를 아주 쉽게 작성하는 요령
* 점검 1· 2
■ 알고 보면 쉬운 우리글 : 띄어쓰기에서 나머지 두세 가지가 뭐죠?
9. 결말 : 영화의 엔딩신처럼 연출하라
* Reading : '고시 열풍'에 대한 처방
요약과 전망으로 끝맺는다
결말에 주장을 담는 네 가지 방식
결말을 쓰는 몇 가지 방법
* 점검 1
■ 알고 보면 쉬운 우리글 : 깨끗히? 깨끗이!
10. 글 한 편을 멋지게 써보자
* Reading : 사라진 꿈의 세계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
테마와 주제가 결합한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자
글쓰기의 몇 가지 기본 전략
문장과 내용을 고쳐 멋진 글을 만든다
* 점검 1
■ 알고 보면 쉬운 우리글 : 띄어쓰기에서 주의해야 할 사소한 것
11. 단락 : 내 마음대로 만들 수 있다
* Reading : 군화와 고무신의 차이
중심 문장을 찾아라
주제문장과 뒷받침문장
단락의 기본 유형
단락의 응용 유형
뒷받침문장을 뒷받침하는 문장들
* 점검 1
■ 알고 보면 쉬운 우리글 : 말에서처럼 줄여 쓰면 안 되나요?
12. 문장1 : 일곱 가지만 알면 된다
* Reading : 젓가락의 미학
우리말 문장은 일곱 가지
일곱 가지 문장의 특성
문장 만드는 과정
* 점검 1
■ 알고 보면 쉬운 우리글 : 웬? 웬!
13. 문장2 : 바른 문장 쓰는 법
문법에 맞아야 좋은 문장이다
문장은 생각의 틀이다
좋은 문장의 비결
하나의 문장은 하나의 생각을 담는다
주어와 서술어는 반드시 일치해야
피동문을 조심하라
'-의'의 용법
'주어-서술어'의 연결
* 점검 1
■ 알고 보면 쉬운 우리글 : 외래어를 한글로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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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존재하는 딱 한 권의 책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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