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思惟)

걷는 것이 쉬는 것이다 / 김산환

나뭇잎숨결 2009. 2. 23. 05:00

 

 
1부 물의 걸음걸이를 따라가다
임실 섬진강|시인의 마을에 흐르는 강물처럼
완도 청산도|봄의 왈츠 속으로
제주 올레|제주의 속살, 올레를 걷다
제주 다랑쉬오름|오름의 여왕을 오르다
부안 변산|절창은 폭포가 되어 쏟아진다
청송 주왕산|거기에, 내원동이 있었다
문경 토끼비리|마지막 남은 '조선의 큰길'

2부 너와 나를 잇는 고개
평창 대관령 옛길|동해를 품는 눈꽃 길
평창 백운산 칠족령|동강 물굽이 지키고 선 뼝대 고개
인제 점봉산|자작나무 껍질에 편지를 쓰던 그 숲
정선 백운산 화절령|총각들 꽃 꺾기 내기하던 고개
문경새재와 옛길박물관|맨발로 걸어 넘는 아리랑 고개
영주 죽령 옛길|지금도 고갯마루에 주막이 있다
순천 조계산 굴목이재|꽃절을 찾아서
밀양 재약산 사자평|은빛 억새의 바다 200만 평
산청 지리산 장터목|백두대간 종착역, 천왕봉으로 가는 그 고개

3부 풍경이 된 사람들을 찾아서
고창 선운산|동백은 지고, 미당의 시는 절창으로 남고
장성 축령산|나무를 심는 사람
문경 하늘재|망국의 한 안고 마의태자가 넘던 백두대간 첫 고개
해남 두륜산|차의 향기를 좇아 산을 오르다
홍성 덕숭산|시대의 선승 만공, 그가 걸어간 만행의 길
강진 만덕산|벗에게 가는 길
봉화 청량산|바위 병풍 속 푸른 절을 찾아

에필로그|가지 않는 길은 지워진다

 

여행전문작가 김산환(40)씨가 직접 글을 쓰고 사진을 찍어 엮은 '걷는 것이 쉬는 것이다'(사진·실천문학사)가 출간됐다.

 

이 책은 훼손되지 않은 자연을 느긋하게 즐기며 걸을 수 있는 전국 23곳의 '옛길'을 해당 지역의 지도·먹을거리·볼거리·숙박시설까지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해안과 돌담길로 이어지는 제주도 올레 길, 전북 부안군 내소사에서 직소폭포로 가는 전나무 숲길 등이 그 예다.

또 이 책에는 김용택 시인이 극찬한 전북 임실군 덕치면에서 순창군 동계면 구간의 오래된 징검다리가 등장하고, 영화 '서편제'와 드라마 '봄의 왈츠'의 촬영지인 전남 완도군 청산도의 청보리밭과 논두렁과 밭두렁을 따라 피는 유채꽃 길이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이외 경북 문경시 마성면 석현성에서 영강까지 이어진 높이 20m 내외의 깎아지른 절벽을 따라 나있는 토끼비리, 강원도 인제군 점봉산 숲길, 전남 순천시 조계산 굴목이재 등이 저자의 간결하고도 사색적인 글과 함께 소개돼 있다.

디지털화로 대변되는 현대문명을 거슬러 '느림'의 미학을 예찬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요즘, 눈을 시원하게 하는 사진과 함께 책에 소개된 흙길·돌길·물길을 걸으며 주변 자연환경의 눈맞추고 귀 기울이면, 도시의 온갖 소음과 매연으로 찌들었던 심신이 원초적 생명력으로 되살아날 듯하다.

저자 김산환씨는 "나를 경험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식이 바로 걷기고, 걷기를 통해 우리의 몸은 우리를 둘러싼 대지와 하나가 된다"며 "그 길에서 만나는 사람과 자연과 세상, 그들과 벗하며 흘러가는 것도 꽤 근사한 일이 될 것"이라고 걷기 예찬론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