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와 詩魂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릴케

나뭇잎숨결 2020. 9. 16. 12:54

 

 

 1923년 경 Rainer Maria Rilke와 그의 친구들인 Moodie 및 Reinhardt와 함께...영화배우 무디의 가방을 들고 있는 릴케, 릴케를 끝까지 도와준 친구 라인하르트...오랜시간 시론표지로 쓰는데 영감과 편안함을 준다. 사진이 한편의 시다.

 

 

 

 

 

Q! 라이너마리아 릴케 시 몇 편을 읽어 본다.

 

 

 

1.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햇빛처럼 꽃보라처럼
또는 기도처럼 왔는가.

행복이 반짝이며 하늘에서 몰려와
날개를 거두고
꽃피는 나의 가슴에 걸려온 것을......

하얀 국화가 피어있는 날
그 집의 화사함이
어쩐지 마음에 불안하였다.
그날 밤늦게, 조용히 네가
내 마음에 닿아왔다.

나는 불안하였다.
아주 상냥하게 네가 왔다.
마침 꿈 속에서 너를 생각하고 있었다.
네가 오고 은은히, 동화에서처럼
밤이 울려 퍼졌다.

밤은 은으로 빛나는 옷을 입고
한 주먹의 꿈을 뿌린다.
꿈은 속속들이 마음 속 깊이 스며들어
나는 취한다.

어린 아이드링 호도와
불빛으로 가득한 크리스마스를 보듯
나는 본다. 네가 밤 속을 걸으며
꽃송이 송이마다 입맞추어 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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뮈동(Meudon)의 로댕 작업실 앞 정원에서 로댕 및 로즈 뵈레와 함께 산책을 즐기고 있다.(1905)

 

 

 

 

 

 

 2.

 

 

사랑의 노래

당신의 영혼이 내 영혼에 닿지 않은 바에야

어찌 내 영혼을 간직하겠습니까?
어찌 내가 당신 아닌 다른 것 에게로
내 영혼을 쳐 올려 버릴 수 있겠습니까?
오, 어둠 속에서 잃어버린 어떤 것 옆,
당신의 깊은 마음이 흔들려도 흔들리지 않는
조용하고 낯선 곳에
내 영혼을 가져가고 싶습니다.
당신과 나의 몸에 닿는 모든 것은
확실히
마치 두 줄의 鉉에서 한 音을 짜내는
활 모양의 바이올린처럼 우리를 한데 묶어 놓습니다.
어떤 악기에 우리는 얽혀져 있는 것인가요?
어떤 바이올리니스트가 우리를 사로잡은 건가요?
오, 달콤한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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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롱호텔에 있는 로댕작업실에서 로댕의 비서로서 자기 책상에 앉아 업무 중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모습. (1902)


 

 

 

3.

 

사랑에 빠질수록 혼자가 되라

 

 



사랑에 빠진 사람은
혼자 지내는데 익숙해야 하네.
사랑이라고 불리는 그것
두 사람의 것이라고 보이는 그것은 사실
홀로 따로따로 있어야만 비로소 충분히 전개되어
마침내는 완성될 수 있는 것이기에.

사랑이 오직 자기 감정 속에 들어 있는 사람은
사랑이 자기를 연마하는 일과가 되네.
서로에게 부담스런 짐이 되지 않으며
그 거리에서 끊임없이 자유로울 수 있는 것,
사랑에 빠질수록 혼자가 되라.
두 사람이 겪으려 하지 말고
오로지 혼자가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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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udon의 로댕작업실 현관 앞에서 로댕 작품들을 감상하고 있는  Rainer Maria Rilke.......(1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