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思惟)

드림위버, 소설로 읽는 유쾌 발랄한 교양 철학

나뭇잎숨결 2007. 2. 24. 00:02

 

 

 

 

소설로 읽는 유쾌 발랄한 교양 철학

지식이 객관화 할 수 있는 정보의 소유로 본다면, 사유는 오로지 한 주체의 실존적 경험에 기초한 경이에 대한 그 자신의 자율적 행위로 규정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철학과 문학과의 깊은 관계가 설명된다. 경우에 따라 철학적 경이는 철학개론서보다 소설이나 시와 같은 문학작품을 통해서 더 쉽게 경험되고 살아있는 철학적 사유를 배울 수 있다. 특히 철학 입문자의 경우는 그렇다. 가령 도스토예프스키의 장편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이나 보들레르의 시집 『악의 꽃』이 데카르트의 『방법론 서설』이나 칸트의 『순수이성비판』보다 더 강렬하고 절실한 우리의 철학적 사유의 교육장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위와 같은 범주에 속하는 철학적 소설인 동시에 소설형식을 갖춘 철학 교양서이다. 따라서 이 책은 대화체 형태의 이야기와 소설적 플롯을 취하면서, 기존의 철학책들이 지닌 무미건조함과 지루함을 걷어내고 소설적 재미를 만끽하게 해준다.

생각한다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보여주는 책

철학은 세계와 인간에 관한 정보로서의 지식의 축적이나 무엇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의 연마가 아니라, 우리가 일상적으로 믿고 있던 모든 것에 대해서 의문을 던지고 거기서 ‘경이’를 발견하고 그 경이를 풀기 위한 논리적 생각을 추구하는 과정 자체이다. 하지만 기존의 철학 책들이 독자들의 생각과 호기심을 무시한 채 저자의 일방적 접근하는 방법으로 인해 오히려 독자들에게 철학의 즐거움을 반감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독자들에게 답을 제시하기 보다는 일상에서 부딪치는 주제들에 대해서 독자 스스로 질문하게 하고, 그 질문에서 또 다른 질문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 책은 ‘틀 밖에서’ 생각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해주고, 만약에 틀 밖에서 생각한다면 틀 안에서 생각하도록 해준다. 그래서 이 책은 ‘왜’라는 질문뿐만 아니라 ‘무엇’과 ‘어떻게’를 독자들에게 마치 퍼즐을 풀 듯 몰입하게 하면서 철학이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최첨단 영역임을 깨닫게 해준다.

생동감 넘치는 입체적 구성

대개의 철학서들이 철학적 문제들을 서로의 연결고리를 갖지 않은 채 개념 중심의 서술에 그치면서 철학의 생동감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한계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 책은 철학적 문제를 총 13장으로 분류,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철학에 있어서 거의 모든 문제를 차례로 연결하여 사유를 이끌어 간다. 철학 문제에 대한 이 같은 구성은 철학이 인간의 개인적 및 사회적 차원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와 서로 총체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리고 이 책은 각 장 말미마다 ‘독자들을 위한 토론 주제’를 마련하여 각 장에서 다룬 철학적 주제들을 독자 스스로가 좀 더 새롭게 정리할 수 있도록 주제와 관련된 철학적 질문들 던진다. 독자들은 각 질문들의 의미를 이해하고, 그것에 대한 대답을 스스로 찾아보는 과정을 통해서 살아있는 철학적 사유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스스로 철학자가 되어 갈 것이다.

동서고금의 위대한 철학자 163명의 철학적 잠언들 망라

이 책에서 언급하는 고대에서 현대까지 서양은 물론 동양의 철학 스타들의 철학적 잠언들은 사상사로서의 철학과 지적 논쟁으로서의 철학을 입체적으로 서로 연결해줌으로써 각 장에서 다루어진 철학적 문제를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그리고 인용문들은 이러한 맥락을 떠나서 하나하나를 따로 떼어 읽어도 그 자체로 주옥같은 철학적 통찰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인용문 자체가 하나의 철학적 사유이며 사유의 훈련이 된다. 따라서 이 책을 읽다보면 마치 두 권의 책을 읽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한 권은 주인공 소년 이안이 꿈의 멘토인 노인과 엄마 아빠 그리고 친구들과 더불어 겪게 되는 모험과 그에 따른 시련을 다루고 있고, 그리고 다른 한 권은 철학의 전반적인 개관과 더불어 철학이 독자들에게 사색과 교양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스스로 깨닫게 해준다.

 

 

01 지식
오렌지 빛을 비춘 하얀 셔츠를 상상해 보아라. 관점마다 현실은 모두 다르다. 경험론자들은 경험적 검증에 의해 셔츠는 흰색이라고 주장할 것이고, 현상론자들은 인간의 눈에 셔츠는 오렌지색으로 보인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실체론자들은 우리의 감각은 셔츠 ‘그 자체’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셔츠 ‘그 자체’의 색을 알 수는 없다고 말할 것이다. 그럼 지식은 절대 알 수가 없는 것일까?

우리가 의심해야하는 이유는, 1. 감각은 끊임없이 우리를 속인다. 2. 이성이 모든 것을 설명해 줄 수는 없다. 3. 악마가 우리를 기만할 수도 있다. 4. 우리의 뇌가 착각을 일으킬 수도 있고, 그리고 뇌가 그저 그릇에 둥둥 떠 있는 물질일 수 있다. 5. 우리가 생각하는 현실이 사실은 꿈일 수도 있다.

02 자아, 이성, 정신
“내가 물이 먹고 싶다면 그건 내가 목이 마르기 때문이다. 사랑에 대한 꿈을 꾼다면 그것은 내 안에서 성적인 욕망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의식적인 의지는 징후이지 원인이 아니다. 그것의 뿌리는 물질적인 것이다.”_조지 산타야나, 미국 철학자

생각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루퍼트 셀드레이크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생각이 우리에게서 뻗어 나와 우리가 보는 모든 사물, 대상에 가 닿는다.”

03 과학
미래가 과거와 같을 것이라는 관념을 증명할 수 있는 비순환적 논리는 없다. 데이비드 흄은 “경험을 토대로 얻은 주장이 미래가 과거와 같을 것이라고 증명할 수 있는 근거는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러한 주장은 과거와 미래의 유사성을 가정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즉, 귀납을 증명하기 위해 귀납을 사용해야 한다.(귀납의 문제점)

“우리가 관찰하는 것은 자연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 제기 방법에 따라 노출된 자연이다.”
_베르너 하이젠베르크

06 악
“만약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신을 만들었을 것이다.”_볼테르

“만약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모든 것이 허용될 것이다.”_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10 이기심
테레사 수녀가 이기적인 이유는, 1. 다른 사람을 도움으로써 자신이 뿌듯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2.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다. 3. 그녀의 이름은 사후에도 남을 것이다. 4. 천국에서 무한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믿었다.

11 논리
“암탉이란 알이 또 다른 알을 만들기 위한 방식일 뿐이다.”_B.F. 스키너
“확신하기란 싶다. 오히려 인간은 충분히 애매할 필요가 있다.”_C.S. 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