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劉伶) / 박정대
유령이 내게 말하길, 시가 잘 씌어지지 않을 때는 술을 마셔라// 태풍의 한가운데서라도 술은 너를 위로하리니 사랑이 오지 않을 때도 한세월 술을 마셔라// 살아서 네가 마시는 술은 굳건한 너의 生. 너의 생을 생으로 빛나게 하는 것도 술이었나니/ 술이 다 떨어지는 시간이 오면 그때 시를 써라// 사랑이 다 떨어지는 시간이 오면 그때 시를 써라// 시를 쓰고 쓰고 또 쓰다가 그래도 시가 되지 않을 땐 술병座에서 출렁이는 까만 밤의 머루주를 마셔라/ 살아 있는 것들이 내게 말하길, 시가 잘 씌어지지 않을 때는 月下獨酌 스스로 빛나는 시가 돼라//
'시(詩)와 詩魂'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앵두꽃을 찾아서 / 박정대 (0) | 2022.01.09 |
---|---|
시인박멸 / 박정대 (0) | 2022.01.09 |
시 / 박정대 (0) | 2022.01.09 |
아비라는 새의 울음소리는 늑대와 같다 / 박정대 (0) | 2022.01.09 |
사랑의 빗물 환하여 나 괜찮습니다 / 김선우 (0) | 2021.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