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나태주
벙그는 목련꽃송이 속에는
아, 아, 아, 아프게 벙그는 목련꽃송이 속에는
어느 핸가 가을 어스름
내가 버린 우레 소리 잠들어 있고
아, 아, 아, 굴뚝 모퉁이 서서 듣던
흰 구름 엉켜드는 아픈 소리
깃들어 있고
천년 전에 이 꽃의 전신을 보시던 이,
내게 하시는 말씀도 스며서 있다.
당신이 천년 전에 생겨나든지
제가 천년 후에 생겨나든지
둘 중에 하나가 되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시무룩히 고개 숙인 옆얼굴까지 속눈썹까지
겹으로 으슥히 스며서 있다.
그늘 아래 샘물로 스며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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