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와 詩魂

견자見者/박용하

나뭇잎숨결 2020. 10. 6. 19:27

 

견자見者

 

 

박용하

 

 

 

 

누가 자꾸 삶을 뛰어내리는가

누가 자꾸 초읽기 하듯 심장을 뛰어내리고 있는가

 

 

그렇다면 네 영혼은?

네 손목은? 네 발목은?

 

 

누가 자꾸 지구를 뛰어내리는가

누가 자꾸 햇빛과 달빛을 뛰어내리는가

눈물도 심장에서 뛰어내린다

 

 

그렇다면 네 슬픔은?

네 진눈깨비는? 네 고통은?

 

 

너의 심장은 발바닥에서부터 뛴다

너의 노래는 머리카락에서도 자란다

 

 

그렇다면 네 피는?

네 시선은? 네 호흡은?

 

 

물에 빠진 사람은 물을 짚고

허공에 빠진 사람은 허공을 짚을 때처럼

빠지는 것을 계속 짚을 때처럼

 

 

누가 계속 죽음을 뛰어내리는가

누가 계속 초읽기 하듯 심장을 뛰어내리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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