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자見者
박용하
누가 자꾸 삶을 뛰어내리는가
누가 자꾸 초읽기 하듯 심장을 뛰어내리고 있는가
그렇다면 네 영혼은?
네 손목은? 네 발목은?
누가 자꾸 지구를 뛰어내리는가
누가 자꾸 햇빛과 달빛을 뛰어내리는가
눈물도 심장에서 뛰어내린다
그렇다면 네 슬픔은?
네 진눈깨비는? 네 고통은?
너의 심장은 발바닥에서부터 뛴다
너의 노래는 머리카락에서도 자란다
그렇다면 네 피는?
네 시선은? 네 호흡은?
물에 빠진 사람은 물을 짚고
허공에 빠진 사람은 허공을 짚을 때처럼
빠지는 것을 계속 짚을 때처럼
누가 계속 죽음을 뛰어내리는가
누가 계속 초읽기 하듯 심장을 뛰어내리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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