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숙녀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매혹적이지만 천박하지 않고, 똑똑하지만 위협적이지 않은 재키와 오드리가 전 세계에서 가장 닮고 싶은 여성으로 꼽히는 한, 세계 인구의 반을 차지하는 모든 여성은 그 자체로 풍요로운 땅이 아닐 수 없다. 죽을때까지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여성을 위한 멘토링, 오드리! 힐러리 클린턴과 미셸 오바마의 일하는 여성들이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에게 배우는 멘토링, 오드리와 재키는 사후에도 여전히 세계의 주목을 받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 비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 가 아닐까?
재키처럼 생긴 사람도, 재키처럼 말하는 사람도, 또 재키처럼 기발한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녀는 이 세상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잘 알았던 사람입니다. (워너비 재키, 17쪽)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꾸민 티가 나지 않으면서 당당하고, 화려하지 않으면서 은은한 매력을 발산하는 스타일을. 어깨를 드러내거나 가슴이 더 작아 보이는 옷은 절대 피했다. 여성스러운 면에 자신 있었기 때문에 가슴을 드러내는 스타일로 그걸 증명할 필요도 못 느꼈다. (43쪽)
재키는 누가 쓸데없어 보이거나 관심 밖의 일을 들이밀면 ‘싫다’고 말할 줄 알았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재키는 이렇게 함으로써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었다. (124쪽)
안 된다는 말은 재키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었다. 사실 그녀는 지는 걸 참지 못했고, 안 된다고 하는 사람에게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본때를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했다. 성취욕이 높은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 재키도 장애물이 나타나면 뚫고 지나가든지 돌아가서라도 가는 방법을 모색했지, 절대 항복하는 법이 없었다. (128쪽)
재키는 정말로 중요한 일에 시간을 할애했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거절하면서 미안함을 느끼지 않았다. 항상 남을 먼저 생각해야 좋은 사람, 착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쓸모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141쪽)
아버지가 재키에게 가르친 몇 가지 노하우는 여자라면 누구에게나 적용이 된다. 그녀는 아버지를 통해, 관심의 상을 그 순간만큼은 세상의 중심으로 만드는 방법을 배웠다. ??등대 같은 표정??으로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눈부신 미소를 지으면서 이 세상에 다른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했다. (213쪽)
<나는 강하다, 나는 아름답다, 나는 똑똑하다, 나는 사랑하고 사랑받는다…> 여자 나이 서른에 우연히 사랑에 빠지기란 길 가다 원자폭탄을 맞을 확률보다 낮다던 영화〈파니핑크〉의 여주인공이 핑크빛 미래를 간절히 바라며 외던 자기주문처럼, 진로도, 직장도, 사랑도 온전하지 않은 이 시대의 여자들에게 유연한 자기극복의지의 본보기를 보여주는 워너비가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현 미 국무장관인 힐러리의 유일한 멘토이자, 미국 최초의 흑인 영부인으로 <블랙 재키>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는 미셸이 벤치마킹하고 있는 스타일을 탄생시킨 재키(Jacqueline Kennedy onasis)가 바로 그 주인공.
케네디 대통령과 선박왕 오나시스를 차례로 남편으로 맞았던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10여 년 전에 유명을 달리한 그녀이지만 지금 미국을 움직이고 있는 두 여성, 힐러리와 미셸에 의해 그녀의 스타일과 인생철학이 끊임없이 재해석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것도 모자랄 것 없고, 그 누구의 말에도 쉽게 응수할 것 같지 않은 잘난 그녀들은 왜 재키의 옷차림, 말투, 지성 등을 동경하며 흉내 내는 것일까?
《워너비 재키》는 지금껏 국내에 재키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던 테마인 스타일 외에도 오드리 헵번과 함께 '가장 닮고 싶은 여성'으로 꼽히고 '가장 기억에 남는 영부인'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재키의 비전, 용기, 집중력, 연애관, 모성애 등을 집중분석하여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영위하고픈 여성들을 위한 재키의 라이프스타일 코칭을 담아냈다. 이 책을 통해 원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사랑에 빠지고 싶은 상대는 반드시 사로잡는 그녀의‘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배워보자.
매혹적이지만 천박하지 않고, 똑똑하지만 위협적이지 않은 재키와 오드리가 전 세계에서 가장 닮고 싶은 여성으로 꼽히는 한, 가슴이 작고 옷차람이 단정한 여학생들도 기죽지 않고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지 않을까?〈미즈 매거진〉창간인 레티 코틴 포그레빈의 말처럼 오드리와 재키는 오랜 세월 동안 전 세계 여성들이 가장 닮고 싶은 워너비 1, 2위를 사이좋게 나누고 있다. 오드리 스타일이 어머니와 딸이 함께 나눌 수 있는 완벽한 여성스러움에 더 기울어져있다면 영부인이었던 재키 스타일은 보다 주체적이고 당당한 아름다움을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객관적으로 오드리보다 객관적인 아름다움의 정도가 떨어졌던 재키는 자신의 장단점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그것을 장점으로 승화시켰기에 타고난 평범함을 넘어서고 싶은 많은 여성들의 보다 많은 지지를 받았다.
트렌드와 유행을 쉽게 좇지 않았던 그녀였기에 여러 스타들에 의해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빅 선글라스와 큼지막한 실크스카프, 민소매 원피스와 세줄짜리 진주목걸이 등을 이용한 스타일링이 재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품격 있는 애티튜드까지 완벽하게 복제되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를 많은 전문가들은 외적인 스타일 외에도 그녀의 내면에서 찾는다. >재키 스타일은 어떤 옷을 입었느냐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까지 포함된다. 그녀는 누굴 만나더라도 똑같이 단아하고 품위 있게 대하려고 노력했다. 차림새와 말투, 옷차림도 시사하는 바가 크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애티튜드였다”는 책 속 작가의 말처럼 그녀가 시대가 원하는 워너비로 기억되는 이유는 자존감과 목표의식, 용기, 끊임없는 지적탐구로부터 발현된 아름다움 때문이었다.
누구나 따라하고 싶은 재키 스타일의 근원은 바람기로 가정에 충실하지는 못했지만 타고난 멋쟁이로 알려진 그녀의 아버지로부터 찾을 수 있다. 재키의 아버지는 두 딸 중 자신을 닮아 똑똑하고 승부욕이 강한 재키를 유독 아껴서 어렸을 때부터 무릎에 앉히고 매력적인 여성으로 보이기 위한 옷 입는 방법과 매너를 가르쳤다. 특히 그는 “남자를 믿지 말아라. 결코 쉬운 여자로 보여서도 안 된다. 사람이 많이 모인 장소에서 두리번거리지지도 말아라.”며 ‘등대 같은 표정’을 가르쳤다. 이러한 애티튜드는 후에 재키가 모든 남자를 사로잡는 필살기로 작용했는데, 그녀가 생전에 자주 찾았던 한 레스토랑의 지배인은 >재클린 여사는 늘 저를 잊지 않고 인사를 건네주었어요. 고양이처럼 가르렁거리는 목소리와 뚫어지게 응시하는 표정은 마치 이 세상에 남자는 저 하나밖에 없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했죠.”라며 그녀의 매력을 증언했다.
씀씀이가 헤프고 가정에 충실하지 못한 남편이 못마땅했던 재키의 어머니는 재혼 후에도 재키가 친부의 부정적인 부분을 닮을까 전전긍긍하며 딸에게 냉소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그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손에 잘 잡히지 않는 존 F. 케네디의 태도를 보며 사랑에 빠져 아무것도 볼 수 없었던 딸에게 어머니는 일정한 거리를 두도록 권유했고, 이 시기가 재키를 케네디 대통령의 여자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고 보면 지칠 줄 모르는 아버지의 애정과 어머니의 냉소는 연약하면서도 강인하고, 손에 잡힐 듯 하면서도 이내 빠져나가는 재키의 유연한 태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셈이다.
케네디 대통령의 갑작스런 암살에도 의연해보였던 그녀이지만 금전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불안에 떨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은 불안정한 재정 상태와 또 다른 암살의 위험으로부터의 보호해줄 안식처를 찾게 했다. 경제적인 안정감을 약속받을 수 있었던 선박왕 오나시스와의 재혼으로 재키는 비공식적인 문화부장관 역할을 하던 그녀의 명예와 케네디 가의 이름에 오점을 남겼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행복하지 않았던 오나시스와의 결혼생활이 그의 죽음으로 종지부를 찍은 후 그녀는 또 한 번의 도전으로 세상을 다시 놀라게 만들었다.
결혼 전 〈보그〉가 개최하는 문예 대회에서 수상경력이 있던 그녀는 결혼 후에도 끊임없이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며 지성의 끈을 놓지 않은 덕택에 출판 편집인으로서의 세 번째 삶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 전문적으로 경력을 쌓지 않은 데다 더 이상 빈곤하지 않았던 그녀의 재정 상태를 빗대어 성공을 의심하는 눈초리도 많았지만 재키는 “이제야 원하는 게 무엇인지 확실히 알았다. 10년 안에, 아니 20년이 걸린 다해도 반드시 최고의 편집자가 되겠다.”며 의지를 불태운 끝에 대형 출판사 더블데이의 비밀병기로 불리며 일과 사랑, 모두를 성공으로 이끄는 삶을 보여주었다.
미간이 넓었던 재키는 결코 예쁘지 않았다. 270밀리미터의 발은 예쁜 신발을 신기에 너무 컸으며 여성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부모의 이혼으로 그녀의 어린 시절은 정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넉넉지 않았다. 신분 상승을 위해 약혼자의 손을 놓고 전도유망한 케네디 상원의원을 사로잡았지만 케네디의 타고난 바람기는 극복하기 어려웠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두 번째 결혼 역시 순탄치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매번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켰고, 소신 있는 삶을 사는 데 방해가 되는 세상의 이목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시키고 어루만질 줄 알았던 ‘재키 스타일’, 이제 그녀는 없지만 그녀의 애티튜드는 우리의 삶을 넉넉하고 풍요롭게 만든다. 주문에서 비전으로, 꿈에서 현실로 이루어진<결코 평범한 가정주부로 머물지 않을 것이다.>던 여학교 졸업 때의 재키의 자기암시를 떠올려보자. 불확실하기만 하던 꿈이 조금씩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여자의 인생은 어떤 애티튜드로 살아가느냐에 따라 행복해지기도, 불행해지기도 한다. (워너비 오드리, 17쪽)
옷이 날개라는 말은 틀린 게 없다. 내 경우, 옷은 종종 내가 필요로 했던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기도 한다. (55쪽)
내가 가진 최고의 야심은 커리어우먼이 되지 않고도 일을 성공으로 이끄는 것이다. (57쪽)
오드리는 사랑에 빠질 때만큼은 마음을 아끼지 않았다. 그녀는 온 마음을 상대방에게 주었다. 사랑하는 이에게 실망도 했고 실연의 고통을 경험하기도 했다. 유산의 아픔을 겪고, 결혼에 실패하기도 하고, 사랑을 잃기도 했지만 그 모든 것은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 (85쪽)
섹스어필은 당신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느끼는 어떤 기질이다. 섹스어필은 보여주는 게 아니라 풍기는 것이다. 나는 소피아 로렌이나 지나 롤로브리지다처럼 육감적인 몸매의 소유자는 아니지만 섹스어필은 신체 치수로 재단할 수 없는 어떤 것이다. (90쪽)
나는 혼자 있기를 즐기는 편이다. 토요일 밤부터 월요일 아침까지 내 아파트에 있는 게 꽤 즐겁다. 이것이 내가 재충전하는 방식이다. (134쪽)
그녀는 양보다 질이 돋보이는 옷장을 가지고 있었다. 옷들은 지나칠 정도로 단순했다. 블랙 드레스, 화이트 블라우스, 우아한 정장. 그녀는 최신 유행이 늘 최고의 선택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단순함을 가장 좋아했다. (162쪽)
나는 ‘제3 세계’라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하나의 세계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195쪽)
청순함과 우아함, 지혜를 겸비한 전 세계 여성들이 가장 닮고 싶어 하는 워너비, 오드리 헵번. 세월이 흘러 대중의 기억 속에 빛바랜 사진 한 장으로도 기억되지 못하는 숱한 스타들 속에서 그녀가 유독 빛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랑스러운 딸, 자존감 있는 커리어우먼, 자애로운 어머니, 지혜로운 아내, 인류에게 평화를 전하는 박애주의자 등 한 여성이 인생을 완성시키는 데 필요한 모든 책임과 역할을 그녀는 어떻게 하나도 놓치지 않고 성공적으로 이루어낼 수 있었을까?
일, 사랑, 가족, 스타일 등 오드리의 주요 테마이자 모든 여성의 삶의 키워드로 구성된 《워너비 오드리》는 그녀의 생전 인터뷰와 최측근들의 증언, 지금껏 감추어졌던 70여 컷의 미공개 사진들을 한 권의 책으로 담아내 사랑스러움의 대명사 오드리 헵번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연해내는 데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은 그녀의 흔적을 담은 책들이 시도했던 일대기적 구성을 탈피하여 일, 사랑, 스타일, 성공 등 여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품었을 법한 10가지 주제에 명쾌한 답을 제시하고 있어, 사랑받는 여자로 살아가기를 간절히 소원하면서도 불확실한 현실에 전전긍긍하며 소중한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여성들에게 성공을 앞당기는 인생의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꿈을 향해 전진하는 모든 여성을 위한 자기긍정의 힘
우리에게 오드리 헵번은 무엇 하나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공주님 그 자체였지만 대중의 기대와 달리 그녀는 은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선천적 귀족이 아니었다. 사실 그녀는 부모의 이혼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아버지 없이 보내야했고 어린 시절 경험한 전쟁과 가난의 기억을 평생 지울 수 없어 괴로워해야만 했다. 발레리나를 꿈꾸다 생계를 위해 무작정 배우가 되어야 했던 그녀는 고생 끝에 스타가 되지만 매번 사랑에 모든 것을 걸다 배신의 쓴맛을 봐야했으며 세 번의 유산, 두 번의 이혼으로 인한 고통까지 감내해야 했다.
이렇게 보기와 달리 결핍으로 가득한 그녀가 어떻게 단 한 번의 추락도 없이 은막의 스타로 평생 세인의 사랑을 받으며 아버지가 각기 다른 두 아들을 정성껏 키우고, 더 나아가 세계 곳곳을 누비며 사랑을 전할 수 있었을까?
“나는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고 살아왔기 때문에 내가 아는 그 누구보다 덜 냉소적인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다.”라는 오드리의 말처럼〈로마의 휴일〉에 캐스팅되었을 때에도, 고생 끝에 첫 아들을 얻었을 때에도 그녀는 흥분보다 모자란 사랑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으며, 두 번의 이혼 후에도 다시 새로운 사랑이 찾아와주기를 바라던 오드리의 끊임없는 긍정마인드와 불굴의 자기극복의지는 자신의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향해 우아하게 도약하고 싶은 현대 여성들의 지침이 되기에 손색이 없다.
오드리가 끊임없이 스스로를 다독이며 전진할 수 있었던 데는 어머니의 도움이 컸다. 오드리에게 어머니는 아버지 이상의 멘토였다. ??너는 중요하지 않아. 매너는 친절이야. 늘 남을 먼저 배려해야 한다.??라던 어머니의 가르침은 훗날 그녀가 누린 영광을 함께 했던 스태프들에게 돌릴 수 있었던 근간이 되었으며 죽는 날까지 도움을 청하는 곳이라면 곳곳을 찾아다니며 박애주의를 실천하는 원천이 되었다.
우아한 아름다움으로 세상 모든 남자를 사로잡은 그녀이기에 미모에 기대어 노력 없이 성공을 이루었다는 의혹도 많이 받았지만 사실 그녀는 지독한 연습벌레였으며 혼자 재충전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독서광이었다. 170센티미터의 큰 키가 발레를 하기에 적합하지 않아 소질이 없다는 발레선생님들의 꾸지람에도 그녀는 쉬지 않고 연습했고 후일 그 노력은 뮤지컬 데뷔무대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생계를 잇기 위해 별안간 시작한 연기에 있어서도 기술을 뛰어넘는 노력으로 스타덤에 오를 수 있었다.
또한 그녀는 자신의 결점을 가릴 줄 아는 영특한 여자였다. 블랙 미니드레스로 대표되는 그녀의 스타일은 사실 부족한 연기를 가리기 위한 방편이었다는 점도 재미있다. 거의 무명이었던 시절,〈사브리나〉의 의상을 부탁하기 위해 무작정 디자이너 지방시를 찾아갈 수 있었던 용기가 평생 가꾸었던 지방시와의 우정의 단초가 되었던 것도 열정 없이는 이루어낼 수 없었던 결과였다.
언론과 대중은 언제 어느 자리에서도 빛나는 오드리 스타일의 비밀을 조금이라도 더 캐내려 안달이었지만 그녀가 몇 가지 원칙 안에서 변화를 시도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프릴을 떼어내고, 나비매듭을 치워버려라. 옷과 몸의 선을 제대로 볼 수 있을 것이다.??항상 대중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세계적인 무비스타였만 그녀의 패션철학은??단순함??을 고수하는 것이었다. 마리아칼라스도 따라했던, 발렌시아가가 물꼬를 투고 지방시가 완성한 그녀의 스타일은 편안함과 우아함, 그리고 소박함에 있었다.
'그녀와 5분만 함께하면 누구나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라는 영화제작자 빌리 와일더의 고백처럼 성별과 나이를 불문하고 많은 사랑을 받은 그녀였지만 사랑받기를 즐기는 만큼 그녀는 사랑을 주는 것 또한 주저하지 않았다. 데뷔 초 불발에 그친 결혼을 준비하면서도 그녀는 스케줄을 쪼개어 예비신랑을 더 배려하지 못하는 것에 힘들어했고, 자신의 유명세에 가린 남편의 존재감을 가슴 아파했다. 그녀는 팬들의 사인요청에 자신의 코트를 들고 서있어야 했던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먼저 살필 줄 아는 주의 깊고 세심한 여자였다.
그렇다고 매번 그녀의 사랑이 핑크빛 결말을 남긴 것은 아니었다. 영화제작자였던 첫 남편은 그녀의 성공에 가려진 존재감을 인정하지 못했고 정신과의사였던 두 번째 남편은 평생 그녀만 바라볼 수 있는 남자가 아니었다. 그러나 오드리는 매번 다가오는 사랑을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어린 시절 친구를 재회해 반려자로 맞아 평생을 함께할 수 있었다.
오드리에게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는 대상이 남자에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일에서 성공을 거둔 다른 여성들과는 다르게 두 아들을 키우는 동안 기꺼이 일을 포기했었다. 아이를 돌보는 것은 한순간임을 명심해야 한다. 내 인생을 돌아봤을 때 영화만 기억에 남고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은 기억에 없다면 끔찍한 일이다. 몇 번의 유산 끝에 얻은 아이들이기에 더 소중했지만 그녀는 평생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데 인색하지 않았다. 영화를 팬들에게 선사하는 '동화'로 여겼던 그녀의 사랑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나이 들고 주름진 얼굴을 드러내길 겁내는 다른 여배우들과 달리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세계 곳곳의 아이들을 위해 헌신한 그녀의 모습은 진정 아름아운 삶의 마무리를 보여준다.
오드리처럼 동시대의 어머니와 딸이 공감하며 흠모할 수 있는 대상은 많지 않다. 당시 모든 여자 스타들이 육감적인 섹스어필로 스타덤에 올랐던 것에 반해 청순함과 고상함이라는 매력으로 두터운 팬 층을 확보하고 있었던 것은 오드리 뿐이었다. 한 독자는 아마존 서평을 통해??귀족적인 풍모와 사려 깊은 마음씨를 지닌 오드리는 세월이 흘러도 영원한 롤모델로 남을 것??이라며 ??내 어머니가 크리스마스에 이 책을 내게 선물하고 내가 두 여동생에게 다시 선물한 것처럼 많은 여성들과 함께 공감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남자들에겐 서로의 야망을 독려해줄 평생의 멘토가 있지만 여자들에겐 성공으로 향하는 직행코스를 일러줄 존재를 찾아보기 힘들다.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바뀌어도 사랑받고 싶은 것은 전 세계 모든 여성이 갈망하는 행복의 조건이다. 주어진 환경만 탓하며 주저앉고 싶지 않은 여성이라면,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했지만 새로운 사랑을 준비하고픈 여성이라면 이 책을 권한다. 오드리 헵번의 인생을 바탕으로 한 현실적이고도 생생한 멘토링이 보다 품격 있는 인생을 완성하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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