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서원 안에 있는 도산서당. 퇴계선생께서 4년에 걸쳐 지으신 집으로 몸소 거처 하시면서 제자들을 가르치던 곳이다. 거처하시던 방은 완락재(玩樂齋)라 하고 마루는 암서헌(巖栖軒)이라 하였다. 이름이 선생의 학문적 경지와 풍류를 반영한다. 조촐하다.
선조 등극 원년(1568년 선조1년) 즉 첫해 즉위할 때에 선조나이가 17세였습니다. 그때에 퇴계(退溪) 이황(李滉) 선생은 68세였습니다. (율곡 이이 선생은 선조원년에 33세) 이황은 어린 임금께서 성군(聖君)이 되어 불쌍한 백성을 잘 보살펴 달라는 의미에서 성학십도를 만들어 마지막 봉사(奉仕)로서 필생의 심혈을 기울여 선조께 올렸습니다. 그 내용은 천도(天道)의 근원에 대한 5가지 이치와 심성(心性)의 근원에 대한 5가지의 인륜(人倫)에 의거하여 경천근민하라는 선생의 애주애민의 정신이 담겨있습니다.
성학십도를 올리는 글
進 聖 學 十 圖 箚, 幷 圖
Address Presenting the Ten Diagrams on Sage Learning to King Sonjo
0-1
중추부 판사2) 신 이 황은 삼가 두 번 절하고 임금님께 말씀을 올립니다.
判中樞府事臣 李滉謹再拜上言
판중추부사신 이황근재배상언
The Minister Without Portfolio3), your subject Yi Hwang, reverently bows twice and addresses Your Majesty.
0-2
가만히 생각해 보면 도는 형상이 없고 하늘은 말이 없습니다. 하도낙서(河圖洛書)4)가 나옴으로부터 그것에 바탕을 두어 괘(卦)와 효(爻)5)를 만드셔서 도가 비로소 천하에 밝혀졌던 것입니다. 그러나 도는 넓고 넓어서 어디로 들어가야 할지를 알 수 없으며 옛 성현의 말씀은 너무도 많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모릅니다.
臣竊伏以道無形象, 天無言語. 自河洛圖書之出,
신절복이도무형상, 천무언어. 자하락도서지출,
聖人因作卦爻, 而道始見於天下矣. 然而道之浩浩, 何處下手?
성인인작괘효, 이도시견어천하의. 연이도지호호, 하처하수?
古訓千萬, 何所從入?
고훈천만, 하소종입?
The Tao is without form and Heaven does not employ speech;6) when the River Diagram and the Lo Writing appeared the Sage [Fu Hsi], basing himself upon them, made the trigrams [of the Book of Changes] and then for the first time the Tao was made manifest to the world7). But the Tao is broad and vast; where can one lay hold of it? The ancient teachings are beyond count; where shall one begin?
0-3
성학(聖學)에는 큰 원리가 있으며 심법(心法)8)에 그 요체가 있습니다. 후세 현인들은 부득이 그림으로 그것을 그려서 들어내 보이고, 그 뜻을 설명해 줌으로써 사람들에게 도(道)로 들어가는 문과 덕을 쌓는 기틀을 보여주기도 했던 것입니다.
聖學有大端, 心法有至要, 揭之以爲圖, 指之以爲說,
성학유대단, 심법유지요, 게지이위도, 지지이위설,
以示人入道之門, 積德之基. 斯亦後賢之所不得已而作也.
이시인입도지문, 적덕지기. 사역후현지소부득이이작야.
But there are major promises involved in sage learning and absolute essentials in the method of cultivating one's mind-and-heart. The wise men of later times could not but take up the task of setting these forth in diagrams and pointing them out in treatises in order to show others the gate for entering the true Tao and the foundation for accumulating virtue.
0-4
그런데 하물며 임금의 일심은 모든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근원이요 모든 일의 책임이 모아지는 곳이며 뭇 욕심이 서로 갈등을 일으키고 여러 가지 사악한 것이 번갈아 침범하는 곳입니다. 한 번 게을리 하고 소홀히 하여 방종이 이어지면 마치 산이 무너지고 바다가 진동하는 것과 같아서 누가 그것을 막을 수 있겠습니까.
而況人主一心, 萬幾所由, 百責所萃, 衆欲互攻,
이황인주일심, 만기소유, 백책소췌, 중욕호공,
群邪迭鑽. 一有怠忽, 而放縱繼之, 則如山之崩,
군사질찬. 일유태홀, 이방종계지, 즉여산지붕,
如海之蕩, 誰得而禦之?
여해지탕, 수득이어지?
This is even more import!!ant in the case of one who rules others. His single mind is the place where the beginnings of a myriad affairs originate, the place where a hundred responsibilities come together. Manifold desires attack it in unison and all sorts of deceits try to bore their way in. If one is but once slack and heedless it will run wild, and if this continues it becomes like the collapse of a mountain or the boiling of the sea: who can control it then!
0-5
옛날의 성스러운 임금들과 명철한 임금들은 이것을 근심하여 두려워하고 삼가며 조심하고 신중히 하기를 날마다 해도 오히려 미진하게 여겼습니다. 그리하여 사부(師傅)9)의 관직을 두고 굳게 간하는 직책을 두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앞에는 의(疑), 뒤에는 승(丞), 왼 쪽에는 보(輔), 바른 쪽에는 필(弼)10)을 두었습니다. 수레를 탈 때에는 여분(旅賁)11)의 직책이 있었고, 조회를 받는 자리에는 관사(官師)12)의 법이 있었으며, 궤석(机席)에 기대어 있을 때에는 훈송(訓誦)13)의 간함이, 잘 때에는 설어(?御)14)의 잠언이, 일에 임해서는 고사(?史)15)의 인도가, 한가 하게 있을 때에는 공사(工師)16)의 송(誦)이 있었고, 소반과 밥그릇 안석과 지팡이 장도 대금 문과 들창에 이르기까지 무릇 눈길이 닿는 곳과 몸이 있는 곳에는 감(鑑)과 계(戒)가 없는 곳이 없었습니다.
古之聖帝明王, 有憂於此, 是以競競業業, 小心畏愼,
고지성제명왕, 유우어차, 시이경경업업, 소심외신,
日復一日, 猶以爲未也. 立師傅之官, 列諫諍之職.
일부일일, 유이위미야. 입사부지관, 열간쟁지직.
前有疑, 後有丞; 左有輔, 右有弼.
전유의, 후유승; 좌유보, 우유필.
在輿有旅賁之規, 位?有官師之典, 倚?有訓誦之諫,
재여유여분지규, 위저유관사지전, 의궤유훈송지간,
居寢有?御之箴, 臨事有?史之導, 宴居有工師之誦,
거침유설어지잠, 임사유고사지도, 연거유공사지송,
以至盤盂, ?杖, 刀劒, 戶?, 凡目之所寓, 身之所處,
이지반우, 궤장, 도검, 호유, 범목지소우, 신지소처,
無不有銘有戒.
무불유명유계.
The Sage Emperors and wise Rulers of old17) were much concerned by this, and hence were wary and fearful, cautious and reverent. [But although they kept this attitude] day upon day, they yet regarded it as insufficient; therefore they instituted the offices tutors to instruct them and officials with the duty to remonstrate with them. Before them there was questioning, behind them assistance; to their left there were those who could remedy [their shortcomings], to their right those who could help. “When they rode in a carriage, there were the rules concerning the bodyguard, and at court, there were the regulations of the officials and tutors; when at their desks there was the remonstrance of the Master of Recitation, and in their chambers there were the admonitions of their Chamber Councilors; when attending to affairs they had the guidance of the Music Master and Court Astrologer, and, when at leisure there were the recitations of the Minister of Works."18) Even on their wash basins, rice bowls, writing desks, staffs, swords, and window lattices--wherever the eye might rest, wherever they might be, every place there was an inscription or admonition.19)
0-6
이런 마음을 유지하고 그 몸을 지키는 조치가 이와 같이 지극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에 덕은 날로 새로워지고 업적은 날마다 퍼져 조그마한 허물도 없이 명성이 높아졌던 것입니다.
其所以維持此心, 防範此身者, 若是其至矣. 古德日新而業日廣,
기소이유지차심, 방범차신자, 약시기지의. 고덕일신이업일광,
無纖過而有鴻號矣.
무섬과이유홍호의.
Such were the lengths to which they went in their measures to maintain proper dispositions and defend their persons [from errant tendencies]. Thus day by day their virtue was renewed and their accomplishments increased; they made not the slightest mistake and enjoyed great ren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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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세상에 백성의 임금 된 자도 천명20)을 받아 임금의 자리에 올랐으니 그 책임이 얼마나 무겁고 큰 것이겠습니까. 그런데도 스스로를 다스리는 방법은 하나도 이와 같이 엄격한 것이 없고 거리낌 없이 스스로 성인인 체 거만하며 왕공21)들의 높임과 백성들의 추대에 오만하고 방자하여 마침내는 흩어지고 망하게 되었으니 무엇이 이상하다 하겠습니까.
後世人主, 受天命而履天位, 其責任之至重至大,
후세인주, 수천명이이천위, 기책임지지중지대,
爲如何而所以自治之具, 一無如此之嚴也.
위여하이소이자치지구, 일무여차지엄야.
則其?然自聖, 傲然自肆, 於王公之上, 億兆之戴
즉기한연자성, 오연자사, 어왕공지상, 억조지대,
終歸於壞亂殄滅, 亦何足怪哉.
종귀어괴란진멸, 역하족괴재.
As for the rulers of later times, when they receive the Mandate of Heaven and occupy the throne, the extreme gravity and greatness of their responsibilities is no less than that [of the rulers of ancient times], but of the measures they take to properly regulate and control themselves, not one is as stern as were these. So they complacently consider themselves sages and arrogantly assume a haughty air as they preside over the nobles and occupy the position at the head of the multitudes; and when they thus come in the end to ruin and rebellion and are completely wiped out, what is there to cause surprise!
0-8
그러므로 이러한 때에 신하가 되어서 올바른 도리로 임금을 인도하고자 하는 사람은 진실로 그 마음을 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장구령(張九齡)이 금감록(金鑑錄)22)을 바치고 송경(宋璟)이 무일도(無逸圖)23)를 바치고 이덕유(李德裕)가 단의육잠(丹?六箴)24)을, 진덕수(眞德秀)가 빈풍칠월도(?豊七月圖)25)를 바친 것과 같은 것은 그 임금을 사랑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간곡한 충정과 선을 베풀고 가르침을 드리고자 하는 간절하고 지극한 뜻이니 사람의 임금이 되어 깊이 생각하여 받들어 그 가르침을 따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故于斯之時, 爲人臣而欲引君當道者, 固無所不用其心焉. 若
고우사지시, 위인신이욕인군당도자, 고무소불용기심언. 약
張九齡之進<金鑑錄>, 宋璟之進<無逸圖>, 李德裕之獻<丹?六
장구령지진<금감록>, 송경지진<무일도>, 이덕유지헌<단의육
箴>, 眞德秀之上<?風七月圖>之類. 其愛君憂國拳拳之深衷,
잠>, 진덕수지상<빈풍칠월도>지류. 기애군우국권권지심충,
陳善納誨懇懇之至意, 人君可不深念而敬服也哉?
진선납회간간지지의, 인군가불심염이경복야재?
At such times therefore, one who as a true subject would draw his ruler back to the true Tao certainly cannot but apply himself to the task. Chang Chiu-ling's proffering his Record of the Golden Mirror,26) Sung Ching's offering his Diagram on Being without Idleness,27) Li Te-y?'s presenting his Six Maxims of the Crimson Screen,28) Chen Te-hsiu's offering his Diagram of the Seventh Month Ode,29) all such deeds have stemmed from the diligent and profound loyalty of those who love their ruler and are concerned for the nation; they come from the sincere and perfect intention to present the good and offer guidance. How then could the rulers but deeply ponder and reverently submit themselves [to the teachings presented in such works].
0-9
신은 지극히 어리석고 고루하오나 여러 조(朝)에 걸쳐 은혜를 입었사온데 병들어 쓸모없이 되어 전리(田里)에서 초목과 더불어 썩을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뜻밖에 헛된 이름이 잘못 전해져서 경연(經筵)의 중책을 맡으라고 불러 주시니 두렵고 떨려서 사양하고자 했으나 피할 길이 없었습니다. 기왕에 면치 못하고 이 자리를 더렵혔으므로 성학을 전하여 인도하고 임금의 덕을 돕고 기름으로써 요순시대30)처럼 융성하게 해야 하는데, 이는 제 힘으로 미치지 못하는 일이라 사양하려 해도 감히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臣以至愚極陋, 幸恩累朝, 病廢田里, 其與草木同腐, 不意虛
신이지우극누, 행은누조, 병폐전리, 기여초목동부, 불의허
名誤達. 召置講筵之重, 震越惶恐, 辭避無路, 旣不免爲此?
명오달. 소치강연지중, 진월황공, 사피무로, 기불면위차도
冒, 則是勸導聖學, 輔養宸德, 以期致於堯舜之隆. 雖欲辭之
모, 즉시권도성학, 보양신덕, 이기치어요순지융. 수욕사지
以不敢, 何可得也.
이불감, 하가득야.
My extreme ignorance and lowliness were a dishonor to the royal favor shown me through successive reigns. Sick and disabled, I was in the countryside planning to rot away there along with the plants and trees. Then unexpectedly my empty reputation mistakenly spread and Your Majesty summoned me to assume the weighty responsibility of the Royal Lectures.31) Shaking with fear and terrified, I wished to decline and avoid it, but there was no way. Since I was unable to avoid unworthily assuming this position, then as for [the duty of] urging and guiding Your Majesty in sage learning and assisting in the nurture of Your Majesty's virtue in the hope of again bringing about the perfection of the reigns of Yao and Shun, though I might wish to decline the undertaking as beyond my powers, how could I do 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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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건데 신은 학문이 거칠고 말솜씨가 서투른데 다가 나쁜 병마저 잇달아 듦으로 해서 들어가 시강도 거의 하지 못하다가 겨울부터는 전폐하기에 이르렀으니 신의 죄 만 번 죽어 마땅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顧臣學術荒疎, 辭辯拙訥, 加以賤疾連仍, 入侍稀罕. 冬寒以來,
고신학술황소, 사변졸눌, 가이천질연잉, 입시희한. 동한이래,
乃至全廢, 臣罪當萬死, 憂慄罔措.
내지전폐, 신죄당만사, 우율망조.
But in addition to the fact that my leaning is coarse and sparse and my speech clumsy and awkward, due to continued ill health I have been able to attend upon Your Majesty but rarely, and since the onset of winter even this has ceased entirely. My crime deserves ten thousand deaths, and I have no way to settle the anxiety and confusion I feel.
0-11
신이 가만히 엎드려 생각하온데 당초 글을 올려서 학문을 논한 말씀이 이미 임금님의 뜻을 감동시켜 드리지 못하고 그 뒤 올라가 뵙고 여러 번 드린 말씀도 임금님의 지혜에 보탬이 되지 못하였으니 보잘것없는 신의 간절한 생각으로는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臣竊伏惟念當初上章論學之言, 旣不足以感發天意, 及後登
신절복유념당초상장논학지언, 기불족이감발천의, 급후등
對屢進之說, 又不能以沃贊睿猷. 微臣??, 不知所出.
대누진지설, 우불능이옥찬예유. 미신곤핍, 불지소출.
Humbly reflecting; I am aware that the writings discussing learning that I presented initially were not such as might move Your Majesty's will, and that later the explanations I gave on repeated occasions in Your Majesty's presence were not able to benefit your Majesty's wisdom. Your humble subject in all honesty and sincerity does not know what to say.
0-12
그러나 오직 옛 현인 군자들이 성학을 밝히고 심법을 터득하여 그림을 그리고 설명을 붙여 사람들에게 도에 들어가는 방법과 덕을 쌓는 기초를 가르쳐 준 것이 세상에 해와 별처럼 밝게 빛나고 있습니다. 이에 감히 그것을 빌어서 임금님께 나아가 진술하여 옛 제왕들의 공송(工誦; 악공 중 시편을 외워서 임금께 들려주는 것)32), 기명(器銘; 임금이 일상적으로 쓰는 그릇에 새겨 반성하고 조심하게 함)33)에 끼친 뜻을 대신하고자 하오니, 대체로 옛 것의 도움을 받아 장래에 이로움이 있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惟有昔之賢人君子, 明聖學而得心法, 有圖有說, 以示人入道
유유석지현인군자, 명성학이득심법, 유도유설, 이시인입도
之門, 積德之基者, 見行於世, 昭如日星. 玆敢欲乞以是, 進
지문, 적덕지기자, 견행어세, 소여일성. 자감욕걸이시, 진
陳於左右, 以代古昔帝王工誦器銘之遺意, 庶幾借重於旣往,
진어좌우, 이대고석제왕공송기명지유의, 서기차중어기왕,
而有益於將來.
이유익어장래.
There are, however, the wise men and superior persons of former times who have clarified sage learning and apprehended the method of cultivating the mind-and-heart. There are the diagrams and treatises by which they showed others the gate through which to enter the Tao and the foundation for accumulating virtue; these circulate in our times, shining forth like the sun and stars. Now then, I venture to bring these forward and present them to Your Majesty that they might substitute in the role played by the recitations of the Minister of Works and the inscriptions on the utensils of the Emperors and Rulers of old, hoping that by borrowing from the past there might be profit for the future.
0-13
이에 옛 것 중에서 삼가 보다 더 중요한 것을 가려 뽑은 것이 7개입니다. 그 중에서 심통성정도(心統性情圖)34)는 정임은(程林隱)35)의 도(圖)를 토대로 신이 만든 두 가지 작은 도를 덧붙였고, 그 밖의 세 가지 그림은 비록 신이 만들었으나 그 글과 뜻과 조목과 배열은 모두 옛 성현들께서 풀이한 것이며 신이 새로 만든 것은 아닙니다. 이것들을 합하여 성학십도를 만들고 각 그림 밑에는 외람 되게 저의 보잘것없는 설(說)을 붙여서 삼가 꾸며 올립니다.
於是謹就其中揀取其尤著者, 得七焉. 其心統性情, 則因程圖,
어시근취기중간취기우저자, 득칠언. 기심통성정, 칙인정도,
而附以臣作二小圖. 其三者, 圖雖臣作, 而其文其旨, 條目規畵,
이부이신작이소도. 기삼자, 도수신작, 이기문기지, 조목규화,
一述於前賢, 而非臣創造. 合之爲聖學十圖. 每圖下輒亦僭附謬
일술어전현, 이비신창조. 합지위성학십도. 매도하첩역참부류
說, 謹以繕寫投進焉.
설, 근이선사투진언.
Therefore I have selected from these materials the most outstanding; this gave me seven [diagrams]. [In treating the saying], ?�����������������The mind combines and governs the nature and the feelings," I have used the diagram of Ch'eng [Fu-hsin] and added to it two small diagrams of my own.36) As for the other three diagrams,37) although I myself made them, their words, their meaning, their categories and their arrangement are derived entirely from the the wise men of earlier times and are not my creation. Combined, these make up ten diagrams on sage learning; to each diagram I have also presumed to add my own inadequate explanation. I reverently submit this draft I have made.
0-14
그러하오나 신이 병중의 몸으로 이것을 하려 하니 눈이 어둡고 손이 떨려 글씨가 단정하지 못하고 줄의 배열과 글자의 고르기가 모두 규격에 맞지 않습니다. 만약 전하께서 버리시지 않으신다면 바라옵건대 이 글을 경연관38)에게 내리시어 자세히 따져서 틀린 곳은 고치고 다시 글씨 잘 쓰는 사람에게 정본(正本)을 깨끗이 쓰게 하여 해당 부서에 맞겨 병풍 한 벌을 만들게 하셔서 한가롭게 계시는 곳에 펼쳐 두십시오.또 다른 작은 접책을 만들어 늘 책상 위에 두시고 바라옵건대 기거동작하실 때에 언제나 보고 살피셔서 경계하신다면 저의 간절한 충정의 뜻으로 여기신다면 다행하기 이를 데 없겠나이다.
第緣臣?, 寒纏疾之中, 自力爲此, 眼昏手顫, 書未端楷, 排行
제연신겁, 한전질지중, 자력위차, 안혼수전, 서미단해, 배행
均字, 竝無准式. 如蒙勿却, 乞以此本下, 諸經筵官, 詳加訂論,
균자, 병무준식. 여몽물각, 걸이차본하, 제경연관, 상가정론,
改補差舛. 更令善寫者, 精寫正本, 付之該司. 作爲御屛一
개보차천. 갱령선사자, 정사정본, 부지해사. 작위어병일
坐展之, 淸燕之所, 或別作小樣一件, 粧貼爲帖, 常置?案上,
좌전지, 청연지소, 혹별작소양일건, 장첩위첩, 상치궤안상,
冀得於俯仰顧眄之頃, 皆有所觀省警戒焉. 則區區願忠之志,
기득어부앙고면지경, 개유소관성경계언. 즉구구원충지지,
幸莫大焉.
행막대언.
I wrote this personally while I was shivering with cold and hampered by illness; my sight is not good and my hand is unsteady. Thus the writing is not neat and precise, the lines not even, and the characters are not uniform. If nonetheless Your Majesty does not reject it, I hope he will send this copy to the Bureau of the Royal Lectures to be minutely examined and have the mistakes corrected, then have a calligrapher make a good final copy and have it sent to the proper office to be made into a screen to be placed where Your Majesty spends his quiet leisure. And perhaps another copy might be made in a smaller format as a handbook which Your Majesty might always keep on his desk.39) Thus whether looking up or down, to the side or back, there will always be matter for Your Majesty to reflect upon and be cautioned by; for one whose earnest intent is your loyal service there could be no greater joy than th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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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뜻이 미진한 곳이 있어서 신이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而其義意有所未盡者, 臣請得而申言之.
이기의의유소미진자, 신청득이신언지.
There are however, points which have not been completely explained. I beg leave to expound them fur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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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듣기를 맹자의 말에 “마음의 하는 바는 생각함이며 생각하면 생각한 바를 얻고 생각하지 않으면 그것을 얻지 못한다”40)고 하였습니다. 기자가 무왕을 위하여 홍범41)에 관하여 말할 때 “생각이 가지고 있는 좋은 점은 대상을 깊숙히 꿰뚫어 보는 힘이 있다는 것이고 이 힘은 인간을 성인으로 만든다”42)고 했습니다. 대체로 마음은 가슴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고43) 지극히 비고 신령합니다. 이치는 그림과 글에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것은 지극히 뚜렷하고 알찹니다.
竊嘗聞之, 孟子之言曰 : “心之官則思. 思則得之, 不思則不
절상문지, 맹자지언왈 : “심지관칙사. 사칙득지, 불사칙불
得也.” 箕子之爲武王陳<洪範>也. 又曰 : “思曰睿, 睿作聖”
득야.” 기자지위무왕진<홍범>야. 우왈 : “사왈예, 예작성”
夫心具於方寸, 而至虛至靈. 理著於圖書, 而至顯至實.
부심구어방촌, 이지허지영. 이저어도서, 이지현지실.
Mencius said, “The office of the mind is thinking; if one thinks, one will apprehend [what is proper]; if one does not think, he will not apprehend it.”44) And Chi Tzu(Kija) in setting forth the Grand Plan for King Wu said in a similar vein, “Thought means wisdom; wisdom makes one a sage."45) Indeed, the mind is embodied in the heart and is perfectly empty, perfectly spiritual;46) principle (li)47) is manifest in diagrams and writings; it is perfectly evident, perfectly true and 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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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비고 지극히 신령한 마음으로 지극히 뚜렷하고 지극히 알찬 이치를 구하니 마땅히 얻지 못할 것이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생각하면 생각한 바를 얻고 깊숙이 꿰뚫어 보는 힘은 성인을 만든다고 하였으니 어찌 오늘이라고 그런 징험이 나타나지 않을 리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마음이 비고 신령해도 주재하는 것이 없으면 일이 앞에 닥쳐도 생각하지 못하고, 이치가 뚜렷하고 알차더라도 밝히고 깨닫는 것이 없으면 늘 눈으로 보아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림을 보고 철저하게 생각하는 것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以至虛至靈之心, 求至顯至實之理, 宜無有不得者, 則思而得之,
이지허지영지심, 구지현지실지이, 의무유불득자, 즉사이득지,
睿而作聖. 豈不足以有徵於今日乎. 然而心之虛靈, 若無以主宰,
예이작성. 기불족이유징어금일호. 연이심지허영, 약무이주재,
則事當前而不思; 理之顯實, 若無以照管, 則目常接而不見.
즉사당전이불사; 이지현실, 약무이조관, 즉목상접이불견.
此又因圖致思之不可忽焉者然也.
차우인도치사지불가홀언자연야.
If with a mind that is perfectly empty and perfectly spiritual one seeks principle that is perfectly evident and perfectly true and real, there rightly should be no failure in apprehending it. Thus as for thinking and so apprehending [what is proper], or being wise and so becoming a sage, how can there be any lack that would prevent one's actually experiencing this in our own times? Nevertheless, although the mind is empty and spiritual, if it is lacking the proper self-mastery, matters will present themselves and not be thought out. And even though principle is evident, true and real, if one does not perceptively attend to it, though it is constantly right before one's eyes he will not see it. This applies likewise to these diagrams; Your Majesty cannot be negligent in thinking them out thorough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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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들으니 공자께서는 “배우기만 하고 생각을 하지 않으면 어둡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하다”48)고 하셨습니다. 배운다는 것은 그 일을 익히고 또 익혀 제대로 그것을 실천함을 말하는 것입니다. 대개 성인(聖人)이 되고자 하는 이 학문은 마음에서 구하지 않으면 어두워 얻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생각하고 생각해서 작은데 이르기까지 통달해야 합니다. 그 일을 익히지 않으면 위태롭고 불안합니다. 따라서 배우고 또 배워서 반드시 그 알찬 것을 실천해야 합니다. 생각과 배움은 서로 도와 발전하게 하고 서로 도와 이익 되게 하는 것입니다.
抑又聞之, 孔子曰: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學也者,
억우문지, 공자왈: ?�����������������학이불사칙망, 사이불학칙태”. 학야자,
習其事而眞踐履之謂也. 蓋聖門之學, 不求諸心, 則昏而無得,
습기사이진천이지위야. 개성문지학, 불구제심, 즉혼이무득,
故必思以通其微. 不習其事, 則危而不安, 故必學以踐其實.
고필사이통기미. 불습기사, 즉위이불안, 고필학이천기실.
思與學, 交相發而互相益也.
사여학, 교상발이호상익야.
There is also the saying of Confucius, ?�����������������He who learns but does not think is lost; he who thinks but does not learn is endangered.?�����������������49) To learn means to make oneself thoroughly versed in a matter and actually put it into practice. For in the kind of learning pursued in the school of the Sages, if one does not seek it out in his own mind-and-heart he will be blind and not accomplish his objective; therefore it is absolutely necessary to think it out in order to fully comprehend even the most subtle aspects of the matter. If one does not make himself throughly versed in a matter, he will be endangered and not at ease; therefore it is absolutely necessary to learn in order to carry it out in actual practice. Thus thinking and learning mutually advance and mutually complement one ano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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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려 바라옵건대 임금님께서는 이런 이치를 깊이 살피시고 먼저 뜻을 세우셔야 합니다. 그리고 “순(舜)은 누구이며 나는 누구인가?”라고 하면서 노력하시면 그렇게 됩니다. 이것들을 배우고 생각하는 것에 힘써 적용해 보십시오. 마음속에 경(敬)의 태도를 지닌다는 것은 생각과 배움을 함께 하고 동정(動靜)을 일관하고 안과 밖이 조화를 이루면서 하나로 되게 하며 드러남과 드러나지 않음을 하나로 되게 하는 것입니다.
伏願聖明深燭此理, 先須立志, 以爲舜何人也? 予何人也?
복원성명심촉차이, 선수입지, 이위순하인야? 여하인야?
有爲者亦若是. 奮然用力於二者之功, 而持敬者, 又所以兼思學,
유위자역약시. 분연용역어이자지공, 이지경자, 우소이겸사학,
貫動靜, 合內外, 一顯微之道也.
관동정, 합내외, 일현미지도야.
My humble hope is that Your Majesty will deeply understand this principle. First of all, one must establish a firm intention [to pursue learning] with the thought, “What sort of man was [the sage] Shun? What sort of man am I? If I try, I too can be as he was [for he too was an ordinary human being],"50) and with a surge of strength vigorously apply oneself to both [thinking and learning]. And it is by the constant practice of mindfulness (kyong, ching) that one combines thought and learning; it is the single, consistent thread which runs through the states of both activity and quiet, that whereby one may harmonize and unify his inner [dispositions] and outward [activity] ,making that which is manifest one with that which is subtly latent.51)
0-20
경(敬)의 태도를 유지하는 방법은 반드시 삼가고 엄숙히 하고 힘써 마음을 집중하는 데에 두고, 배우고 묻고 생각하고 판단하며 이치를 탐구하는 것입니다. 남이 보지 않고 듣지 않아도 삼가고 두려워하는 자는 더욱 엄숙하게 되어 더욱 경(敬)의 태도를 지니게 됩니다. 은밀히 혼자 있는 곳에서 자신을 반성하고 살피는 자는 더욱 더 세밀하고 정확하게 지니게 됩니다. 하나의 그림을 두고 생각하면 이 그림에 마음을 집중해서 다른 그림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처럼 해야 하고 한가지 일을 익히려면 그 일에 전념하여 다른 일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처럼 해야 합니다.
其爲之之法, 必也存此心於齊莊精一之中, 窮此理於學問思辨
기위지지법, 필야존차심어제장정일지중, 궁차이어학문사변
之際. 不睹不聞之前, 所以戒懼者愈嚴愈敬. 隱微幽獨之處,
지제. 불도불문지전, 소이계구자유엄유경. 은미유독지처,
所以省察者愈精愈密. 就一圖而思, 則當專一於此圖, 而如不
소이성찰자유정유밀. 취일도이사, 칙당전일어차도, 이여불
知有他圖. 就一事而習, 則當專一於此事, 而如不知有他事.
지유타도. 취일사이습, 즉당전일어차사, 이여불지유타사.
As for how one is to do this, he must preserve [the proper dispositions of] the mind by exercising strict composure and quite recollection, and exhaustively investigate principle through study, inquiry, and the exercise of thought and discernment. Before one is seen or heard [bye others] is the time for one's heedfulness and caution to be all the more strict, all the more mindful; when one is in a hidden, secluded, solitary place is the time for one's self-examination to be all the more minute, all the more exact.52) If one takes up one diagram for consideration, he should entirely focus his attention on that diagram, as if he did not know there were any others; if one takes up one matter for practice, he should entirely focus his attention on that one matter, as if ignorant that any other exis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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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으로 언제나 그렇게 해야 하고 오늘도 내일 도 한결같이 계속해야 합니다. 새벽에 정신이 맑을 때에 그 뜻을 풀어서 참 맛이 날 때까지 되새겨 보기도 하고 혹은 평소 사람들과 응대하실 때에도 몸에 배도록 키워 나가셔야 하겠습니다.
朝焉夕焉而有常, 今日明日而相續. 或紬繹玩味於夜氣淸明之時,
조언석언이유상, 금일명일이상속. 혹주역완미어야기청명지시,
或體驗栽培於日用酬酌之際.
혹체험재배어일용수작지제.
Whether morning or night, there should be constancy; from one day to the next there should be a single continuity. At times one should go over [what one has learned] and become steeped in its savor in the restorative atmosphere of the early predawn hours when the mind is clear;53) at others he should deepen his personal experience of it, nurturing and cultivating it in his intercourse with others in daily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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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시면 처음에는 부자유스럽고 갈등을 느끼는 어려움이 있으시거나 때로는 몹시 괴롭고 불쾌한 감정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것은 바로 옛 사람들이 말한 “크게 발전할 기미”이며 또한 “좋은 소식의 조짐”이니 절대로 이러한 것들 때문에 스스로 그만두셔서는 안 될 것입니다. 더욱 자신을 가지고 더욱 힘써야 합니다.
其初猶未免或有??矛盾之患, 亦時有極辛苦不快活之病. 此
기초유미면혹유체주모순지환, 역시유극신고불쾌활지병. 차
乃古人所謂將大進之幾, 亦爲好消息之端. 切毋因此而自沮,
내고인소위장대진지기, 역위호소식지단. 절무인차이자저,
尤當自信而益勵.
우당자신이익려.
At first [in trying to practice continual mindfulness] one may not be able to avoid an uncomfortable feeling of constraint and contradiction, and at times one may be afflicted with feelings of extreme discomfort and dreariness. The ancients spoke of such difficulties as “the subtle beginnings of a great advance" and the beginning of a good condition."54) one should absolutely not give up on this account, but rather with all the more confidence devote even more effort to the prac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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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진리를 많이 쌓고 오랫 동안 힘을 기울이면 자연히 마음과 이(理)가 서로 어울려 서로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모든 것을 훤히 꿰뚫어 알게 되고 익힌 것과 일이 익숙하여져서 점점 편하고 순조롭게 될 것입니다. 처음에 그 하나에 전념하면 마침내 모두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맹자께서 말씀하신 바이니 “깊이 파고들어 스스로 터득하는 경지”55)가 생겨난다면 어찌 그에서 그치지 말고 그로부터 힘쓰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至於積眞之多, 用力之久, 自然心與理相涵, 而不覺其融會貫通,
지어적진지다, 용력지구, 자연심여이상함, 이불각기융회관통,
習與事相熟, 而漸見其坦泰安履. 始者各專其一, 今乃克協於一,
습여사상숙, 이점견기탄태안이. 시자각전기일, 금내극협어일,
此實孟子所論, 深造自得之境生, 則烏可已之驗. 又從而?焉.
차실맹자소논, 심조자득지경생, 즉오가이지험. 우종이면언.
Finally, after one has accumulated much truth and exerted oneself for a long time, the mind and heart will naturally and spontaneously become steeped in principle, and without being aware of it everything will coalesce and be throughly penetrated. Study and practice will mutually ripen one another and gradually become smooth and easy. While at the beginning one had to take each matter and focus his attention on it alone, now he will be able to combine [all matters] into a simple unity. This is truly the condition Mencius had in mind when he said that one who “advances with deep earnestness... gets hold of it within himself,"56) the experience of what he meant when he said,?�����������������When [virtue] grows, then how can it be repressed!"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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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부지런히 힘써 나의 재능을 다하면 그것이 바로 안자(顔子)58)의 “인을 어기지 않는 마음”59)이며, 나라를 위하는 일이 그 가운데 있습니다. 증자60)가 말하는 “충서(忠恕)”61)로 일관하면 도를 전하는 책임이 그 몸에 있습니다.
??旣碣吾才, 則顔子之心不違仁, 而爲邦之業在其中.
자자기갈오재, 즉안자지심불위인, 이위방지업재기중.
曾子之忠恕一貫, 而傳道之責在其身,
증자지충서일관, 이전도지책재기신,
If one follows this practice and is earnest in it, if he is diligent in perfecting that with which he is endowed, he will be like Yen Hui in whose mind there was nothing contrary to humanity [for three months]62) and who therefore was fit to govern,63) or like Tseng Tzu, who understood how loyalty and an empathetic understanding of others were the single thread which ran throughout the Tao [of Confucius] and who thereby bore the responsibility of transmitting the Tao.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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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경하는 태도를 지니도록 하는 것은 별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의 한 부분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중(中)과 화(和)의 원리가 완전히 실현될 때 천지는 제자리에 서며 만물은 성장하게 되며 덕행(德行)도 올바른 인간 관계의 문제이지만 이 덕행을 통하여 외경(畏敬)하는 태도가 일상생활 중에서 조금도 떠나지 않으면 중화위육(中和位育)65)의 상태에까지 이르게 되 며 덕행이 상륜(常倫; 불변의 윤리)에 벗어나지 않으며 하늘과 사람이 하나가 되는(天人合一) 미묘한 경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畏敬不離乎日用, 而中和位育之功可致, 德行不外乎彛倫,
외경불이호일용, 이중화위육지공가치, 덕행불외호이륜,
而天人合一之妙斯得矣.
이천인합일지묘사득의.
The practice of this kind of reverent fear and mindfulness is nothing extraordinary; it is simply part of everyday life, but it can bring about the ‘perfect equilibrium [of the mind before it is aroused] and perfect harmony [after it is aroused],' ‘establish [heaven and earth] in their proper positions and accomplish the nurture [of all things].'66) Virtuous conduct is simply a matter of proper human relationships, but through it the wondrous unity of Heaven and man is attai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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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그림을 그리고 설명을 붙여서 열 폭의 종이 위에 베풀어 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임금님께서 한가로이 계실 때에 이것을 생각하고 익혀서 공부하시면 성인이 되는 요체와 나라를 다스리는 근원이 모두 여기에 갖추어 져 있습니다. 임금님께서는 하늘이 보시고 있으며 신령이 보살피는 바 마음을 가다듬으셔서 처음과 끝을 거듭 되풀이하시고 경미하다 하여 소홀히 하지 마시며 귀찮고 번거롭다 하여 버려 두지 않으신다면 나라와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것입니다.
是其爲圖爲說, 僅取敍陳於十幅紙上. 思之習之, 只做工程於
시기위도위설, 근취서진어십폭지상. 사지습지, 지주공정어
平日燕處, 而凝道作聖之要端, 本出治之源, 悉具於是. 惟在
평일연처, 이응도작성지요단, 본출치지원, 실구어시. 유재
天鑑留神加意, 反復終始, 勿以輕微而忽之, 厭煩而置之.
천감유신가의, 반부종시, 물이경미이홀지, 염번이치지.
則宗社幸甚, 臣民幸甚.
즉종사행심, 신민행심.
This is the purport of these diagrams and the explanations [which accompany them]. I have arranged them and set them forth on ten sheets of paper. If Your Majesty will ponder them and become thoroughly versed in them, simply applying himself to their study in moments of leisure during the course of his daily routine, he will find that the essential foundation for accomplishing The Tao and becoming a sage, and the source for exercising proper governance are contained therein. If Your Majesty will set his mind and intent on them and go over them repeatedly from beginning to end, neither taking them lightly and neglecting them, nor becoming bored and annoyed with them and setting them aside, then great will be the joy of the nation, great the joy of the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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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야인이 미나리와 따뜻한 햇빛을 임금께 바치고자 하는 정성67)으로 전하의 위엄을 모독함을 무릅쓰고 황송하와 숨을 죽이고 가슴을 졸이면서 이것을 바치오니 처분을 기다리옵니다.
臣不勝野人芹曝之誠, 冒瀆宸嚴, 輒以爲獻, 惶懼屛息敢進止
신불승야인근폭지성, 모독신엄, 첩이위헌, 황구병식감진지
In presenting this I can but emulate the sincerity of the ignorant peasants [who offered the king] parsley and the warmth of the sun [believing these to the finest and most precious things in the world].68) I presume to offer this to Your Majesty, although I am aware that [it is so unworthy that to present it] is an offense to the Royal Dignity; fearful and anxious, with bated breath I await your Majesty's disposition.
공역: 국제퇴계학회충북지부(김태영, 이동한, 한석수, 박재문교수) & Micheael c.Kal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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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학십도를 올리는 글 말미에 河圖洛書가 그려져 있다. 마치 마방진과 같은 그림이다. 아무리 사심이 없는 글일지라도 세사의 눈에 사심으로 비쳐질까, 염려한 주술적인 함의 였을까? 안원진의 21세기 담론 가운데 하도낙서의 해석을 부기한다.
“하수에서 하도(河圖)가 나왔고, 낙수에서 낙서(洛書)를 나온 것(河出圖洛出書).”은 고대에 길조의 하나로 여겨, 기린이 나고 봉조가 출현하는 것처럼 천하가 태평하고, 나라가 부강해지며 백성이 편안한 치세의 징조로 여겼다. 역대 황제는 모두 이 ‘상서로움’을 크게 부풀려, 하늘의 뜻으로 귀결시키고 만민이 따르게 하여 태평성세로 보이게끔 하였다.
그렇다면 봉건사회 문무백관에게 보기 드물게 받들어진 이것은 도대체 무엇이고 또 언제 형성된 것일까?
하도(河圖), 낙서(洛書)는 처음에 하늘이 내린 길조를 가리켰고, 고대인들은 그것의 출현이 성인의 출현, 국가의 흥성, 백성의 행복을 예시한다고 여겼다. 고대에 하도, 낙서에 관한 많은 전설이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尙書 顧名》: “대옥, 이옥, 천구, 하도를 동쪽에 각각 차례대로 늘어놓았다(大玉, 夷玉, 天球, 河圖吊序).”
《論語 子罕》: “봉황새가 나타나지 않으니, 하수에서 도가 나오지 않는구나! 내가 그만 둘까보다(鳳鳥不至, 河不出圖, 吾已矣夫).”
《墨子 非攻下》: “천명이 문왕에게 내려져 은을 대신하여 나라를 다스리게 하였다. 태전이 손님으로 찾아오니 하수에서 녹도가 나오고 땅에서는 승황이 나왔다(天命周文王伐殷有國, 泰顚來賓, 河出綠圖, 地出乘黃).”
《管子 小匡》: “옛사람이 천명을 받으면 용과 거북이가 함께 찾아온다. 하수에서 도가 나오고, 낙수에서 서가 나왔으며, 땅에서는 승황이 나왔다. 오늘날 이 세 가지 길조가 있는 자를 보지 못했다.(昔人之受命, 龍龜假, 河出圖, 雒出書, 地出乘黃, 今三祥未見有者).”
《周易 系辭上》: “하가 도를 내고 낙이 서를 내서 성인은 이를 본받았다(河出圖, 洛出書, 聖人則之).”
이러한 전설에서 보면 역사적으로 하도(河圖), 낙서(洛書)의 출현은 한번으로 그친 것이 아닌 듯하다. 하지만 이 모두가 하도, 낙서에 대해서 극히 간략적인 설명조차 하지 않고 있어서 후세사람의 수많은 추측만을 낳았다.
한대(漢代)의 유흠(劉歆)은 하도와 낙서로서 《주역(周易)》팔괘와 《홍범(洪範)》의 유래를 해석하였다. 그는 복희(伏羲)가 왕이 되었을 때 하늘이 하도를 하사하였고 복희가 하도에 근거하여 팔괘를 그려내었다고 하였다.
대우(大禹)가 물을 다스렸을 때 하늘이 낙서를 하사하였고 대우가 낙서에 근거하여《홍범(洪範)》을 서술하였다는 것이다. 《상서(尙書)》위공안국전(僞孔安國傳)중의 설명은 더욱 신기하면서도 구체적인데, 복희를 왕으로 칭했을 때 용마(龍馬)가 하(河)에서 나왔고 복희가 용마 신상에 있는 무늬에 따라 팔괘를 그려내었는데 이것이 바로 하도라는 것이다.
대우 때, 신구(神龜)가 낙수로부터 무늬를 지니고 나왔는데 그 등위에 9까지의 수가 있어 우(禹)는 이것에 근거하여《홍범(洪範)》구류(九類)의 상도(常道)를 완성하였는데, 이를 “하늘이 우에게 낙출서를 베풀었다.(天與禹洛出書)”고 불렀다. 한대(漢代)에는 다른 견해도 나왔는데, 어떤 이는 “하에서는 건과 통하여 천포가 나오고, 낙수에서는 곤이 흘러 지부가 나왔다.
하에서는 용이 그림으로 표현하고 낙수에서는 거북이가 책으로 감동을 주었다. 하도는 9편이 있고 낙서는 6편이 있다(河以通乾出天苞, 洛以流坤吐地符, 河龍圖發, 洛龜書感, 河圖有九篇, 洛書有六篇).”고 여겼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는 유흠(劉歆)과 위공전(僞孔傳)의 견해만큼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송대(宋代)에 이르러, 하도, 낙서에 대한 견해는 더욱 독특하고 다양해졌고 갖가지 그림도 출현했다. 유목(劉牧)은 도사(道士) 진희이(陳喜夷)의 선전(嬗傳)을 받아 《구은도(鉤隱圖)》를 저술하였고 45를 하도로 삼았다.
복희를 언급함에 용마가 천지의 수를 지니고 하(河)에서 나왔는데, 머리는 9를 가지고 다리는 1을 덮고 2와 4가 어깨가 되며 6과 8이 발이 되고 5가 심장과 배가 되며 가로 세로 수의 조합이 15로 총수가 45라고 하였다. 또 55를 낙서로 삼아 《주역 계사(周易 繫辭)》에 “하늘과 땅의 수가 55이다(天地之數五十有五).”라는 설을 더했다.
유목(劉牧)에 따르면 하도, 낙서는 모두 복희의 세상에서 출현하였고 복희가 그것을 따라 괘(卦)를 그렸으며, 후에 우(禹)가 그것을 따라 《홍범(洪範)》구주(九疇)를 서술하였다고 한다. 주희(朱熹)는 진희이(陣喜夷)가 전하는 하도, 낙서에 대해서 일찍이 의심한 바 있었지만, 명(明)《복전(復傳)》과 소옹(邵雍)에 관한 《관물외편(觀物外篇)》에 근거하여 55는 하도로 45는 낙서로 여기며 그의《주역본의(周易本義)》처음에 그것을 열거하였다.
송대(宋代) 이후 주희가 열거한 하도, 낙서는 유가《역(易)》학의 정종(正宗)이 되었고, 하도, 낙서는 한때 《주역(周易)》의 핵심원천이 되어 마치《주역(周易)》의 저작이 완전히 하도, 낙서에서 나온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황종희(黃宗羲), 모기령(毛奇齡), 호위(胡渭)등과 같은 청대학자들은 하도, 낙서에 대해 비교적 철저한 고증과 연구를 진행하여 유목(劉牧), 주희(朱熹)가 그린 그림책은 실제로 《한서 오행지(漢書 五行志)》, 정현(鄭玄)의 《주역주(周易注)》, 《주역곤착도(周易乾鑿度)》, 구궁지설(九宮之說) 등에서 비롯되었다고 지적하였다. 이로 인해 송 이후의 도(圖), 서(書)에 관한 논의에 대해 사람들은 불신을 갖게 되었다.
하도, 낙서에 관한 변천사로 볼 때, 선진의 길조가 된 하도, 낙서가 대체 무엇인지는 이미 연구가 불가능하다. 최근 사람들은 《상서 고명(尙書 顧命)》에서 말한 하도가 고대 지리서라고 여기기도 하고 어떤 이는 정교한 옥기(玉器)라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이 모두는 추측일 뿐이고, 분명한 것은 하도와 낙서가 실제 존재했던 물건이라는 점이다.
한대(漢代) 사람들이 하도, 낙서에 관한 신화를 만들었지만 이 역시 신화로서만 봐야할 듯하다. 송나라 사람은 처음에 흑점과 백점으로 된 하도, 낙서를 만들었는데 이 역시 황당하기 그지없지만 청대학자들의 고증을 거치면서 그 내력이 비교적 분명해졌다.
중국 고대수학은 이들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 45의 하도는 ‘구궁산(九宮算)’과 관련 있고, 55의 낙서는 곧 고대인의 동그라미와 네모(圓方)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과 연관이 있어 전혀 터무니없는 말은 아니다. 신비스럽고 황당한 부분만 없앤다면, 오히려 고대인의 사상이나 중국 고대수학사를 연구하는데 좋은 자료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하도, 낙서는 우리에게 신비스런 세계일뿐이다.
(글: 안원전/ 출전: 안원전의 21세기 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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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따라 길따라 산다. 계획하지 않고 시간이 되면 그냥 떠나 사람도 만나고 자연도 만나고 선인도 만난다. 안동, 퇴계선생의 도산서원을 내려오다 한글과 영어로 풀어쓴 <성학십도>를 구입했다. 퇴계문집에 비해 알기쉽게 도해하고 해설한 책이다. '도는 형상이 없고 하늘은 말이 없다'는 선생의 가르침을 다 알아 들을 수는 없어도, 성학십도를 읽으며 선생의 흔적을 더듬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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