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트무스 山자락의 羊치기 靑年 엔디미온을
달의 女神 씨레네가 사랑해
그가 밤에 잠들어 있으면
그 머리맡에 다가와서
그 눈뚜껑과 입술에 입을 맞추고
또 맞추고, 맞추고,
그러다간 그 자는 얼굴이 너무나도 그리워서
드디어
그녀의 아버지인 神長 제우스에게 졸라
그 엔디미온을 항시 잠들어 있는 神으로 만들고,
그녀는 밤마다 그 자는 얼굴에 입을 맞추러
하늘에 떠온다는 그리스의 그 이야기가
그리스가 만든 이야기 중에서는
평화해서 제일 좋아 보인다고,
잔인한 창칼에 찔려 흐르는
불쌍한 피가 안 보여서 좋다고,
내가 그리스의 詩의 山 파르나소스 보고 말했더니
그 山의 主神 푀부스 아폴로는
나를 그만 깡그리 무시해서 그러는지
아니면 얼떨떨 잘 들리지 않아 그러는지
그의 舊式 기타 뤼라만을 둥둥거리고 있었고,
그의 졸개 아홉 명의 詩神 중에는
내게 반가운 얼굴을 보이는 자도 있긴 있었으나
그들의 그 너무나도 고혹적인 살의 아름다움 때문에
거기 묻혀 그 소리는
내게는 또 잘 들리지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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