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와 詩魂

서풍부(西風賦)/김춘수

나뭇잎숨결 2007. 2. 19. 21:46

 

서풍부(西風賦)

 

 

 

- 김 춘수

 

 

 

너도 아니고 그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데, 

꽃인 듯 눈물인 듯 어쩌면 이야기인 듯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

간다 지나간다. 환한 햇빛 속을 손을 흔들며……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왼통 풀냄새를 널어놓고 복사꽃을 울려놓고 복사꽃을 울려만 놓고, 

환한 햇빛 속을 꽃인 듯 눈물인 듯 

어쩌면 이야기인 듯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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