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목요일(Holy Thursday), 주님 만찬(저녁미사)
프란치스코 교황님 주님 만찬 미사 강론 중에서
“놀라움에서 다시 시작합시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분을 바라보며 그분께 이렇게 말합시다. ‘주님, 당신께서는 저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요! 제가 당신에게 얼마나 소중한지요!’ 예수님을 보고 놀라도록 우리 자신을 맡겨 드립시다. 그래서 우리가 다시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삶의 위대함은 소유하고 평판을 얻는 게 아니라, 사랑받고 있음을 발견하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삶의 위대함이란, 사랑받고 있음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삶의 위대함은 바로 사랑의 아름다움에 있습니다.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분 안에서 자신을 낮추신 하느님, 버려진 존재가 되신 전능하신 하느님을 봅니다. 그리고 놀라움의 은총을 통해 우리는 버림받은 이를 받아들이고, 굴욕적인 삶을 살아가는 이에게 다가가면서, 예수님을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는 보잘것없는 이들 안에, 소외된 이들 안에, 우리의 바리사이적 문화가 단죄하는 이들 안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하시면서 성체성사를 제정하시고 사제직을 세우셨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님 만찬 미사’ 중에 특별히 코로나19 판데믹의 시기에 자신을 희생한 사람들과 이름없는 수많은 본당 주임사제의 성덕을 기억했다. 아울러 하느님의 용서를 체험하고 너그럽게 용서하라고 권고했다. (번역 김호열 신부)
성체성사, 섬김, 기름부음 받음. 이것이 오늘 우리가 전례 안에서 기념하는 현실입니다. 곧, 주님이 성체성사 안에서 우리와 함께 있기를 원하신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주님의 감실이 되어, 주님을 우리와 함께 모시고 다닙니다. 이는 우리가 주님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시지 않으면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없을 것이라고 그분이 우리에게 말씀하신 까닭입니다. 빵과 포도주를 통해 주님이 우리와 함께하시고 우리 안에 계시는 것은 주님의 신비입니다.
섬김. 이 행위는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조건입니다. 그렇습니다. 모두를 섬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베드로와 나눈 대화(요한 13,6-9 참조)에서 이렇게 설명하셨습니다.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선 주님이 우리를 섬길 수 있도록, 하느님의 종이 우리의 종이 되실 수 있도록 우리를 내어 맡겨야 한다고 말입니다. 이를 이해하기란 어렵습니다. 주님이 우리의 종이 되시고, 우리를 씻어 주시고, 우리를 기르시고, 우리를 용서하시도록 우리 자신을 내어 맡기지 않는다면, 우리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입니다.
사제직. 오늘 저는 사제들 가까이에 있고 싶습니다. 저는 최근에 서품을 받은 사제들부터 교황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제들 가까이에 있고 싶습니다. 우리 모두는 사제입니다. 주교님들도 모두 사제입니다. (…) 우리는 기름부음 받았습니다. 주님에게서 기름부음 받았습니다. 성찬례를 거행하도록 기름부음 받았습니다. 섬기기 위해 기름부음 받았습니다.
오늘은 ‘성유 축성 미사’가 없었습니다. ‘성령 강림 대축일’ 이전에 성유 축성 미사를 거행할 수 있길 바라지만,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내년으로 연기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사제들을 생각하지 않고 이 미사를 건너뛸 수는 없습니다. 주님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사제들, 섬기는 사제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며칠 사이 이탈리아에서 60명이 넘는 사제들이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과 그들을 돌보는 의사들, 남녀 간호사들 (…) 곁을 지키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들은 이웃을 섬기면서 목숨을 바친 사제들입니다. “옆집의 성인들(i santi della porta accanto)”입니다. 아울러 저는 멀리 있는 사제들도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 멀리 있는 한 교도소의 교정사목 담당 사제의 편지 한 통을 받았습니다.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이들과 어떻게 성주간을 보내고 있는가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프란치스코회 소속 사제였습니다. (이 신부님처럼) 많은 사제들이 복음을 전하기 위해 멀리 떠났고, 그곳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한 주교님은 자신이 선교지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공동묘지에 가서 선종하신 신부님들의 무덤에 참배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젊은 나이에 현지 풍토병인 페스트로 인해 그곳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들은 예방주사도 맞지 않고, 아무 준비도 없이 선교지에 파견됐다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아무도 그들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합니다. 이름없는 사제들입니다. 농촌 지역의 본당 사제들 중에는 4개, 5개, 7개의 산악 마을을 책임지던 본당 사제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신자들을 찾아다녔고, 신자들을 잘 알았습니다. (…) 한 번은 신부님 한 분이 마을의 모든 사람들의 이름을 알고있다고 저에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에게 “정말로요?”라고 되물었죠. 그는 “강아지들 이름도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사제적 친밀/가까이 있는 사제(la vicinanza sacerdotale)’입니다. 훌륭합니다. 훌륭한 사제들입니다.
저는 오늘 이런 사제들도 마음에 품고 제단에 봉헌합니다. 저는 중상모략을 당한 사제들을 생각합니다. 오늘날 자주 일어나는 일 가운데 하나는 사제들이 길거리에 나갈 수 없는 경우도 생긴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끔찍한 행위를 한 사제들에 대한 사건을 알게 되어 충격을 받아, 입에 담지 못할 말을 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의 모욕적인 말 때문에 몇몇 사제들은 사제복장으로 밖에 나갈 수 없다고 저에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한 것에 상관하지 않고 사목을) 계속해 나갑니다. 죄인인 주교들, 교황과 함께 죄 중에 있는 사제들은 용서를 구하는 법을 잊지 말아야 하고 용서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용서를 청하는 법과 용서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는 죄인입니다. 무엇을 해야 할 지 모르고, 어둠 속에 있으며 (…) 위기를 겪고 있는 사제들을 기억합시다.
형제 사제, 축성자들 여러분. 여러분 모두는 오늘 저와 함께 제대 위에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한 가지만 말씀드립니다. 베드로처럼 고집부리지 마십시오. (예수님이 여러분의) 발을 씻기실 수 있도록 여러분을 내어 맡기십시오. 여러분의 종이신 주님은 여러분에게 힘을 주시고, 여러분의 발을 씻어 주시려고 여러분 가까이에 계십니다.
따라서 우리가 씻겨져야 한다는 이러한 깨달음으로 여러분은 용서하는 위대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용서하십시오! 너그럽고 큰 마음으로 용서하십시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심판 받는 기준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용서한 대로 용서받을 것입니다. 똑같은 기준으로 말입니다. 용서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때때로 의심이 몰려오기도 합니다. (…) 그럴 땐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바라보십시오. 거기에 모든 이를 위한 용서가 있습니다. 용기를 내십시오. 위안 받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담대하게 용서하길 바랍니다. (코로나19 판데믹으로 인해) ‘성사적 용서’를 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적어도 동행하는 그 형제를 위안해 주십시오. 그가 되돌아올 수 있도록 문을 꼭 열어 두십시오.
사제직의 은총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우리 모두 함께 감사드립시다. 사제 여러분에 대해서도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예수님은 여러분을 사랑하십니다! 여러분에게 한 가지만 청합니다. (예수님이 여러분의) 발을 씻기실 수 있도록, 여러분을 내어 맡기길 바랍니다.
가톨릭에서 이번 주일을 성주간으로 기념한다. 특히 오늘은 성체성사가 제정된 날, 그 희생과 아가페를 기리는 날이다. 물론 세상의 모든 곳이 성전이고, 매일이 전례의 근본 뜻인 애주애인하는 날이지만, 미약한 우리는 사랑을 실천하는 데 서투르기에 전례를 통해, 성부 성자 성령의 사랑에서 힘을 얻는다. 신앙을 갖는 것은 완성된 인간이 아니라는 고백이자, 완성된 인간이고 싶다는 갈망의 외적표현이다, 그래서 우리의 나약한 오성을 신앙으로 이끌기 위해 성물도 있고 보이는 교회도 있는 것이다. 일주일에 한 시간이라도 전례에 참례해 우리가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 너는 누구이며, 나는 누구인지, 또 우리는 누구인지를 우리 자신에게 겸허하게 상기시키는 것이다.
Washing of the Feet-DUCCIO di Buoninsegna
1308-11.Tempera on wood, 50 x 53 cm.Museo dell’Opera del Duomo, Siena
성목요일은 전례적으로 서로 다른 두 시기에 속해 있습니다. 저녁기도로써 사순절이 끝이 납니다.
이어 저녁에 이루어지는 주의 만찬 미사로 성삼일이 시작됩니다.
그러므로 이날 오전에 이루어지는 성유축성미사는 사순절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의 만찬 저녁미사
부활 성야 전 목요일은 수세기가 지나는 동안 다양한 명칭으로 불려져 왔습니다.
그 가운데서 아마도 가장 오래된 명칭이며 공식적인 명칭은 아마 「Feria Quinta in Coena Domini (주의 만찬 목요일)」인데,
그 이유는 이날 성체성사의 제정을 기념하는 예절이 행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마태 26, 26-30)
이미 4세기 경에 주의 만찬(in Coena Domini)으로 알려졌던, 성체성사가 제정된 바로 그 시간인 목요일 저녁에 성체성사를 재현하는 이 전통은 예루살렘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성 목요일을 지내는 목적은 그리스도의 수난과 결코 따로 생각할 수 없는 성체성사의 제정을 기념하는 것입니다.
이날은 비오 12세의 성주간 전례서에서 볼 수 있듯, 한 본당이나 혹은 한 단위 수도 공동체에서 한 대의 미사만 허용됩니다.
이는 성체성사의 단일성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Last Supper-DUCCIO di Buoninsegna
1308-11. Tempera on wood, 50 x 53 cm. Museo dell’Opera del Duomo, Siena
이날 미사 중에는 강론 후에 세족례를 행할 수 있습니다.
세족례는 ’어떤 자격 조건’에 따라 선발된 것이 아니라 주님의 백성 가운데 아무나 12명을 선발하여 발을 씻어 주는 예식을 일컫습니다.
발은 신체 가운데 가장 낮고 더러운 곳 가운데 하나이므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은
종이나 하는 것이고 상대방에 대해 최상의 봉사를 하고 있음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예식을 하는 것은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드시기 전에 몸소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면서 모범을 보이셨고
제자들에게도 다른 사람들의 발을 씻어주기까지 하는 섬기는 삶을 살라고 하신 그 말씀을 잊지 않고 실천하기 위해서 입니다.
(요한 13, 1-20)
사제는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것을 본받아
신자들의 발을 씻으며 서로 사랑하고 봉사하라는 그리스도의 뜻을 신자들에게 실천함으로써 가르칩니다.
그리고 이 미사를 끝으로 예수님의 성체를 모셔두는 감실을 비우고 성체를 미리 마련된 감실(수난 감실)로 모시며
제대는 정리하고 성전안의 모든 십자가는 보이지 않는 곳에 치우거나 치울 수 없다면 ’자색의 보’로 가립니다.
왜냐하면 이날의 미사가 부활 성야 전에 드리는 마지막 미사이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이날의 미사를 통해 성체성사와 신품성사의 제정 및 형제적 사랑의 새 계명을 기념하고 마음에 새기도록 합니다.
즉, 우리 생활의 중심인 성체 성사를 세우신 그 날의 미사에 참석하여 성체를 영함은 물론, 성체 조배를 통해 주님 사랑에 합치하고 이웃 사랑을 다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체 조배 때에는 다음에 올 신자들이 오기 전에는 성체 앞을 떠나서는 안됩니다. (꼰벤뚜알프란치스코회홈에서)
2021년 4월 1일 목요일 [주님 만찬 성목요일]
오늘 전례
교회는 주님 만찬 미사로 ‘파스카 성삼일’을 시작한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잡히시던 날 밤에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만찬을 하시면서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당신의 몸과 피를 하느님 아버지께 봉헌하셨다. 이 만찬에서 예수님께서는 몸소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며 그들에 대한 크나큰 사랑을 드러내셨다. 제자들과 그 후계자들은 예수님의 당부에 따라 이 만찬을 미사로 재현한다.
입당송
갈라 6,14 참조
우리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자랑하리라. 주님은 우리 구원이요 생명이며 부활이시니, 우리는 그분을 통하여 구원과 자유를 얻었네.
본기도
하느님, 성자께서는 죽음을 앞두시고
이 거룩한 만찬으로
새롭고 영원한 제사와 사랑의 잔치를 교회에 맡기셨으니
이 놀라운 신비에 참여하는 저희에게 넘치는 사랑과 생명을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주님께서는 모세와 아론에게 주님을 위한 파스카 만찬에 관하여 말씀하시며, 이를 영원한 규칙으로 삼아 대대로 축제를 지내야 한다고 하신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적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파스카 만찬 식탁에서 일어나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며,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파스카 만찬에 관한 규칙>
▥ 탈출기의 말씀입니다.
12,1-8.11-14
그 무렵 1 주님께서 이집트 땅에서 모세와 아론에게 말씀하셨다.
2 “너희는 이달을 첫째 달로 삼아, 한 해를 시작하는 달로 하여라.
3 이스라엘의 온 공동체에게 이렇게 일러라.
‘이달 초열흘날 너희는 가정마다 작은 가축을 한 마리씩,
집집마다 작은 가축을 한 마리씩 마련하여라.
4 만일 집에 식구가 적어 짐승 한 마리가 너무 많거든,
사람 수에 따라 자기 집에서 가장 가까운 이웃과 함께 짐승을 마련하여라.
저마다 먹는 양에 따라 짐승을 골라라.
5 이 짐승은 일 년 된 흠 없는 수컷으로 양이나 염소 가운데에서 마련하여라.
6 너희는 그것을 이달 열나흗날까지 두었다가,
이스라엘의 온 공동체가 모여 저녁 어스름에 잡아라.
7 그리고 그 피는 받아서, 짐승을 먹을 집의 두 문설주와 상인방에 발라라.
8 그날 밤에 그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불에 구워, 누룩 없는 빵과 쓴나물을 곁들여 먹어야 한다.
11 그것을 먹을 때는, 허리에 띠를 매고 발에는 신을 신고 손에는 지팡이를 쥐고,
서둘러 먹어야 한다. 이것이 주님을 위한 파스카 축제다.
12 이날 밤 나는 이집트 땅을 지나면서,
사람에서 짐승에 이르기까지 이집트 땅의 맏아들과 맏배를 모조리 치겠다.
그리고 이집트 신들을 모조리 벌하겠다. 나는 주님이다.
13 너희가 있는 집에 발린 피는 너희를 위한 표지가 될 것이다.
내가 이집트를 칠 때, 그 피를 보고 너희만은 거르고 지나가겠다.
그러면 어떤 재앙도 너희를 멸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14 이날이야말로 너희의 기념일이니,
이날 주님을 위하여 축제를 지내라.
이를 영원한 규칙으로 삼아 대대로 축제일로 지내야 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16(114─115),12-13.15와 16ㄷㄹ.17-18(◎ 1코린 10,16 참조)
◎ 축복의 잔은 그리스도의 피를 나누어 마시는 것이네.
○ 내게 베푸신 모든 은혜, 무엇으로 주님께 갚으리오? 구원의 잔 받들고 주님의 이름 부르리라. ◎
○ 주님께 성실한 이들의 죽음이 주님 눈에는 참으로 소중하네. 저는 당신의 종, 당신 여종의 아들. 당신이 제 사슬을 풀어 주셨나이다. ◎
○ 주님께 감사 제물 바치며 주님 이름 부르나이다. 모든 백성이 보는 앞에서 주님께 나의 서원 채우리라. ◎
제2독서
<여러분은 먹고 마실 적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
11,23-26
형제 여러분, 23 나는 주님에게서 받은 것을 여러분에게도 전해 주었습니다.
곧 주 예수님께서는 잡히시던 날 밤에 빵을 들고
24 감사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너희를 위한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25 또 만찬을 드신 뒤에 같은 모양으로 잔을 들어 말씀하셨습니다.
“이 잔은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
너희는 이 잔을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26 사실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여러분은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적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요한 13,34 참조
(◎ 그리스도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 그리스도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복음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1-15
1 파스카 축제가 시작되기 전,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건너가실 때가 온 것을 아셨다.
그분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
2 만찬 때의 일이다.
악마가 이미 시몬 이스카리옷의 아들 유다의 마음속에
예수님을 팔아넘길 생각을 불어넣었다.
3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당신 손에 내주셨다는 것을,
또 당신이 하느님에게서 나왔다가 하느님께 돌아간다는 것을 아시고,
4 식탁에서 일어나시어 겉옷을 벗으시고 수건을 들어 허리에 두르셨다.
5 그리고 대야에 물을 부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허리에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 시작하셨다.
6 그렇게 하여 예수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자
베드로가, “주님, 주님께서 제 발을 씻으시렵니까?” 하고 말하였다.
7 예수님께서는 “내가 하는 일을 네가 지금은 알지 못하지만
나중에는 깨닫게 될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8 그래도 베드로가 예수님께 “제 발은 절대로 씻지 못하십니다.” 하니,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
9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제 발만 아니라 손과 머리도 씻어 주십시오.”
10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목욕을 한 이는 온몸이 깨끗하니 발만 씻으면 된다.
너희는 깨끗하다. 그러나 다 그렇지는 않다.”
11 예수님께서는 이미 당신을 팔아넘길 자를 알고 계셨다.
그래서 “너희가 다 깨끗한 것은 아니다.” 하고 말씀하신 것이다.
12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다음,
겉옷을 입으시고 다시 식탁에 앉으셔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깨닫겠느냐?
13 너희가 나를 ‘스승님’, 또 ‘주님’ 하고 부르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 나는 사실 그러하다.
14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15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발 씻김 예식
강론이 끝난 다음에, 사목적 이유로 필요하다면 발 씻김 예식을 거행한다.
봉사자들은 하느님 백성 가운데 선발된 이들을 준비된 자리로 이끈다. 사제는 (필요하다면
제의를 벗고) 각 사람의 발에 물을 붓고 수건으로 닦는다. 봉사자들은 사제를 돕는다.
그동안 아래의 따름 노래들이나 다른 알맞은 노래를 부른다.
따름 노래 1 요한 13,4.5.15 참조
◎ 주님이 식탁에서 일어나시어
대야에 물을 부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셨네.
이렇게 제자들에게 본을 보여 주셨네.
따름 노래 2 요한 13,12.14.15 참조
◎ 주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저녁을 드신 다음
그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말씀하셨네.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깨닫겠느냐?
너희도 그렇게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
따름 노래 3 요한 13,6.7.8
◎ 주님, 주님이 제 발을 씻으시렵니까?
예수님이 대답하셨다.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하리라.
○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자 베드로가 말하였다. ◎
○ 내가 하는 일을 네가 지금은 알지 못하지만
나중에는 깨닫게 되리라. ◎
따름 노래 4 요한 13,14 참조
◎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어 주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하지 않겠느냐?
따름 노래 5 요한 13,35 참조
◎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보고 너희가 내 제자임을 알게 되리라.
○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네. ◎
따름 노래 6 요한 13,34 참조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따름 노래 7 1코린 13,13 참조
◎ 너희 안에 믿음과 희망과 사랑, 이 세 가지는 계속되리니
그 가운데 으뜸은 사랑이니라.
○ 이제 믿음과 희망과 사랑, 이 세 가지는 계속되리니
그 가운데 으뜸은 사랑이니라. ◎
발 씻김 예식이 끝나면 사제는 손을 씻고 닦는다. 제의를 다시 입고 자리로 돌아온다. 이어서
보편 지향 기도를 이끈다.
신경 없음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찬 전례
<예물을 바치는 동안 아래의 노래나 다른 알맞은 노래를 부른다.>
◎ 참사랑이 있는 곳에 하느님 계시네.
○ 그리스도의 사랑 우리들을 한데 모았네.
○ 그리스도와 함께 춤을 추며 기뻐하세.
○ 살아 계신 하느님을 경외하세.
○ 한결같은 마음으로 사랑하세.
◎ 참사랑이 있는 곳에 하느님 계시네.
○ 우리 모두 함께 모여 하나 되네.
○ 우리 마음 갈라질까 조심하세.
○ 이웃의 허물 탓하여 다투지 마세.
○ 하느님이신 그리스도 우리 안에 계시네.
◎ 참사랑이 있는 곳에 하느님 계시네.
○ 복된 성인들과 함께 하느님 뵈오리.
○ 하느님이신 그리스도, 빛나는 얼굴.
○ 한없이 참된 기쁨 여기에 있네.
○ 이 기쁨 영원무궁히 이어지리. 아멘.
예물기도
주님, 그리스도의 희생을 기념하여 이 제사를 드릴 때마다
저희에게 구원이 이루어지오니
이 거룩한 신비를 정성껏 거행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성찬 감사송 1 : 그리스도의 제사와 성사>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참되고 영원한 사제이신 그리스도께서는
길이 지속되는 제사를 제정하시어
먼저 자신을 아버지께 구원의 제물로 봉헌하시고
저희도 당신을 기억하여 봉헌하도록 명하셨나이다.
저희를 위하여 희생되신 주님의 살을 받아 먹어
저희는 튼튼해지고
저희를 위하여 흘리신 주님의 피를 받아 마시어
저희는 깨끗해지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1코린 11,24-25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 줄 내 몸이다. 이 잔은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 너희는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저희가 현세에서 성자의 만찬으로 힘을 얻고
영원한 잔치에서 은총을 가득히 받게 하소서.
우리 주 …….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를 옮겨 모심
<영성체 후 기도를 바치고 나서, 성당의 다른 곳이나 경당에 알맞게 장식하여 특별히 마련한 성체 보관 장소(수난 감실)로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를 모셔 가는 행렬을 한다. 그동안 찬미가 “입을 열어 찬양하세”(마지막 두 절을 남겨 두고)나 다른 성체 노래를 부른다.>
< 행렬이 성체 보관 장소에 이르러 거룩하신 성체께 분향할 때 “입을 열어 찬양하세”의 마지막 두 절 “지존하신 성체 앞에”나 다른 성체 노래를 부른다.>
입을 열어 찬양하세
○ 입을열어 찬양하세 영광의 성체신비
세상구원 이루시려 흘리신 성혈신비
강생하신 만민임금 당신피 흘리셨네.
○ 순결하신 동정녀가 낳으신 아드님이
말씀의씨 뿌리시며 이세상 사시다가
놀라우신 뜻에따라 구원을 이루셨네.
○ 최후만찬 그날저녁 형제들 모으시어
구약율법 지키시고 만찬음식 드셨네.
열두제자 먹이시려 당신몸을 주셨네.
○ 강생하신 주님말씀 참된빵 성체되고
순포도주 변화되어 거룩한 성혈되네.
오관으로 몰라뵈도 굳세게 믿나이다.
○ 지존하신 성체앞에 꿇어경배 드리세.
묵은계약 완성하는 새계약을 이뤘네.
오묘하온 성체신비 믿음으로 알리라.
○ 낳으신분 나신분께 찬미찬송 드리세.
구원하신 권능영광 영원히 찬양하세.
두분에게 나온성령 같은찬미 드리세.
아멘.
< 주님 만찬 저녁 미사에 참여한 이들은 저녁 기도를 바치지 않는다.>
오늘의 묵상
오늘부터 우리가 지내는 파스카 성삼일은 일년 가운데 가장 거룩한 시기입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한 인류 구원의 신비에 참여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건너가실 때가 온 것을 아시고” 열두 제자와 함께 파스카 만찬을 거행하십니다. 파스카 만찬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장 중요한 하느님 체험, 곧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간 이집트 탈출을 기억하여 현재화하고, 새 예루살렘을 재건할 메시아를 기다리는 축제입니다. 누룩 없는 빵을 먹으며 이집트 종살이에서 벗어나고자 서둘러 떠나왔음을, 광야에서 먹은 만나를 통하여 하느님 말씀의 빵으로 살아감을,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땅에서 얻은 곡식으로 빵을 만들어 먹기에 그분께서 약속에 충실하신 분이심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또한 파스카 식사 때 마시는 포도주는, 이집트를 탈출하던 그 밤에 짐승의 피를 문설주에 발라 죽음을 피하고 생명을 얻게 된 것과 시나이산에서 속죄의 피로 맺은 계약으로(탈출 19,3-8 참조) 거룩한 하느님의 백성이 된 것을 기억하고 다음에 올 메시아를 기쁨 속에 기다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빵과 포도주의 축복에 이제 예수님께서 새롭고 결정적인 의미를 부여하시는 성체성사를 세우십니다. 빵을 들어 “너희를 위한 내 몸”이라 말씀하시어 당신 자신을 내어 주시고,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 하심으로써 당신께서 흘리실 피로 당신 스스로 어린양이 되십니다. 당신 목숨을 죽음이라는 대가로 내어 주셔서 많은 이가 죄에서 해방되는 속죄를 선사하십니다.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로 우리는 죽음에서 생명으로 넘어가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새로운 파스카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몸과 피를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심으로써 그들이 당신 죽음에 동참하게 하십니다. 죽음에 이르시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예수님의 삶으로 초대하시는 것입니다.
(서철 바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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