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전원속의 내집2017.03.29 14:07
3마리의 반려견과 함께하고픈 젊은 부부가 탁 트인 풍경 속에 작은 집을 지었다. 새하얀 외벽과 특별한 형태는 오가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작년 11월, 이종화, 어윤경 씨 부부는 그토록 바랐던 ‘내 집짓기’ 꿈을 이뤘다. 아파트에서만 살며 느꼈던 갑갑함과 불편함은 이제 두 사람에게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아파트의 획일화된 내부 구조와 비슷한 마감재, 무엇보다 반려견의 짖음으로 인한 민원은 주택살이를 해야겠단 결심에 힘을 실어주었죠. 이미 지어진 집을 살까 잠시 고민했지만, 우리가 원하는 부분까지 담아낸 곳이 없더라고요.”
결국, 직접 지어야겠다 다짐하고 땅을 보러 다닌 지 8개월째 되던 어느 날, 온종일 해 잘 드는 남서향의 대지가 부부의 눈에 들어왔다. 직장과는 차로 10분 거리, 시내와 가까웠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경관까지 아름다운 이곳을 부부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고.
HOUSE PLAN
대지위치 : 강원도 춘천시 / 대지면적 : 660㎡(199.65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126.73㎡(38.33평) / 연면적 : 166.65㎡(50.41평)
건폐율 : 19.20% / 용적률 : 16.95%
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6.28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줄기초, 지상 - 철근콘크리트
구조재 : 벽 – 철근콘크리트, 지붕 – 우레탄 도막방수 위 무근콘크리트
단열재 : 벽 - 비드법보온판 2종3호 150㎜, 지붕 - 압출법보온판 1호 200㎜
외벽마감재 : 테라코트 플렉시텍스 그래뉼
창호재 : 이건창호 알루미늄 시스템창호(34㎜ 로이삼중유리)
에너지원 : 기름보일러
시공 : 건축주 직영공사, Jeta Design Associates
설계 : AND건축사사무소(정의엽) 070-8771-9668 | www.a-n-d.kr
총공사비 : 2억4천만원
“마음에 드는 땅을 구입한 후, 한 달 동안 우리 나름의 리스트를 뽑아 건축가의 작품을 살펴봤어요. 개성 없이 자기 복제에 빠진 건축가를 배제하고 건축주에게 맞춰 공간과 주변 환경을 잘 활용해줄 분을 찾았죠.”
그렇게 이 집의 설계는 에이엔디(AND) 정의엽 소장이 맡아 진행하게 되었다. 그는 “부부의 바람대로 열린 내부 공간 속에 전원의 풍경을 고스란히 끌어들이고자 했다”며, “이를 위해 중앙의 거실 레벨을 높이고 좌우 공간인 안방과 주방의 레벨을 낮춰, 마치 언덕을 올라 전경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고 설계 의도를 밝혔다.
대지와 맞닿은 곳에는 넓은 창고와 주차 필로티 공간을 배치해, 3마리의 반려견과 함께 다양한 외부 활동이 가능토록 배려했다. 덕분에 부부가 원했던 반려견과의 전원생활, 열린 조망, 향후 카페로 사용할 수 있는 구조와 형태 등 삼박자가 모두 갖춰진 집을 완성할 수 있었다.남측 전면의 ‘S’자형 발코니를 따라 오르면 부부의 주생활 공간과 마주하게 된다. 거실, 주방, 침실, 욕실 등 두 사람이 머무는 만큼 꼭 필요한 실만 두어 불필요한 동선을 최소화했다.
“거실과 주방은 저희가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이에요. 대면형의 주방 구조는 요리를 즐겁게 해주죠. 특히 거실 창은 커튼월(Curtainwall)이라, 소파에 앉아 창밖을 보고 있으면 막힘없는 자연 풍경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아요. 매일매일 새롭게 나타나는 주택의 매력에 풍덩 빠져들고 있어요.”
INTERIOR
내벽마감재 : 벤자민무어 친환경 도장
바닥재 / 욕실 및 주방 타일 : 국산 자기질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그로헤(GROHE)
주방 가구 및 붙박이장 : GND Style
조명 : 모던라이팅
계단재 : 포천석 잔다듬
현관문 : 이건창호
방문 : 현장 제작
데크재 : 이페
아직 대지 정리가 덜 된 상황이라 손 봐야 할 곳도 많다. 그러다 보니 아파트에 살 때와 달리 굉장히 부지런해졌다는 두 사람이다.
“주말에도 쉴 틈 없이 계속 움직이게 되는 것 같아요. 남편은 그동안 10㎏이 빠졌으니 말 다했죠(하하). 그런데 우리 손으로 조금씩 바뀌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즐거워요. 뽀로로, 패티, 희망이(반려견)가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것도 정말 좋고요.”
남다른 외형만큼 부부에게도 특별한 집. 앞으로도 반려견들과 함께 이곳에 오래 머물며 주택 생활의 기쁨에 천천히 스며들길 바라본다.
TIP / 부부가 일러주는 예비 건축주를 위한 조언
나름 공부를 한다고 했지만, 막상 공사가 시작되니 건축에 대해 너무 무지했음을 느꼈어요. 겉에선 잘 보이지 않는 설비, 방수 등을 꼼꼼히 체크할 수 있는 정도는 되어야 후회가 덜 할 겁니다. 저희의 경우 지어진 주택에 직접 다녀보며 그곳 건축주에게 귀동냥으로 들은 이야기가 큰 도움이 되었어요. 또한, 감리를 확실하게 해주는 건축사사무소를 만나야 해요. 간혹 설계사무소와 연계된 시공사라 대충 공사해도 감리 때 그냥 눈 감아 주는 곳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건축주가 예상치 못한 점을 찾아 보완해주는 설계사나 시공사를 꼭 선택하길 바랍니다.
취재_ 김연정 | 사진_ 건축가 제공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7년 3월호 / Vol.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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